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지구에서 촉발된 분양열기가 기존 주택시장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버블세븐 지역은 슬금슬금 가격이 올라가더니 예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특히 강남 재건축은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의 완연한 회복세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 부동산 시장도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중이며 중국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부동산도 가격회복을 시도중이다.
게다가 각국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탓에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곧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런 징후들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쓴데 힘입어 생산 활동이 상당히 호전되고 내수 쪽에서도 부진이 완화되면서 경기 하강세는 거의 끝났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총재가 지난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돼온 경기 하강의 끝은 선언한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문을 꼭꼭 닫았던 은행들도 대출 확대하기 시작했다.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상수지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낼 전망이다.

이런 상황들은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리기에 충분하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부동산 전문가들의 절발 가량이 부동산 시장이 바닥에 이르렀다고 답했고, 내 집 마련의 최적기도 올해 2분기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불과 1~2달 전만해도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부동산 투자 적기라고 판단했었다. 1~2달에 만에 부동산 투자 적기가 6개월에서 1년 가량 앞당겨 진 것이다. 투자자들은 마음이 급해질만하다. 이러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 영영 내 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경제용어가 ‘검은 백조(Black Swan)'이다. 모든 백조는 흰색이라는 인식이 굳어 있어 검은색을 떠올리 쉽지 않은 고정 관념과 전혀 다른 어떤 상황을 일컫을 때 자주 쓰인다. 즉 일반적 기대 영영 바깥에 존재하는 관측값 또는 극단값을 의미한다. 검은 백조의 존재 가능성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없다. 그래서 존재가 사실로 들어나면 극심한 충격이 동반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검은 백조가 발견될 지 모른다. 급격한 가격 하락과 상승을 거듭하면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극한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지만, 지금 상황은 여전히 디플레이션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실수요자 아니라면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검은 백조가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