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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을 떠나 보내며
2020년 08월 20일 (목) 14:58:34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가까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훌쩍 떠난다. 캐리어 가방을 끌고 여행을 가는 것처럼. 지난 16일 필자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이었다. 훌륭한 교직자였으며, 자랑스러운 가장(家長)이자 모범적인 시민이었다. 향년 76세. 100세 시대에 왜 그토록 서둘러서 갔을까.

장례식장에서 줄곧 연상되는 시(詩가) 있었다. 류시화(61) 님의 ‘누구든 떠나갈 때는’이었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더라도

저 빛 눈부셔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그는 시처럼 영혼이 되어 노래와 말과 노래로 세상을 적시고 떠나고 말았다. 때마침 비가 그쳐서 태양이 눈부셨다.

장례식장에 참석한 사람들의 말이다.

"고인(故人)의 성품대로 장마가 끝나고 화창한 날씨에...그것도 문상객들를 배려해서 연휴에 가셨군요."

그의 영혼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영원의 의미는 무엇일까.

영혼은 살아 있는 생명체

C. G.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은 ‘영혼은 인간의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와 생명의 원리로 작용하는 실체로 보고 정신과 다른 것’이라고 했다.

그가 주장하는 영혼의 의미다.

<스스로 자발적인 운동과 활동을 하며, 감각적인 지각에 의존하지 않고 이미지를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이러한 이미지들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원시종교에서 나타나는 영혼도 인간의 내면적인 삶 속에 존재하는 어떤 힘이나 생명의 원리로 이해되고 있다.

미국의 간호사 아일라 아챠드(Aila Accad)가 쓴 <영혼으로부터의 책>(김경 옮김)의 글을 빌어본다.

<성령이시여! 제가 왜? 여기 있고 이 모든 세상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알려주세요. 알려주시지 않을 거라면 차라리 데려가 주세요.>

‘영혼으로부터 초대된 적이 없는 사람은 의미를 모르면서 이렇게 외친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죽음의 의미다.

울부짖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숲 속의 길을 한동안 걸으면 영혼들의 안식처에 다다른다. 그곳은 우리의 삶과 흡사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거기에는 영혼만 있을 뿐 육체는 없다. 죽음은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혼들은 지상의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를 다 듣는다. 단지 답변을 할 수 없을 따름이다.

그래서 영혼을 모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도 슬픔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아야 한다. 영혼이 더 이상 슬퍼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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