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 주거사업 중 하나인 민관협력형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을 서울시가 마련했다.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의 토지 임대료를 낮추고, 지역별로 토지 매입가격을 탄력 적용해 공급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민관협력형 사회주택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유관기관에 통보했다. 사회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 참여 방안 등을 마련한 것이다.

활성화 방안은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무게추가 쏠려있다. 토지임대부 공동체 주택은 서울시가 땅을 빌려주고 공동체 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시민들이 조합을 만들어 임대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부지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최대 40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토지 임대료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토지임대부 공동체 주택의 공급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부지 임대료가 줄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시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임대료를 획기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에는 토지 감정평가액에 3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를 곱한 금액 이하로 임대료를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감정평가액의 연 1%로 인하하기로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 시범사업지인 마포구 서교동 부지(290㎡)의 경우 감정가가 14억215만원으로 매년 토지 임대료로 3480만원을 납부해야 했다. 하지만 바뀐 기준에 따르면 1402만원만 내면 된다. 7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매월 41만원을 토지임대료로 지불해야 했지만 바뀐 지침에 따르면 17만원에 불과하다. 월 임대료를 60% 가까이 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토지 매입비용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SH공사가 3.3㎡당 1200만원을 적용해 필지당 12억원 내외의 금액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전체 토지가액의 중간값을 산출한 뒤 매입 단가를 재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2종일반주거지역의 330㎡ 부지를 매입할 때 최대 16억원의 금액이 적용된다. 또 부지 넓이 기준도 기존 330㎡ 내외에서 660㎡로 상향돼 민간 사업자들이 최대 32억원까지 토지 매입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치구에 따라 매입 상한가를 조절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강남구의 경우 2종일반주거지역의 3.3㎡당 평균 가격이 2836만6000원이다. 반면 구로구의 경우 3.3㎡당 1058만4000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차이를 메우기 위해 자치구별로 가중치를 두기로 한 것이다. 또 자치구와 관계없이 지하철역 출구로부터 직선거리 500m 이내에 있는 역세권 부지의 경우 19.3%의 가중치를 적용한다.

일부 지역에 토지임대부 주택이 과잉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강남·서초·송파·강동은 연간 공모물량의 20% 이내로 제한된다.

토지임대부 뿐만 아니라 리모델링형·위탁관리형 등 다양한 사회주택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공공건축가 자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기획설계비는 공공에서 지원한다.

이밖에 사회주택 인증제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주택 품질과 커뮤니티 프로그램 활성화 여부·퇴거자 보증금 적기반환 여부 등을 지표화해 평가한다. 실적이 안 좋은 조합이나 업체는 옐로카드를 받게 되고, 옐로카드가 3회 누적되면 사업자격이 영구 박탈된다.

서울시는 또 사회주택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중소기업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사회적기업 등의 우선권을 인정하되, 참여 실적이 저조한 경우 단계적으로 개방하기로 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참여비율이 늘더라도 사회적기업으로 하여금 최소 30%의 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