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A 경제연구소 김점수 소장

정부는 지난주 서울ㆍ인천ㆍ경기 수도권 전역에 걸쳐 2009년 9월 7일부터 DTI(Debt To Income)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몰아닥친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부동산 정책기조가 부양에서 규제로 전환된 것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1년간 14조 달러(중국 1년 GDP의 4.7배)에 달하는 천문학적 유동성(流動性)을 중앙은행 화폐발행, 신용공여, 재정지출 등의 형태로 시중에 공급했다. 그 결과 중국은 08년 4/4 분기부터, 한국은 09년 1/4분기부터 경기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를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은 09년 3/4 분기 현재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있다.

지금부터가 문제다. 경제에 급한 불은 껐지만 지속적 안정성장을 위해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경제가 바닥에서 탈출할 때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먼저 상승하고 실물경제가 후행하는 속성이 있다. 즉, 경기 회복 초기에 과잉 자산인플레(부동산 버블)가 발생하게 되면 실물경제 전반에 돈이 스며들기도 전에 무리한 출구전략이 불가피하게 된다. 이 경우 경제는 회복하다가 다시 침체되는 Double Dip 현상이 발생하거나, 실물경제 회복이 L자형 장기불황 상태가 초래될 수 있다. 정밀한 출구전략(시중 과잉유동성 회수)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DTI 규제 강화는 국민경제의 지속적 안정 성장과 자산 인플레 속도 조절을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된 친시장적 완곡한 출구전략의 일환이다. 
DTI와 같은 금융규제는 시중 유동성 

  09년 9월 5일 런던에서 열린 G20(선진 20國) 재무장관회의에서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시행할 경우 국제적 공조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G20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금융안정위원회(FSB)의 지원을 받아 협력적이고 공조된 정밀한 출구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계경제 Double Dip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매우 적절한 정책방향이다. 그렇다면 올해와 내년 중에는 국민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과도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공격적 출구전략은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국경제는 이미 지난 1/4 분기부터 경기 바닥을 찍고 반등을 시작했다. 정책적으로 과격한 출구전략만 구사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도 2012년까지 향후 4년간은 대세 상승장이 될 것이다. 다만, 시장은 관성의 법칙에 의해 너무 앞서갈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적절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금번 수도권 DTI 규제조치는 시장회복 국면에서 1차 규제이다. 앞으로 시장과열이 재연될 때마다 필연적으로 2차, 3차 더 강력한 복합 금융규제 조치가 나올 것이다. 정책과 시장이 공조(共助) 체제를 이루어 지난 1년 간 세계금융 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냈다. 죽은 놈 살려냈더니 저 혼자 이익을 위해서 정책에 맞겠다고 덤비면 시장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 여론에 떠밀려 부동산 조세 강화란 극단적 정책으로 다시 회귀하지 않도록 시장이 자중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장이성(市場理性)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기적 지나친 시장과열과 급등을 우리 모두 경계해야 한다. 이는 모두에게 해악을 주는 반경제적(反經濟的) 투기(投機)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