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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여수의 향연(饗宴)

2012년 08월 13일 (월) 10:35:22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바다가 기억하는 얘기/ 멀고 먼 과거의 꿈/ 셀 수 없이 많은 낮과 밤을 묵묵히 지켜 본 푸른 눈빛/ 파도가 나에게 들려주는 얘기/ 멀고 먼 미래의 꿈/ 이제 가만히 두 눈을 감고/ 그 소릴 듣는다/ 귀를 기울인다."

박람회 종사자들이 무대에 올라 열창한 여수 박람회의 로고송 <바다가 기억하는 얘기>의 합창을 끝으로 여수 향연(饗宴)이 막을 내렸다. 계절의 여왕 5월(12일)에 시작된 2012 여수 엑스포가 8월의 폭염(暴炎)과 올림픽 열기 속에서 '파도가 들려주는 얘기'를 들으며 9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일생의 단 한 번뿐인 기회'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답하려는 듯 폐막 당일도 구경 인파가 몰려 엑스포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人山人海)였다. 지난주와는 달리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선선했으나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 그늘마다 사람들로 가득했고, 에어컨이 나오는 파빌리온에는 장기 체류(?) 형태의 관람객들로 붐볐다.

터키관 총괄 책임자인 이콘(IKON)사의 '알리 귀렐리(Ali Gureli)' 회장은 "820만 입장객의 19%가 저희 터키관을 찾으셨습니다. 이를 수치적으로 보면 155만 명에 해당됩니다. 저희 터키를 찾는 관광객이 일 년에 약 13만 명입니다. 참으로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자부합니다. 한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했다.

아무튼, 2012 여수 엑스포는 성공작인 듯싶다. 820만 명이나 되는 많은 관람객이 입장을 했으니 수치적인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이어서 여수 박람회는 새로운 모멘템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104개국이 참가하고 UN 등 10개 기구, 각국 해양 전문가들이 모여 10개 항의 여수선언문을 채택한 것이다.

<바다는 지구 생명체의 생존에 절대적인 공간이며, 인류 문명의 발전에 필수적인 존재이다. 우리는 해양환경을 더욱 보호할 필요성을 정부들에게 인식시키고, 해양 관련 사안들이 국제 정책 대상에 우선순위로 부각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전 세계 정책입안자들에게 요청한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위한 '여수 선언문(Yeosu Declaration)'은 이렇게 시작된다. 지구촌의 정부 정책 입안자들이 바다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 달라는 권고이자 약속이다.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12일 여수 엑스포 행사장에서 열린 '유엔 해양법 협약 국제 학술회의'에서 "해양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모멘템을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해양 보존 구상을 담은 '대양 협약'을 제안했다.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약 70.8%를 차지한다. 크기로 따지면 육지 면적의 2.42배에 달한다. 그런데, 이토록 넓은 바다가 인간의 잘못으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해양 오염은 일부 해역에서 발생한다고 해도 오염의 범위가 극도로 넓어진다. 오염물질이 해류를 타고 해양 전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엑스포를 계기로 채택된 여수 선언과 대양 협약은 작금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바다를 지키기 위한 극약 처분과 같은 시급한 결정이다.

2012 여수 엑스포는 이제 끝이 났다. 그러나, 여수 엑스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적인 요소가 내재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바다와 연안'이라는 핵심적 주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산업의 진흥과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박람회는 1751년 런던에서 열린 산업박람회가 근대적 박람회의 효시라고 한다. 박람회를 한시적인 이벤트로 그치지 말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인의 모임으로 발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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