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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일본, ‘100세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하나?’
2018년 03월 05일 (월) 11:11:40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재학습이 열쇠(Key)이다

   
도쿄 신주쿠의 기노쿠니아 서점

지난 2월말 일본 도쿄(東京)에 갔다. 도로변 수양버들 가지마다 파릇파릇 새 순들이 돋아나 봄을 알리고 있었다. 신주쿠(新宿)에 있는 유명 서점 기노쿠니아(紀伊國屋)에 갔다. 건물 전체가 각종 책으로 꽉차있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잡지(東洋經濟)가 하나 있었다.
 
“인생 100세 시대, 완주(完走)를 위한 재학습”
 
‘어른의 공부 가이드’라는 부제(副題)도 특이했다. 기사는 ‘교육->일->은퇴로 이어지는 삶의 순서에 의해 은퇴 후를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재학습의 내용은 각양각색. 청소년 시절의 의무 교육과 달리 내용과 방법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짚었다. 전문을 읽지 않아도 이해가 되는 기사였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를 쳐다보고 있는 독자
   
서점 직원 단나카 게이코씨

80년 전에 출간된 책이 130만부 판매를 돌파해 서점 입구의 전시대를 점령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겨봤다.
 
<풍요라는 것은, 친구라는 것은, 역사라는 것은, 참된 영웅이라는 것은...>
 
주인공인 15세의 중학생이 숙부와 소통하면서 용기·빈곤·차별·시련·역사관 등을 ‘스스로 해결해 나아가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책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아동 문학가였던 ‘요시노 겐자부로(吉野源三, 1899-1981)’가 썼던 것이다. 필자는 책 한 권을 들고서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는 서점 직원 단나카 게이코(反中啓子·31)씨에게 물었다.
 
“이 책이 130만 부가 돌파했군요. 새삼스럽게 요즈음에 와서 뜨는 이유가 있나요?”
 
“아주 오래전 출간됐던 책이지만, ‘하가 쇼이치(羽賀翔一·32)’에 의해서 만화로 재탄생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대로 원작자의 저서보다 신작 만화가 전시대를 지배하고 있었다. ‘역사적 명저(名著) 최초로 만화화(漫畫化)’라는 광고문도 끌림이 있었다. 필자는 ‘한 달에 몇 권정도 팔리냐?’고 물었다.
 
“글쎄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2000권 이상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 서점에서 한 달에 2000권이 팔린다면 엄청난 분량이 아닌가.’
 
아무리 독서를 즐기는 일본인들이라고 해도 놀라운 판매부수였다. 이 책은 한걸음 더 나아가 NHK의 ‘독서 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었다. 강사는 유명 방송인 ‘이케가미  아키라(池上彰·67)’였다. 교재에 쓰여 있는 “좋은 책과의 만남은 인생의 보물이다”는 말도 보물(寶物)이었다. 책 속에 들어있는 또 하나의 보물.
 
“학문과 예술에 국경이 없다.”
 
세계는 정치가 아니라 학문과 예술을 통해서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념과 도덕성을 걱정하는 일본 사회
 
“아니? 이럴 수가?”

   
지하철에서 만난 다니구치 가즈미씨

우연히 지하철에서 지인 다니구치 가즈미(谷口和巳·70)씨를 만났다. 그가 놀라면서 다가와서 필자에게 악수를 청했다. 놀란 것은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나서 행선지를 도쿄 중심부 긴자(銀座)의 유라쿠초(有樂町)로 틀었다. 장소는 호텔 이름표(Oriental Hotel)를 달고 있는 자그마한 바(bar)였다. 카운터 테이블에 앉아서 칠레 산 하우스 와인 두 잔을 주문했다.
 
다니구치(谷口)씨는 유명 출판사에서 잔뼈가 굵어서 책에 대한 정보가 많은 사람이다. 와인으로 건배를 하고서 물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오래된 책에 대해서 아시죠?”

“물론입니다. 80년 전에 나온 책입니다.”
 
“오늘 한 서점에서 보니 그 책이 밀리언셀러가 되었더군요.”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한 나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누구에게나 절실한 문제가 되고 있지요. 그래서 뒤늦게 독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니구치(谷口)씨는 일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말했다.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다니쿠치씨

“일본 사회가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정치가들은 확고한 이념(理念)이 없고, 젊은이들은 도덕성(道德性)이 없어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겸허(謙虛)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모두가 재학습을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는 공통적인 문제였다. 우리 사회가 지금 이념과 도덕성 문제로 가슴앓이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시대의 흐름에 부합되고 모두가 공감하는 재학습이 필요할 듯싶다.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100세 시대의 완주(完走)를 위해서다.

 

※ 이 칼럼은 [조선일보-조선pub]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실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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