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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떠난 두 항공사의 오너 회장들을 보면서...
2019년 04월 16일 (화) 17:02:32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화려함을 자랑하던 여의도의 벚꽃이 어느새 시들해졌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발 디딜 틈이 없던 윤중로가 한산하기 그지없다. 화려함이 떠나간 자리는 이토록 쓸쓸한 것인가.

벚꽃은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너무 빨리 지는 것이 흠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벚꽃을 ‘삶의 기쁨과 무상(無常)의 상징’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일본의 문화인류학자 오누키 에미코(大寬惠美子)는 저서 <사쿠라가 지다, 젊음도 지다>에서, 벚꽃이 피고 지는 것을 ‘권력의 성쇠(盛衰)’로 비유했다.

“벚꽃은 대개 1-2주정도 피어있으나, 거센 바람과 비를 만나면 단지 몇 분 만에 떨어지고 만다. 이 짧은 시간에 전개되는 드라마가 은유(隱喩)로서의 벚꽃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강하게 호소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인생을 생각해 보면 벚꽃처럼 권력에도, 연애에도, 성쇠(盛衰)가 있기 때문이다.”

<하늘로 돌아간 조양호 회장>

<박삼구, 회사를 잘 부탁해>

매스컴들이 쏟아낸 16일자 뉴스의 헤드라인(Headline)이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과 금호아시아나의 회장이 같은 날 화려함을 뒤로 하고 회사와 작별했다. 한 사람은 지병으로 생을 마감했고, 한 사람은 경영의 어려움으로 회사를 떠났다. 이유 불문, 안타까운 일이다.

16일 이른 아침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조양호 회장 장례식장의 모습이 TV화면으로 나왔다. 조 회장의 손자들이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에 앞장섰고,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그 뒤를 따랐다. 그동안 뉴스의 중심에 섰던 낯이 익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날은 모두가 슬프고 가냘픈 모습들이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6일 오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사내게시판을 통해서다. 박삼구 회장은 또, 1988년 2월 아시아나항공 창립 이후 31년 동안 임직원들과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기업 경영은 어려운 일이며 선장격인 오너의 역할과 책임은 무한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평가하려고 한다. 경영자의 고충에 대한 점수가 혹독한 것이다. 물론, 경영자의 오판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맞을 수 있으나, 환경적인 요소도 배제할 수가 없다. 현실이 항상 녹녹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을 접하면서 나고야 오카자키성(岡崎城) 동조공유훈비(東照公遺訓碑)에 새겨져 있는 도쿠가와 이에야쓰(德川家康, 1542-1616)의 유훈을 떠올려 봤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말라. 부자유를 늘(常)이라고 생각하면 부족함이 없다. 마음에 바람(望)이 일면 곤궁한 때를 떠올려라. 감인(堪忍)은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기본. 분노를 적이라고 생각하라. 이기는 것만 알고 있다가 지는 것을 알지 못하면 몸에 해가 된다. 자기를 비난하는 사람을 탓하지 말라. 미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침에 이기나니. 사람은 자신을 알아야 한다. 풀잎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노라.>

기업이나 조직이 위기 상황을 맞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진실되고 성실하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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