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를 흔히 '노가다'라고 한다. 공사판 막일꾼의 인상이 짙긴 하나 우리는 대체로 건설업자 전체를 '노가다'라고 부르는 데에 익숙해져 있다. 행동과 성격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부를 때도 '노가다'라고 한다.  '노가다'라는 말은 본디 일본어에서 도래되었다. 일본어의 도카타(土方)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어의 도카타(土方)는 그다지 막되게 사용되지 않는다. 토목 작업원, 또는 건축 작업원의 속칭으로 쓰인다. 더불어 도카타(土方)의 범위도 꽤나 넓다. 여러 가지 경험을 쌓은 높은 기술을 지니고 훌륭한 사회적 지위나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으로부터 일반 노무자에 이르기까지 건축공사 · 토목공사의 전반에 관련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도카타(土方)이다. 하지만, 도카타(土方)'가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토목·건축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업에 몸 담고 있는 사람을 일컬음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건설 산업을 비롯하여 조선·플랜트·원자력의 발전을 위하여 정부가 엔지니어링 산업의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한다. 이는 건설업이 단순 시공인 '노가다'를 탈피하여 종합관리 등으로 고부가가치화 함으로써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도록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 4월 28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경쟁력강화위 회의에서 '건설은 물론 플랜트, 조선, 원자력 등 엔지니어링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엔지니어링산업 육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세계 시장이 일찍이 엔지니어링 산업 중심으로 선회한 지 오래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건설업의 경우를 보면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올린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부분이 도로, 철도, 항만, 주택, 빌딩 등 토목·건축 시공이 중심이었고, 설계·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유인즉, 단순 시공의 '노가다'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engineering)이란 여러 분야에 걸친 '인간의 지식'을 결집하고 통합하여 과제를 달성하는 과학기술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과학의 원리 그 자체보다 과학을 실용화하여 인간의 편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학 기술을 말한다. 엔지니어링의 기능적인 측면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프로세스 개발, 설계전 컨설팅, 기본설계, 실시설계, 기기·자재의 조달, 건설, 시운전, 기술지도, 운전관리 및 이에 관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roject management) 등을 망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엔지니어링 능력은 어떻게 향상되는 것일까?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엔지니어링도 곧,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엔지니어링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쓴다고 한다. 공과대학 2곳에 엔지니어링 전문대학원을 설립하여 2020년 까지 석·박사급 인력 2000명을 양성하고, 엔지니어링 관련 국제자격 소유자를 2020년까지 3만 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언 F. 맥닐리와 리사 올버턴은 '지식의 재탄생(Reinventing Knowledge)'이라는 책에서 "계몽운동은 서양 최초의 지식 시장과 함께 전문학교라고 부르는 지적 노동의 전문화를 초래했다"면서 에덤 스미스의 '국부론'에 쓰인 말을 다음과 같이 인용했다.
 "각 개인이 각자의 고유분야에서 점점 전문적으로 되어 갈수록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일이 이루어지며 그 결과 지식의 양이 늘어난다."
 스미스의 이론을 뒤집어보면 개인이 각 분야에서 전문화 될수록 국가적 현안인 일자리도 창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링 전문가는 통상의 학문과 기술의 습득만으로 육성되는 것이 아니다. 실무를 통해서 능력을 키우는 현장 중심의 OJT(on the job training)와 집합교육 형태의 OFF-JT(off the job training)를 원용(援用)해서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인재는 분야별로 전문성을 습득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세부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엔지니어링 전문가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아닌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이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