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 미르풍수지리연구소 소장

터가 나쁘다고 하면 이사를 먼저 생각한다. 
더 좋은 터를 찾아 이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나 그렇다고 이사가 만사는 아니다.
이사로 인한 정신적인 경제적인 손실도 무시할 수 없다.
이사를 않고도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풍수가 이것을 해결해주는 데 큰 몫을 해주리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정확한 풍수의 이해와 정확한 적용이다.
그 바탕엔 풍수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풍수는 단순한 느낌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오랫동안 여러 사람을 통해 긴 세월을 이어온 무수한 경험의 결과이다.
 
T자형의 집터 또한 Y자형의 집터와 마찬가지로 외부의 바람을 다 껴안는 곳이라 흉한 터로 여기고 있다.
경제적인 안목으로만 보면 목이 좋은 곳으로서 땅값도 비싸지만 실속은 없는 경우가 많다.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들 하는데 바로 바람을 탄다는 풍수적인 이유가 있어서다.
우선 집을 살펴보자.
집이 도로보다 낮게 앉아 있는가, 이렇다면 집을 도로보다 높게 하는게 급선무다. 도로보다 집이 더 낮으면 바람을 더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 도로면에 다양한 모양의 깃발이나 바람개비를 달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덧붙여 지붕을 도로 쪽은 낮게 도로 뒤편은 높게 하여 바람이 머물게 하지 않고 지나가도록 만든다.
가능하다면 건물의 양 옆도 직각이 아닌 경사진 사각의 모서리로 만들어 바람의 흐름을 틀어줄 수 있다.
또한 보이지 않는 바람을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소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풍경 등과 같이 바람으로 내는 소리기구들을 도로쪽에 달아둔다.
 
소리로 바람의 크기를 미리 짐작하고 다음에 벌어질 화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소리가 아름다우면 화나 흉이 될 바람도 재울 수가 있다.
심리적인 문제이지만 양택풍수에서 심리적인 면은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바람으로만 존재하면 바람은 그 세기에 따라 재난이 될 수 있지만 바람을 소리로 바꾸면 바람은 음악이 된다.
집안으로 바람이 쳐들어오는 것을 음악으로 대체한다면?
오히려 흉은 길이 될 수 있고 화는 복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생의 말로에도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직접 해외시장을 돌아보길 희망했던, 근면한 사업가의 표본인 고 정주영 회장을 보자. 많이 배우지 못해 비록 학식이 풍부하지는 않았을 지 언정 항상 되는 방향, 되게 하는 수단을 강구했던 그는, 남보다 더 치열하게 생각하고 준비해,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추진력을 발휘했다. 최근에 다시 보아도 늘 가슴에 새겨지는 생전 고인의 강연 모습은 볼 때마다 깊은 감동을 준다.
그런 고인이 오랜시간 쉼을 누린 곳이 바로 청운동 자택이다. 
예부터 이름있는 스님이나,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룬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 기가 센 사람들로, 주로 기암괴석이 즐비한 명산을 그 쉼터삼아 거니는 것을 여가로 하였다.
보통 기가 세지 못한 일반인들은 밤낮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계곡 인근에서는 풍병이 생겨 오래 살지 못한다.

바람이 산기슭을 타고, 집안에 큰 바위가 있는 청운동 자택은 분명 기가 센터로 보통 사람들이 살기에는 부적합한 부분이 없지 않다. 고인은 이 곳에서만 생전 4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
물론, 고인의 강한 기와 에너지가 지기와 조화를 이루어, 오히려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생전 고인이 우리에게 입버릇 처럼 전해주었던 메시지를 되새겨 보는 것이 이 각박한 세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더 큰 힘이 될 것이다.
“과연 우리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위해 무엇을 시도해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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