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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씨의 반려동물 사랑, 감동넘쳐
개(犬)보다도 못한 인간도 있어
2023년 08월 28일 (월) 21:34:03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흉기를 들고 경찰과 2시간 넘게 대치한 3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잡혀갔다.”

“경북 영천시 금호읍 원제리의 한 식당 주점에서 칼부림 난동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발생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언론들이 앞을 다퉈 보도한 내용이다. 어떠한 이유를 갖다대도 관계없는 사람을 희생시키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인간들이 왜 이렇게 잔인해지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보다는 '반려동물이 낫다'는 생각을 해본다.

예쁜 프랑스 여자아이?

“여보! 놀라지 마! 오늘 마포 가든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내 아이를 넘겨받아야 해. 딸아이야.”

“뭐라고요? 아이를...나 여기서 내려줘요.”

“아니야. 아주 예쁜 프랑스 아이야.”

S출판사 사장인 L씨와 그의 부인이 실제로 주고받은 대화다. 물론, 오래 전의 일이다.

L씨는 아내를 달래면서 차를 몰았다. 급한 마음에 발레파킹을 하고서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이 때 저 멀리서 유명 연예인 H씨가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고 걸어오고 있었다.

'그래도 설마 했는데...' L씨의 부인은 호텔 로비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반기지 않는가. 아이를 넘겨주는 여인이나 덥석 넘겨받는 남편이나 미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더 미운 것은 생긋 웃으면서 인사까지 하는 그 여인이었다.

“예쁘게 잘 키우세요!”

TV에서 가끔씩 보던 연예인이었으나 이날은 영락없는 악마였다.

여기에서 반전이 있었다. 강보에 싸인 아이는 다름 아닌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 ‘비숑 프리제(Bichon frisé)’였다.

   
(비숑 1/ 사진: 야후재팬)

“어마나! 너무나 예쁘게 생겼네. 어린 게 우아하고...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이렇게 놀려요?”

땅바닥에 주저앉아서 대성통곡을 하려던 L씨의 아내가 더 좋아했다.

극적으로 맺어진 L씨 가족과 강아지 비숑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비숑 프리제’라는 개는 국제 공인 견종 9그룹에 속한다. 프랑스가 원산지다. 어원은 프랑스어 ‘비숑 아 푸알 프리제(Bichon à poil frisé)’다. 애칭으로 ‘비숑(Bichon)’으로 통한다. 복슬복슬한 털이 인상적이다. 솜사탕이나 목화 같은 모습이다.

필자와 L씨는 출판 관계로 자주 만나는 사이다. 만날 때마다 강아지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저희 강아지는 눈물 자국이 없어요. 너무나 깨끗하지요. 동네 산책을 하다보면 가끔 비숑을 만나거든요. 그런데, 양 눈에 눈물 자국이 길게 늘어져 있지 뭡니까. 저는 속으로 말하죠. ‘흥! 짝퉁 비숑이구나!’라고.”

“그런데요. 약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저는 1만 원짜리 이발을 하는데, 강아지는 머리 한 번 손질하는데 10만원이나 해서요. 그것도 손질하는 곳이 많지도 않아요.”

비싼 이유는 ‘비숑 프리제’의 미용은 푸들과 다르게 상당히 익히기 어려운 고급 기술이기 때문인데, 애견미용사도 마스터하는데 수년이 걸린다. 털 빠짐은 많지 않지만, 모질이 가늘어 미용하기가 쉽지 않아 다른 견종보다 미용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L씨 부부와 같이 만났을 때의 일이다. 강아지를 데리고 식당으로 들어 갈 수 없기에 부부가 교대로 식사를 했다. 남편이 빨리 식사를 하고서 밖에서 강아지를 돌보고, 다음에 부인이 식사를 한다. 강아지 사랑이 이정도면 가히 금 메달 감이다.

며칠 전 L씨를 만났다. 오랜 만의 일이다. 마침 ‘일본의 반려동물 책 번역본 출판 관계로 바쁘다’고 했다. 필자가 비숑의 안부를 물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비숑

   
(비숑2/ 사진: 야후재팬)

“올 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니? 몇 살이었나요?”

“14세였습니다.”

“비숑이 다른 품종에 비해 수명이 짧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것보다도 비숑이 병치레를 많이 했어요.”

L씨의 비숑은 백혈병을 앓았단다. 그는 5여 년 동안 서울대·건국대 동물병원과 메디컬 센터 등을 찾아다니면서 지극정성을 다했다.

물론 치료비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14년을 한 가족처럼 살아온 반려견을 그냥 죽게 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안락사를 시키는 편이 좋겠다는 권유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에 대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필자는 순간 독일 작가 ‘엘리 H 라딩어’의 책 <개를 잃다>(신동화 옮김)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분명 많은 견주들이 한번쯤 안락사 문제를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고통 받느니 차라리 자비로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자칫 너무 성급한 개입이 될 위험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필자는 L씨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L씨는 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비숑’을 집으로 데려왔다. ‘비숑’은 집에서 2개월을 살다가 L씨의 품에서 숨을 거뒀다.

“장례식장에 가서 화장을 하고 재를 납골묘에 뿌렸습니다. 집에 묻으려다가 아내가 강아지의 무덤을 보고서 날마다 울 것 같아서요.”

그의 말끝이 흐려졌다. 그러면서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반려견을 키우지 않으렵니다. 이별이 너무 슬퍼서요.”

개와의 이별도 이렇게 가슴 아픈데, 칼부림을 하면서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앗아가는 인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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