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었습니다.

거의 9개월 동안 말도 많았고 뜨거운 감자였던 세종시가 다시 원안으로 유턴을 하게 되었는데 정치적 이해득실은 여기서 논할 바는 아니며 과연 충청을 비롯한 세종시 입장에서 더 잘된 일인지, 다른 지자체들의 이해득실은 어떻게 될지 한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먼저 세종시 입장에서 과연 수정안부결이 잘된 일일까요? 현재 야당이나 충청권 민심은 잘된 일이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행정기관이전이 민간 기업 이전보다 더 좋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세종시 입장에서 최선은 행정기간과 민간 기업이 모두 가는 원안+알파입니다만 과연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이며
자칫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가 한 마리도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공은 차기정권으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으면 현 정권에서는 마지못해서 원안추진을 하겠지요.
자, 그러면 행정기관이전이 되면 정말 세종시가 좋아질까요?

정부기관이 대거 이동하지만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습니다.
쉽게 보면 현재 과천정부청사가 세종시로 간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과천시가 정부청사로 먹고살까요?
물론 정부청사 인근 상가들이야 덕을 보지만 과천시는 경마장이 먹여 살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청사 다니는 고위공무원분들이 모두 과천에 살지 않지요.

물론 세종시와 같이 거리가 멀어지면 출퇴근이 불가능하니 세종시에 둥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만
친모계사회인 현재 우리사회에서 애들이 학교 다니고 있는데 남편이 세종시간다고 선뜩 따라나설 부인 많지 않습니다.

결국 많은 분들이 주말부부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가족전체가 이주를 하려면 서울 유명학군정도 수준의 교육과 편의시설이 갖춰지면 고려해볼 수 있지만 쉽지 않습니다.
아마 특목고를 많이 만들고 세종시가면 자녀전원을 특목고 보내 준다고 하면 가능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현재 지방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는 울산, 거제도, 포항, 구미, 광양, 군산, 당진 등 산업기반시설이 갖춰진 도시입니다.

행정도시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생각처럼 인구분산효과나 지역경제발전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특히 2030년까지 개발완료가 되는데 그사이 통일이 된다면 전면재검토는 불가피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수정안부결을 아쉬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미 삼성, 한화, 웅진 등 기업과 서울대등 대학들이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특혜를 주지 않으면 굳이 그까지 갈 이유가 없지요. 일부 사람들은 공무원이라도 보내서 서울인구 감소시켜야 한다고 하는데 입장 바꿔놓고 자신보고 가라고하면 대부분 망설일 것입니다.

그럼 다른 지자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아마 지금 다른 지자체장들은 열심히 계산기 두들기면서 세종시이전이 무산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눈에 불을 켜고 있을 것입니다.

똘똘한 산업시설 하나 들어오면 도시하나가 살아납니다.
제철의 포항, 광양, 당진, 현대의 울산, 조선 산업의 거제도, 전자의 구미, 디지털의 수원, 반도체 화성, LCD 탕정, 파주 등을 보더라도 그렇지요.

대규모 산업단지, 대학의 이전이 물거품이 되었기에 이제부터는 쟁탈전이 시작될 것입니다.
행정기관이전이 되면 서울이나 과천은 조금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어차피 서울이야 행정기관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다른 지자체한테는 아무런 영향 없고 갈 곳 없어진 산업단지 하나만 잡아도 한마디로 땡잡는 것입니다.

여러 지자체가 있지만 이중 인천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 높습니다.
인천시장이 바뀌었는데 인천의 미래는 경제특구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전시장도 경제특구의 외자유치실패가 낙선의 주원인이었을 것입니다.
새 시장도 아파트위주의 개발보다는 산업시설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고 세종시 부결 전에도 대기업에 특사를 보내서 유치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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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 각자 이유야 있지만 알아서 부결시켜주니 인천시 경제특구 입장에서는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일 것입니다.
만약 경제특구 송도나 청라 또는 영종에 굵직한 산업시설 1-2개만 유치해도 경제특구 성공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다른 지자체들도 사활을 걸고 적극 유치 활동을 벌일 것이고 일단 지켜봐야 하지만 세종시로 가지 않는 것은 확실한 상황입니다.

정부기관이 이전하더라도 서울에는 지청을 둘 수밖에 없고 과천의 정부청사가 이전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자리에 다른 지식산업단지가 들어 온다고 하니 과천시민들은 오히려 환영하고 있습니다.
정부청사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부청사인원이 이동을 하는 시기가 되면 대부분 가장인 남편만 내려가겠지만 일부는 가족전체가 이주를 하는 세대도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며 그 영향은 과천과 연결되는 4호선 라인인 과천, 평촌, 산본, 사당 지역은 일시적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부동산가격약세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경우에는 유입기대수요층이 두텁고 경제중심이며 정부청사의존율이 낮기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광화문정부청사인원이 빠진다하여도 광화문정부청사인원이 광화문 인근에 사는 것이 아니라 서울 전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서울은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세종시 인프라가 갖춰지고 일자리가 창출된다면 인구가 늘어나면 결국 다른 지역에서 인구이동을 한다는 의미인데 지역적 한계를 감안하면 서울, 수도권에서도 유입이 되지만 주변지역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일자리를 찾아서 서울, 수도권 아니면 인근지역 대전, 청주 등의 지역으로 가던 사람들이 세종시로 빨려 들어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인근지역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수요층을 빼앗기는 결과가 될 수 있고 부동산시장 수요층감소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세종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활근거지는 청주, 대전지역 등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주말부부가 힘든 사람들은 세종시 인프라가 완성될 때까지 인근지역에서 생활터전을 잡을 수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인근지역 청주, 대전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수요증가효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수효지역은 경부라인입니다.
서울과 세종시를 연결하는 라인이 경부라인이고 KTX와 도로가 확충될 것이며 또한 주말부부를 하더라도 왕복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하여 북부보다는 남부축으로 옮기시는 수요층이 있어서
판교, 분당, 용인죽전, 수지, 수원영통, 광교, 동탄, 동탄2신도시까지 긍정적인 영향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분양예정인 동탄2신도시의 경우 KTX 연계성과 차량으로 1시간정도의 거리로 힘들지만 출퇴근이 불가능한 시간도 아니기 때문에 분양에도 긍정적인 영향 있을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서울,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수요층도 줄어들어 장기적으로는 서울, 수도권 인구유입을 일부 줄이는 효과가 있어서 서울, 수도권 인구유입증가율이 아주 소폭 둔화될 수 있습니다.
인천시나 경기도는 이전이 무산된 산업시설유치를 위하여 발 벗고 뛸 것이고 1개만 유치해도 도움이 되겠지요.

수정안부결의 가장 큰 덕을 본 곳은 인천, 경기도와 다른 지자체들이겠지요.
세종시는 다시 행정기관이전이 되겠지만 이주가 원활하지 못하면 주말부부만 대량 양산하는 결과가 될 수 있고 2030년 사이 혹시 통일이라도 되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세종시 원안부결은 산업시설 유치에 혈안이 된 다른 지자체들, 특히 인천을 위해 울린  종인 것 같습니다. 주말부부가 활성화된다면 임대용 소형아파트나 고속버스, 철도 등 교통산업, 기러기아빠를 위한 1인 사업이나 장사가 활성화 될 것입니다.
10년, 20년 후 현재의 대전처럼 도시 인프라가 제대로 된 도시가 된다면 세대전체가 이사를 하는 가정이 늘어나겠지만 그전까지는 세종시가 만드는 기러기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김인만 굿 멤버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