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후회할 일이 있다. 길을 걷다가 남의 발을 밟기도 하고, 길에서 싸우는 사람들을 말리다가 얻어맞기도 한다. 

내가 가장 후회한 것은 ‘미미(美美)’라는 이름의 강아지 때문이다.

‘미미’는 시골 친척 형님집 앞마당에서 밥을 먹고 있던 강아지였다. 밥이라야 된장국에 말아먹는 시골의 밥이었다.

“형님! 저 강아지 제가 데려갈까요?”

“그래! 가지고 가.”

아이들도 좋아했다.

강아지의 이름은 바로 ‘미미(美美)’로 결정됐다. 가족들의 만장일치로.

(치와와 종(種) 강아지 '미미')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착한 강아지입니다. 별명이 요조숙녀(窈窕淑女)입니다.”

“네. 잘 돌볼게요.”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아래층 아줌마에게 6년 동안 키우던 강아지를 맡기고 왔던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며칠 후 그 아줌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강아지 데려가세요! 날마다 삼층 현관에 올라가서 짖어댑니다. 온 집안이 잠을 못자요”

‘아뿔싸!’

어쩔 수 없이 강아지를 아파트로 데려왔다.

강아지가 반가워서 길길이 뛰었다. 아이들도 좋아했다. 하지만, 새 아파트라서 강아지 냄새가 문제였다. 배변에 대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 고심 끝에 개를 좋아하는 사람의 시골집으로 보냈다.

“적응을 잘하고 있습니다. 밥도 잘 먹고, 이리저리 친구들과 뛰어 다니고 있습니다.”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미미’에게는 큰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후회 스럽다. 아니 개(犬)를 키울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수의사 ‘셀리나 델 아모(Celina del Amo)’가 저서 <개를 키울 수 있는 자격>에 명시한 내용이다.

<독일에서는 2011년부터 반려 견에 대한 새로운 법이 시행됐다. 이 법의 시행목적 및 범위는 반려 견에 대한 훈련을 통해 일반인의 안전과 질서를 위협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견주(犬主)나 반려 견 산업 종사자는 예외 없이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격증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무지개 다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개(犬)들/ 사진 출처: 야후재팬>

나는 이토록 형식적인 절차 이전에 개를 키울 수 있는 소양이 없었던 것을 지금도 후회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넜을 ‘미미’라는 강아지에게 속죄하는 마음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미미’는 무지개 다리에서 필자를 보자마자 고개를 획 돌리면서 달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