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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사랑하는 일본인들

2014년 02월 04일 (화) 13:56:33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나들이의 의미는 한자어로 외출(外出)이라고 할 수 있으나 실제는 순수한 한글입니다. '날다(出)+들다(入)' 두 개의 동사가 '나들이'라는 명사가 된 셈입니다. 여러분의 한국 나들이가 양국의 미래를 위한 발전적인 발걸음이 되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23년 전인 1991년 7월 13일 '나들이 회'의 총회에 참석해서 '나들이'의 의미와 한일 교류에 대해서 약 40분 정도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한 긴 세월 전의 일이다. 얼마 전 필자는 이 모임의 25주년 행사에 초청받았다. 신년회와 겸해서 진행된 25주년 행사에는 정회원 65명과 초청자 등 100여 명이 자리를 메웠다.

'나들이 회(會)'의 모임은 88올림픽 다음 해인 1989년에 발족했다. 어언 4반세기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발기인은 모두 15명이었다. 서일본신문, 요미우리신문 후쿠오카 지사, 규슈방송(KBC) 등 후쿠오카(福岡) 지역 언론인 중심이었다.

"15명으로 시작된 모임이 지금은 정회원만 65명입니다. 참으로 의미 있는 모임입니다."

'사카구치 다카요시(坂口隆義·71)' 회장의 말이다. 그는 서일본신문사에서 35년간 근무한 후 은퇴했다. 그는 아직 '은퇴를 안 했다'고 했다. '나들이 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이란다.

"나들이 회의 회장직이 참으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나들이 회'의 설립동기도 지극히 평범했다.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한국관광공사에 의지 하다가 자연스럽게 <나들이 회>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공식 명칭은 <일한교류하카다회>이지만 일명 <나들이 클럽>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25주년 행사는 사카구치 다카요시(坂口隆義)회장의 인사말과 박진웅(朴鎭雄·54) 駐후쿠오카 총영사의 인사말, 이학주(李鶴柱·48) 한국관광공사 지사장의 건배사로 시작됐다.

'사카구치(坂口) 회장은 "한국을 사랑하는 순수 일본인들의 모임이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어온 것은 회원 여러분의 덕택입니다. 회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이 모임이 30주년을 향해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봅시다"고 강조했다.

대구 출신으로 규슈대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배영진(34) 씨의 <삼도 설장구> 솜씨는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경품 추천도 재미있는 이벤트였다. 한국 라면에서부터, 삼계탕, 된장, 고추장에 이르기까지 경품은 대부분 한국 식품이었다. 이 날의 최고 경품인 후쿠오카-부산 페리 왕복 티켓은 역사학 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2시간 정도의 행사는 질서정연하게 마무리됐다. 마지막에 참석자 모두가 이 모임의 주제가인 <안녕 나들이> 악보를 들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국가의 입장이 나름 다르겠지만, 민간인들의 교류는 마음의 교류입니다. 일본이 한국을 이해하고 한국이 일본을 이해해야 합니다. '겨울이 오면 곧 봄이 온다'는 일본 속담이 있습니다. 겨울이 오지 않고 봄이 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한, 한일 관계도 그렇습니다. 지금이 겨울이니 곧 봄이 오지 않을까요?"

'사카구치 다카요시(坂口隆義)' 회장의 멘트다. 지금의 한일 관계가 아직은 겨울이지만 그의 말대로 언젠가는 봄이 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4일이 봄을 알리는 입춘(立春)이나 한일관계는 더욱 추운 겨울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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