시장 주도 이슈 실종돼 투자분위기 살아나기 어려울 듯

설 이후 수요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제2차 보금자리주택 등 올해 이슈 지역 중심으로  보수적인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로 돈줄을 쥐고 있는 한 거래가 끊기 현 상황에서 상승 호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수요가 살아나 거래가 활성화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이 상승하더라도 예전과 같이 매매가가 급등한다거나, 투기수요가 생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미분양 여파 클 듯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 사업 가시화, 40조원 토지보상금, 6월 지방선거 등의 상승 호재들이 여러 있지만 미분양 축적, 유럽발 금융위기, 금리인상 가능성, DTI규제 등의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이 쉽게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17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양도소득세 감면 제도 연장을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혀 연장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연장되지 경우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 물량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한번 더 침체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분양아파트는 공식적으로 13만가구, 실제로는 20만가구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분양 물량이 아직 남아있고 기존아파트가 거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입주물량까지 대기하고 있다. 수도권 인기 지역을 제외한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률이 5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5~6월경 본격적인 입주를 앞두고 있다.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 현 시점에서 입주률은 훨씬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규제로 거래까지 부진해 서울, 수도권 준공후 미분양의 입주율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율 저조는 부동산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쳐 예전처럼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수적인 투자 주력해야”

부동산전문가들은 설 이후 부동산 시장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현재가치보다는 미래가치가 뛰어난 지역을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누가 봐도 괜찮은 물건에 투자하라는 의견이다. 주요 이슈 지역으로는 제2차 보금자리주택ㆍ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수혜지역의 지분,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 등으로 압축된다.

특히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사전공고가 이달 말로 다가오고, 제2차 보금자리주택이 4월 사전예약을 앞두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강남세곡, 서초우면보다 개발 규모나 입지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청약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며, 제2차 보금자리주택도 제1차 보금자리주택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위례신도시 이번 사전예약 물량은 100% 서울시 송파구 관내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서울 지역주민 50%, 나머지 50%는 수도권 거주자들에게 기회가 돌아간다. 기존 서울 대규모 택지지구(66만㎡이상) 지역우선공급 비율이 100%였기 때문에 청약할 기회조차 없었던 경기, 인천 거주자들도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특히 이번 사전예약물량은 모두 ‘서울’이라는 지역적 우선권을 안고 있어 청약 열기는 어느 때보다도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과 제2차 보금자리주택은 부동산시장에서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상품으로 서울 수요가 위례신도시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제2차 보금자리주택은 강남 접근성이 뛰어난 강남세곡2차, 내곡지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지역은 그동안의 인기를 이어간다. 한강 르네상승 프로젝트는 서울시 도심개발의 중심에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개발이 추진되면서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합정동, 망원동, 성수동, 자양동 등 이들 지역은 이미 개발 기대감이 팽배해 매물을 찾기 힘들고, 지분가격도 많이 오른 지역들이 많다. 경매 시장에서도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수혜지역은 인기가 높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설 이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조용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향후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합정동, 망원동, 성수동 등 한강변 초고층 수혜지역의 물건만 경쟁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장위뉴타운 등 사업 초기단계인 재개발 뉴타운 지분도 관심을 둘만하다. 재개발 용적률 20% 상향 조정이 될 가능성도 있어 추가부담금이 줄어들면서 투자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내집마련을 원했던 수요자들에게는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지금이 적기다.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고 거래가 활발할 때에는 매도자 우위시장이 된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때문에 거래가 위축된 지금 물건들은 많지만 매수자가 없어 매수자가 가격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거래가 되지 않는 현 상황은 매수자우위시장으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청약가점이 낮아 평소 분양시장에 접근이 어려웠던 실수요자들의 경우 경쟁률이 낮아 당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가 대폭 줄고 있는 상황에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최고가를 갱신해 눈길을 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월 신고된 실거래건수는 3430건으로 이는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이 상승했던 지난해 7월(7184건),8월(7479건),9월(8309건)에 비하면 절반수준에도 못미친다. 반면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최고가를 갱신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전용면적 51㎡는 지난해 6월 10억6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 1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향후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안전진단 결과가 발표되면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은 한번 더 술렁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