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다. 자고나면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가고, 또 한 달이 지나간다. 

이것은 모두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이자 법칙이며 섭리(攝理)다. 일찍이 ‘알버트 슈바이처(1875-1965)’ 박사가 한 말이다.

“때로 우리의 불이 깜박거리며 꺼져가도, 그것은 다른 인간 존재에 의해서 다시 지펴진다. 우리들 각자의 불은 그것을 다시 지펴 주는 사람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는 195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필자는 나이를 들면서 슈바이처 박사가 말한 행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빚을 모르는 사람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빚의 의미를 모른다.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으며, 누구 때문에 학교를 다녔으며, 누구 때문에 결혼을 했으며...를 모른다.

(동행회의 화환)

차치하고, 필자의 대학 친구 S(72)가 어제(17일) 세상을 떠났다. 그 연결고리는 둘째 아들이었다.

“아저씨! 아버지가 11시 56분에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주 통화했잖아.”

“네! 아저씨가 마지막 통화였습니다.”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엉엉’ 울음소리에 필자도 따라 울었다.

그는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국립대학 교수와 대학원장을 지냈다.

‘때로는 색소폰을 잘 분다’고 자랑도 했다.

그러한 그가 세상을 떠났다니...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무엇이 그를 그토록 괴롭혔을까.

필자가 시계를 거꾸로 돌려봤다. 필자가 보낸 칼럼에 답(答)글을 보내오던 그가 어느 날부터 오지 않았다. 메시지를 보냈더니, 둘째아들이 대신 답을 보내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5-6년 전부터 병마와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아!...”

세상을 보는 지혜...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S의 장례식장)

순간, 필자는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hasar Grasian, 1601-1658)’의 저서 <세상을 보는 지혜>(노희직 옮김)라는 책장을 넘겨봤다. 저자는 신부이면서 17세기 스페인의 유명작가다. 특히, 유럽 정신사의 한 축을 이룬 인물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설파한 ‘세상을 보는 지혜’다.

“마음과 머리는 우리의 능력이며 또한, 태양의 양극이다. 그 중에 한 가지만 신경쓰고 있다면, 절반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절반의 행복은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를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가는 데에는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어리석은 사람은 신분·직위·나라 그리고, 사람들과의 교제에서 자신의 사명(使命)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행에 빠지고 만다.”

그러하다. 살아 있을 때 병문안이라도 갈 걸...필자도 어리석었다.

그의 세례명은 요셉이다.

“요셉! 미안하다. 참으로 미안하다. 저-먼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기 바란다. 우리 모두가 만날 때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