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리치에셋 이사

실제로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신설이나 DTI규제 완화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시한의 2년 연장, 수도권 매입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 요건 완화, 취득세 및 등록세 감면시한의 1년 연장 추진, 소득증빙이 면제되는 소액대출 범위의 확대 등은 분명 정상적인 주택거래를 되살리고자 하는 고심의 흔적이 묻어나오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있는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가장 큰 원인은 글로벌 금융위기→글로벌 경기침체→국내경기침체 과정에서 감소했던 주택수요자인 가계부문의 소득감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일 IMF는 ‘2010년 한국에 대한 연례협의’ 최종 결과 발표를 통해 올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7%에서 6.1%로 높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정부(5.8%)나 한국은행(5.9%)보다 높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민 가계의 소득회복은 갈 길이 멀다. 경제지표와 서민가계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들은 매출급감으로 인해 고사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DTI완화로 대표되는 대출의 양적 확대는 상대적으로 대출을 받은 후 원리금 상환에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계층에게만 주택구입 여력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금번 대책이 정부가 주택시장 참가자들에게 ‘정부는 결코 폭락을 바라지 않는다’는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면 매수심리 개선에 따른 일정수준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근본적으로 일반경제의 파생시장인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경제적 여력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부채를 과도하게 늘려가면서까지 주택구입에 나서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2개월 만에 상향한 IMF 조차도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당초 5%에서 4.5%로 0.5%포인트 하양 조정하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년 이후 우리나라제의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경제회복→부동산 시장 회복이라는 공식은 서민가계부문의 소득회복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지만 현실화 될 수 있다.
정상적인 거래가 회복된 이후 부동산 시장은 본격 회복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강남이나 목동, 수도권 신도시들에서 급매물들이 하나 둘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정상적인 거래의 회복으로 가기 위한 바닥다지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 외적인 충격만 없다면 올해는 정상적인 거래의 회복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선 리치에셋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