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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혹세무민(惑世誣民)
2021년 07월 24일 (토) 16:41:46 안병호 작가 renews@renews.co.kr
   
(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일제강점기가 끝나면서 삼팔 이북의 정권에서 전 국토를 국유화하여 집단농장화 하자, 이남의 농민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자칫 민란이라도 날 것 같은 조짐을 감지한 남한 정부는 ‘농지개혁법’을 만들어 개인의 소작 농지를 몰수하여 농민에게 불하했다. 현재도 개인의 농지 소유는 가하나 법인의 농지소유는 불가하다. 물론, 농업을 목적으로 하는 영농법인의 경우는 예외이다.

과거 장자상속의 법률 하에서는 문중이나 집안의 중요재산인 부동산이 모두 장자에게 상속되다, 근래에 와서는 고루 분배되어 상속되어지고 있다. 전자의 경우에 이루어진 장자소유의 부동산 중에 조상의 산소가 있는 임야나 집안 공동소유의 농지가 대부분이었다. 관념적으로, 도덕적으로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유권에 따른 처분권을 장자가 행사하여 혼자 챙기는 사례가 빈번하여 여기저기 집안에서 불화가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한 틈새에서 공연한 공동소유의 농지의 소유권을 특정할 법률이 생성되지 않아 고의적인 장자상속이 이루이지기도 했지만, 아직 소유권을 특정 지우지 못하고 공중에 뜬 농지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특별조치법’을 발동하여 현소유주에게 소유권을 보존해주고 있지만, 사실상의 문중소유 농지는 특정개인에게 소유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달라진 세태를 따라잡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그러나, 농지가 공동소유나 법인소유로 되면 정상적인 농업생산을 기대하기 어렵다.

농지가 대세이든 시대가 가고, 주거용 부동산이 대세인 작금은 그 가액의 상승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이러한 틈새를 타고 차기 대권을 쟁취하려는 주자들이 소위 ‘公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이 집권하면 어떻게 하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이를 보면, ‘차기 대통령이 모든 정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아무튼, ‘자신의 공약을 지지하는 다수의 선택에 의해서 대통령이 된다면 그러한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세태는 수시로 변하고, 사정도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데-만약 경제적 다른 원인에 의하여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온다면- 들이 내세우는 공약은 그야말로 ‘空約’이 될 것이다.

국민 개개인은 자신의 처한 입장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수립을 갈망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다수의 갈망의 지표가 무엇인가를 파악하여 내세우면 표심을 얻어 당선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간과해서는 아니 될 사안은 ‘진정성’이다. 대권주자 뿐 아니라 지방의회의, 작은 단체장 선출에도 그러한 점이 작용하였지만 사후 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은 속이고 속은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민주주의 발전의 과정이라 위안했다.

스릴 있고 재미요소까지 곁들인 선거판이지만, 자칫하면 ‘혹세무민(惑世誣民)’이 되어 편을 가르고 대중을 마취시켜 나라를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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