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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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벚꽃이 피다

2013년 04월 18일 (목) 11:03:53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영하와 영상을 오르내리던 들쑥날쑥 날씨 탓일까? 머뭇거리던 여의도 벚꽃이 이제야 만개(滿開)했다. 4월도 반을 훨씬 지난 시점이고 보니 예년보다 늦어 보인다. 한 발짝 앞서 핀 노란 개나리와 조화를 이룬 여의도는 한 폭의 수채화다.

필자는 업무 관계로 지난 3월말 미국의 시애틀에서 활짝 핀 벚꽃을 구경했고, 지난 주 일본에서 시들기 직전의 벚꽃을 봤으며, 서울의 여의도 윤중로에서 다시 한 번 벚꽃을 구경한 셈이다. 벚꽃은 일본사람들만 좋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이나 한국 사람들도 벚꽃에 대한 사랑은 다르지 않다.

이른 아침부터 여의도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제각각 포즈를 취하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모습은 남녀노소 다름이 없다. 시대가 좋아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 폰의 '찰각' 소리도 장관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렸던 봄이던가. 다소 바람이 쌀쌀해도 외투를 던져 버리고, 활보하는 성급한 사람들이 많다. 아무튼, 봄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한 축제분위기다.

연세대 남덕현 교수는 <문화이론을 통해 본 축제의 의미>라는 논문에서 축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축제가 다른 문화적 표현 양식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삶과 현실‘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삶과 현실'을 구성하는 틀에 대한 잠정적 파괴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여의도 벚꽃 축제가 문화적 의미가 짙게 내포되지 않은 단순한 꽃구경이라고 할수 있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의 마음은 '삶과 현실'을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꽃의 향연에서 유영(游泳)한다. 꽃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축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봄의 향기가 가득한 온 누리가 생기가 감돈다. 하지만, 건설업의 봄은 언제나 돌아올 것인가. 지난 4·1부동산대책 발표 이 후 시장이 다소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경제가 풀린다는 속설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건설 경기의 활성화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국내경기의 부진으로 해외로 나간 대형 건설사들도 무리한 수주로 인해 어려움 속에 파묻혀 있다. 해외건설이 유토피아가 아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과거 우리 건설사들이 앞을 다투어 중동시장에 진출해 큰 출혈이 있었던 교훈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당시도 우리 업체끼리 과도한 수주 경쟁을 벌이는 '제 살 깎기' 싸움이 종국에는 커다란 상처를 남기지 않았던가. 오늘에 와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벚꽃은 올해 지면 내년에 다시 필 수 있지만, 기업은 한 번 지면 다시 꽃을 피울 수 없기에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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