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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삼각지>-1
2021년 03월 15일 (월) 21:09:01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지난 주 업무가 있어서 삼각지에 갔다. 교통편은 지하철. 삼각지역 1번과 2번 출구로 가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췄다. 배호(1942-1971)의 동상과 사진들이 있어서다.

‘아니?’ 필자가 젊은 시절 배호를 좋아했고, 그의 노래를 즐겨 불렀기 때문이다. 특히 좋아했던 노래가 <돌아가는 삼각지>였다.

<삼각지 로타리에/ 궂은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 비에 젖어 한숨 짖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배호의 만남의 광장)

작은 스피커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마치 봄이 오는 소리처럼 들렸다. 뒤편에 200호 정도의 그림도 압권이었다. 서양화가 김수영(73)씨가 그렸단다. 김 화가는 배호의 골수팬으로 알려져 있다.

돌아가는 삼각지의 유래

<삼각지로터리는 1967년12월 건설 당시 배호가 부른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가 크게 히트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입체교차로가 생기기 전 1966년에 쓰였다. ‘연인을 만나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간다’는 애절한 가사의 곡이다. ‘돌아가는 로터리의 준공과 더불어 우리의 기억에 남게 되었으며, 삼각지 로터리는 27년간 주요 교통 시설로 이용되었으나 교통 체증과 지하철 개통 및 구조물의 노후로 1994년 11월 철거의 비운을 맞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곳은 배호 팬과 삼각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뜻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배호의 노래가 흐르고 추억 사진 촬영이 가능하게 꾸몄다. 고객들의 뜻 깊은 휴식 공간이 되길 바란다.>

<돌아가는 삼각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작곡자 배상태(82)가 노량진에서 전차를 타고 충무로까지 출퇴근하면서 ‘삼각지’라는 지명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삼각지에서 연인과 이별한 사내가 홀로 쓸쓸하게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고서 곡을 썼다. 가사는 작사가 이인선(1941-2014)이 썼다.

이 노래가 탄생한 사연도 애절하다, 작곡가 배상태가 이 곡을 들고 유명 가수들을 찾아다녔으나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자존심이 상한 작곡가 배상태는 고심 끝에 한 사나이를 떠올렸다. 을지로의 카바레에서 신나게 드럼을 치며 노래하던 배호였다. 배상태는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청량리 인근에서 전세를 살고 있던 배호를 찾아갔다.

“돌아가는 삼각지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 취입을 하지 않으시렵니까?”

“제가 몸이 아파서 못하겠습니다.”

   
(삼각지에 있는 배호의 노래비)

당시 신장염으로 거동조차 힘들었던 배호는 처음에 노래 취입을 사양했다. 하지만 ‘쓸쓸한 노래가 자신의 처지를 말하는 것 같다’고 느낀 뒤 마음을 바꿔 가래를 뱉어가며 병상에서 취입을 강행했다. 음반에 수록한 오리지널 버전 <돌아가는 삼각지>는 박자가 일부 끊기고 목소리 역시 병색이 완연하다. 그 때문에 노래가 처음 발표되자 대중은 ‘병자의 노래’, ‘깡패소리 같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건강을 회복한 배호는 <돌아가는 삼각지>를 다시 녹음해 발표했다.

배호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다시 취입한 이 노래는 4개월 후 KBS 대구방송 가요 차트 8위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돌아가는 삼각지>는 장장 5개월간 정상을 석권하는 놀라운 상업적 성과를 올렸다. 그러런 이유로 노래비까지 세워졌던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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