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마지막 달인 12월이 열렸다. 마침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자 한 달이 시작되는 1일이기도 하다.

12월은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인 까닭에 사람들의 마음이 괜스레 급해진다. 그래서 초라한 달력에 자주 눈이 간다. 마무리 할 일도 많은데, 망년회, 결혼식 등 각종 모임이 자꾸만 불어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뭔가가 있다'는 것은 외롭지 않아서 좋다.

12월 첫날부터 서울에 눈발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세차게 몰아쳤다. 겨울의 서막을 알리는 첫눈치고는 제법 거칠게 몰아친 것이다.

12월은 마지막이기도 하나 '한 해의 완성이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의 상황들은 아직도 미완성처럼 보인다.

특히, 부동산시장의 경우가 그렇다.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의해 간헐적으로 수요자가 몰리면서 분양시장의 열기가 이는 듯 했다. 그러나, 몇 몇 대기업의 경우만 반짝 강세를 보일 뿐대체로 열기가 식었다. 대신 전세 값의 상승폭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 겨울방학 학군수요와 재건축 이주(移住) 수요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114>는 지난 주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값이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세 값은 2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반면에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보합세에 머물렀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장이 얼어붙고 말았다. 부동산시장의 겨울의 한파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경제신문은 "1천만 에코시대가 주택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에코 세대는 1955-1965년 생 자녀들로 1979년과 1992년 사이에 태어난 2030세대 954만 명을 말한다. 이 신문은 "이들 세대가 학자금 대출, 취업난 등으로 주거 불안에 시달리지만 내 집 마련 욕구는 강한 편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어쩌면 시의(時宜)에 맞는 예측일지도 모르겠다. 에코 세대 즉, 젊은 층들이 '교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집 청약'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서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개념이 예전과 다른 것은 세대와 관계없이 변화된 양상이다. '집을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집을 투자의 목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집이 넓고 화려해야 한다'는 생각도 변했다. 대형 평수보다는 소형 평수를 선호하는 것도 노년 층·젊은 층 공히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모습들이다.

한 해가 끝난다는 것은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온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잎사귀. 담쟁이덩굴에 붙어있는 저 잎 말이야. 마지막 한 잎이 떨어지면 나도 죽는 거야. 사흘 전부터 알고 있었어. 의사 선생님이 그런 말씀 안 하셨어?"

우리가 어린 시절 되뇌던 오 헨리(O. Henry, 1862-1910)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의 한 구절이다.

올 해의 마지막인 12월. 소설의 주인공처럼 공연히 없는 걱정을 만들어내지 말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자. 그래야 2015년이 더욱 희망적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