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부동산 중개소에 전세 매물이 붙어있다.

매수심리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되고 있음에도 담보대출 증가폭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해운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일자리를 잃는 가계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우려가 있어 선제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동향에 따르면 거래 및 임대시장의 둔화가 지속되는 중에도 부동산 대출 증가폭은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분양시장이 여전히 양호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1조7000억원 증가해 1년 전 3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3월 말 은행 주택담보대출(잠정)은 봄 이사철 주택수요의 증가 등으로 전월대비 4조4000억원 증가해 증가폭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KDI 주택시장 서베이 결과 경제전문가의 77.5%가 추가적인 가계부채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중 47.5%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가, 44.8%는 집단대출 심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KDI는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인 실업률 증가와 가계소득 하락으로 가계의 대출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4분기 주택매매시장은 가계부채종합대책 시행으로 인한 매수 심리의 위축, 입주물량의 증가 등으로 주택가격 상승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파트거래량도 감소하면서 최근까지의 양호한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분기 주택매매가격은 전년동기대비 2.9% 상승해 전분기(3.5%)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계절조정 전기대비로는 2014년 0.6% 지난해 0.6%, 올해 0.0% 상승했다. 

아파트매매거래량은 12만70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14만9000건)을 소폭 하회하면서 거래시장이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분양시장은 여전히 호조세를 보였다. 1/4분기 아파트 분양은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한 5만6000가구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2/4분기 분양예정물량도 14만9000가구에 달해 최근 5년 평균 분양실적(9만6000가구)을 크게 웃돌았다. 미분양물량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4분기 주택임대시장은 전세거래량이 감소하고 월세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가 지속됐다. 

전세가격은 전년동기대비 4.1% 상승, 전분기(4.8%)의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계절 조정 전기대비로도 0.3% 상승했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면서 1/4분기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5.0%를 기록했다. 

전세 및 월세 거래량 통계가 각각 구분되는 서울의 경우, 전세거래량 감소와
월세거래량 증가 추세가 지속됐다. 

서울지역의 전세거래량 증가율(전분기대비)은 지난해 3/4분기 –20.0%, 4/4분기 -18.8%, 올해 1/4분기 -16.5%를 기록했다. 반면 월세는 지난해 3/4분기 8.0%, 4/4분기 18.6%, 올해 1/4분기 9.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