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에서는 재건축 사업 시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20%이상 건설해야 하는 소형평형 의무비율은 유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작년 11.3대책에서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완화하기로 한 정부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규제완화를 기대했던 상당수 단지의 사업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주택규모가 대부분 중형 이상이고 10층 이상인 중층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경우는 용적률이 획기적으로 증가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들 단지들 중 일부는 사업진행 시 조합원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보다 더 작은 규모의 주택을 배정받을 수 있어 사업진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현재 소형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형평형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비율의 유지가 필요하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단지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기준적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재건축의 목적은 노후불량단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주택재건축에 대한 정책은 정말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인지를 판단하고 재건축이 필요한 경우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개인재산권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재건축으로 인한 주거환경 개선의 효과는 우선적으로 기존 거주자가 누려야 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재건축 기준연한의 단축이 무산되고 소형평형의무비율이 유지되는 등 서울시에서 나타난 재건축에 대한 정책방향은 재건축의 기본 취지를 살리기 보다는 재건축사업을 주택시장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에라도 기존 조합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투자대상 단지선정에 있어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용적률 상승이 크게 이루어지는 저층아파트의 경우 일반분양분이 많아 기존 조합원이 중형이상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으나 중층이상 아파트의 경우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단지의 평형배분을 확인하고 가급적 지분면적이 큰 주택에 투자해야 한다. 또한 중층이상 주택의 경우 조합원들이 배정받기 희망하는 주택규모에 따라 사업진행 속도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즉 조합원들이 대부분 중대형을 배정받을 것을 원하는 경우에 소형평형의무비율이 유지된 상태에서는 사업추진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 재건축 투자에 있어 수익성 악화보다 더욱 안 좋은 상황은 장기간 동안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서울시의 재건축 조례 시행은 정책실행에 있어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이와 함께 되면 투자자들의 분석능력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에 되었다. 이미 서울특별시를 중심으로 과거 공급촉진 정책으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공급된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이들 단지의 재건축사업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너무 시장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책보다는 재건축의 기본취지에 부합하고 예측가능한 안정된 정책의 마련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