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 해 출근길에 눈이 많이 내렸다. 100년 만의 폭설이라고 한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백색의 서울은 아름다웠으나 길마다 거북이걸음이었다.
 아무튼, 올 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白虎)의 해라고 한다. 백호(白虎)- 생각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호랑이일 것 같다.

 백호(白虎)는 흰털을 가진 호랑이로써 동양권의 신화나 민화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백호(白虎)의 출현은 상서로운 현상으로 여겼다.
 <위키 백과>를 빌어 백호의 이야기를 소개 해 본다. 

 "백호(白虎)는 청룡(靑龍)·주작(朱雀)·현무(玄武) 등과 함께 하늘의 사신(四神)을 이룬다. 이들 4신은 하늘의 사방(四方)을 지키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백호는 서쪽의 수호신(守護神)이다. 서쪽에는 28수(宿) 중, 규(奎)·누(婁)·위(胃)·묘(昂)·필(畢)·자(觜)·삼(參)의 7개 성좌(星座)가 있는데, '묘'의 성좌는 호랑이가 다스린다고 한다. 일설에는 '삼' 성좌가 백호였다는 말도 있다. '시경(詩經)'은 백호를 의로운 짐승으로 보고 있는 반면 '인원비광경(人元秘框經)'은 흉신(兇神)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한국에서의 백호(白虎)는 풍수용어(風水用語)로 사용된다. 즉, 주산(主山)에서 오른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를 백호라 하고, 그 안쪽에 있는 것을 내백호(內白虎), 밖에 있는 것을 외 백호(外白虎)라고 한다는 것이다. 백호는 청룡과 대칭되는 것으로써, 좌(左)청룡·우(右)백호로 일컬어진다. 여기에서 용호(龍虎)는 혈(穴)의 호위(護衛)로 일컬으며, 용호(龍虎)가 서로 어울려 주변을 감싸 안음으로써 명당(明堂)이 형성된다고 믿는다.

 용(龍)은 본디 상상의 동물이지만, 호랑이는 실제로 우리의 산하를 누비던 산림의 왕이었다. 그러한 호랑이가 모두 어디로 사라지고 동물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호랑이는 일본 강점기 시절에 멸종을 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를 시켜서 호랑이를 마구잡이로 포획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小室直樹의 한국의 비극). 조선 총독부의 기록에 의하면 일본인은 100여 마리의 한국 호랑이를 일본에 잡아가 그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우리는 호랑이를 영물(靈物)이라고 한다. 그러한 호랑이를 죽이고 고기를 먹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베르너 J. 에글리'의 <시베리아 호랑이의 마지막 혈투>라는 소설에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
"일본, 미국, 한국 등 세계적인 목재회사들이 러시아와 손잡고 산림을 파괴하는 거야."
"이제 남아 있는 호랑이가 이 지구상에 400마리 정도뿐이야. 사람들이 심산유곡으로 쳐들어오다보니까 호랑이가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거야."

 소설 속의 주인공 '유리'는 아버지를 물어 죽인 호랑이를 죽이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다른 호랑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결심을 한다.
"호랑이를 죽인 사람은 결국 우리를 죽이게 된다. 호랑이의 발자취를 쫒으면서 나와 호랑이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하나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설 <시베리아 호랑이의 마지막 혈투>는 인간들의 한없는 욕심에 의해서 자연이 파괴되고, 서식동물이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더불어 호랑이의 존재는 야생동물들에게 긴장감을 높여주기도 한다는 삶의 법칙을 제시했다. 야생동물들이 경계도 잘하고 눈치가 빨라지며, 보는 것, 듣는 것이 예리해지는 것은 호랑이 덕분이라는 것이다. 호랑이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서 자기 스스로 위기의식을 고취시키기 때문이다. '베르너 J. 에글리'는 이러한 숲속의 질서를 '완벽한 원시적 자연'이라고 했다. 그러한 흐름을 깬 유일한 존재가 인간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이야기를 흘려듣지 말고 가슴 속 깊이 담아야 한다. 
 60년 만의 백호(白虎)의 해다. 부동산 신문 독자 여러분과 건설업계도 상서(祥瑞)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