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8 수 17:45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장상인칼럼

슈퍼스타 '허각'

2010년 11월 01일 (월) 17:45:55

발행인장상인

renews@renews.co.kr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 속에 피었나니....."

도종환의 시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 새삼 떠오른다. 그 어떤 아름다운 꽃도 흔들리면서 비바람 속에서 피는데, 하물며 인간의 삶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바로서는 것일까?

흡사 시구(詩句)처럼 삶의 비바람 속에서 흔들리며 아름다운 꽃을 피운 청년이 있다. 163cm의 작달막한 키에 중학교를 중퇴한 환풍기 수리공 허각(25세)- 그는 어려운 삶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노래와 함께 경쾌하게 살아온 청년이다. 이 청년은 어느 날 우리들 앞으로 불쑥 바람을 타고 나타났다. 한 케이블 TV를 통해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목청을 높였던 것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고단한 삶이었을까? 결승전에 오른 허각은 내면에 흐르는 땀방울과 눈물방울이 혼재되어 손도 목소리도 흔들렸다. 그래도 그는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고 온몸으로 노래했다.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긴박함이었을 듯싶다.

"2억의 상금으로 아빠, 형과 같이 살 거처를 마련하겠습니다."
우승 소감으로 던진 이 한마디에 그의 삶이 얼마나 서럽고 고달팠는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릴 적에 헤어져서 기억도 없고, 아버지와 형이 같이 얼굴을 맞대고 살 거처도 없었으니 말이다.
구름같이 모여든 사람들은 그에게 환호했고, 시청자들은 열렬히 투표했으며 언론들은 한국의 '폴 포츠'라고 대서특필했다. 그의 삶이 '폴 포츠'와 유사했기 때문이다. '폴 로버트 포츠(Paul Robert Potts ․ 30)'는 영국의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를 통해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일약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주목받게 된 오페라가수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첫 번째 출전영상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1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2007년 발매된 1집 앨범 'One Chance'는 국내에서 4만장 이상을 판매한 앨범에 주어지는 "트리플 플래티넘"을 수상했고, 전 세계에서 500만장 이상을 판매하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2009년 4월 독일을 시작으로 발매된 2집 앨범 'Passione' 또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2010년 9월 일본에서 세 번째 앨범인 'Cinema Paradiso'를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펼쳐가고 있다(Daum).

물론, '허각'이 '폴 포츠'와 같은 대형 가수가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환풍기 수리공과 휴대전화 판매원이라는 직업과 리얼리티 TV를 통해서 국민적 영웅의 자리에 오른 과정이 무척 닮았다. 사람들이 그에게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각의 어려운 삶에 연민을 느꼈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그의 노래에 분명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케이블TV의 중계방송을 보면서 현장에서 열광하는 청중들의 뜨거움에 끌려들어갔고, 국민적 참여도에 놀랐다. 이어서 그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미국의 유명 컨설턴트인 '마커스 버킹검(Marcus Buckingham)'은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이라는 책에서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교사, 배우, 회계사, 텔레마케터 등 어떤 직업이든 스스로 선택한 직업에서 성공을 거둔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은 바로 자신의 강점을 찾아내 자신의 일과 삶에 최대한 활용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청년 허각은 악보도 볼 줄 모르면서 '노래'라는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13년 동안 줄곧 노래방을 들락거렸다. 그리고, 노래 속에 숨어있는 자신의 강점을 키워내었다. 그는 운 좋은 '슈퍼스타'가 아니라 자신의 반복적인 행동 패턴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했고, 그것을 생산적인 진정한 강점으로 개발한 능력 있는 '슈퍼스타'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허각'이 아니라 앞으로의 '허각'이다.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인기를 누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길게 호흡을 같이하느냐'가 중요하다. 일시적인 '슈퍼스타'가 아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살아 쉼 쉬는 '슈퍼스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가 부른 노래 제목처럼 '언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