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호조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지난달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111건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7월 거래량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종전 7월 최고 기록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린 지난해 7월의 681가구다. 올해는 지난해 기록을 무려 63%나 뛰어넘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한달 거래량 기준으로 볼 때에도 역대 2번째로 많다. 최고 거래량은 바로 전달인 6월의 1275건이다.

서울의 분양·입주권 거래는 강남 재건축 훈풍이 불기 시작한 3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월 1059건을 기록하며 1000건을 넘어선 뒤 7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1000건이 넘는 손바뀜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거래량도 16일 기준 411건을 기록, 지난해 8월 한 달 간 거래량인 539건에 이미 근접한 상태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와 강동구, 은평구 등에서 눈에 띄는 증가세가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최근 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진 곳이다.

송파구는 지난달 251건의 분양·입주권이 거래되며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서울 전체 거래량의 23%에 달한다. 지난해 7월 49건에 비해 202건(412%) 급증했다. 분양권이 175건 거래되고 입주권은 76건 손바뀜됐다.

송파구 중에서도 서울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가 위치한 가락동에서 대부분의 거래가 이뤄졌다. 가락동의 지난달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지난해 7월 30건에서 618% 늘어난 214건이다.

강동구에서는 지난해 39건에서 53건 늘어난 92건이 거래됐다. 거래의 대부분은 역시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위치한 고덕동(71건)에서 일어났다. 은평구에서는 지난해보다 71건 증가한 132건이 손바뀜됐다. 2월 분양한 재개발단지 힐스테이트녹번이 84건 매매되며 거래를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주요 지역 위주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물량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분양권 거래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분양시장에 입지가 좋은 곳에서 분양물량이 쏟아지다 보니 대기수요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 "저금리로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가을에도 유망한 분양물량들이 기다리고 있어 연말까지 분양권 거래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도 "유망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 분양권 웃돈이 계속 형성되고 있는 만큼 분양권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남은 분양물량도 위치가 나쁘지 않은 만큼 분양권 매매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