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쓰고 있네!’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정치인들이 이런 말을 자주한다. 

하지만,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공감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소설의 3대 요소가 무엇이던가. 주제(Thema/Theme)·구성(Plot)·문체(Style)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소설이라고 할 수 없다.

200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튀르키예의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이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중 한 대목이다.

“소설에서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소설 주인공들의 개성이나 캐릭터가 아니라, 소설 속의 세계가 그들 눈에 어떻게 보이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려면, 우선 세계가 그 사람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참으로 의미 있는 말이다. 정확하게 세상을 보고서 ‘소설 쓰고 있네!’라는 말을 해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김유신

한국인 중에서 김유신(595-673) 장군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교과서에도, 역사책에도, 영화나 TV드라마에도 수없이 많이 등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신라를 상징하는 명장이자 군(軍)사령관으로써 삼한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의 영웅! 김유신-

(서점에서 만난 안병호 작가)

안병호(71) 작가는 왜 청소년을 위한 역사소설 ‘김유신’을 썼을까.

“청소년들이 알아야 하는 역사의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일 필자는 강남의 한 서점에서 안 작가를 만났다.  안 작가의 말이다.

“우리는 지금 역사의 격랑 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해답은 역사에서 찾아야할 것 같아서 썼습니다.”

앞에서 밝힌 것처럼 김유신은 한반도 역사에서 삼한통합을 이룬 중추적인 인물이다. 물론 혼자서 이루어낸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인자(因子)의 조합이 그렇게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운명이 그를 밀어낸 것이기도 하다.

안 작가는 김유신을 무대에 올려 삼한통합의 역사적 사건을 전개하면서 미래를 비춰봤다. 소설의 소제목은 설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정사와 유사에서 많은 기록을 할애하고 있는 김유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제까지 감히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던 사기(史記)의 단막을 새롭게 그려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격문이 이 책을 덮을 때에 와 닿을 것 같았다.

안 작가는 말한다.

“김유신의 출생당시의 신라의 정국을 담박(정갈)하게 그렸습니다.”

소설은 삼한통합의 뜻을 세우면서 등장하는 보검을 얻게 된 과정과, 왜 보검이 삼한통합의 비법과 관련 있는 것인가에 대해 명쾌히 사료를 해석했다. 천관녀의 존재에 대해서는 좀 더 유추해서 신녀라는 인자를 들춰내면서 재매부인과의 연관성도 제시했다.

그는 설왕설래하는 선화공주와 무왕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사적을 바탕으로 재해석했다.

(경주에 있는 김유신 장군 동상)

경이로운 서술로는 김유신·선덕여왕·황룡사9층탑과의 유기적 결합설을 제시했다. 어쩌면 가장 먼저 전제해야 했던 명제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삼한통합의 실행으로 들어가면서 김유신의 주도로 이뤄지는 사건들의 실체를 파 해쳤다. 소설은 대업의 달성과 시대의 변화, 그리고 김유신의 죽음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소설 김유신은 1부. 담장을 넘은 사랑 2부. 금 갑옷을 입은 동자 3부. 신국야사(神國野史) 4부. 단석산의 비책 5부. 천관녀의 도움 6부. 덕만공주 7부. 진평왕의 세 딸 8부. 백제 무왕 9부. 유신과 춘추 10부. 통합의 비법 11부. 황룡의 전설(1) 12부. 황룡의 전설(2) 13부. 구층탑의 정체 14부. 술병모양의 석탑 15부. 김유신과 구층탑 16부, 월성에 떨어진 별17부. 아! 김유신으로 구성돼 있다.

안병호 작가, 그는 누구인가?

대학 재학시절, 한흑구 교수로부터 문학수업을 받고 소설 ‘분유’, ‘탁족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오타 줄리아(공저)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