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후반기부터 찾아온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인하여 부동산일반 매매시장 등이 꽁꽁 얼어붙었다. 재개발 재건축도 두말할 나위 없겠다. 그러한 가운데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자금이 갈곳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고 펀드도 박살났다.

그런 가운데 2008년 12월부터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2009년 최고의 재테크 수단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경매라고 강조하기 시작했고, 2월의 중순을 향해가고 있는 이 시점에 그 강조는 적중했다. 서울의 다섯 곳의 법원의 입찰법정에는 늘 많은 투자자 및 교육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오히려 경쟁률은 지난 2년간의 부동산 호경기 때보다도 더욱 높아져 여차하면 10대1이니 말이다. 다만 그 시절과 다른 부분은 입찰경쟁률에 비해 낙찰가율이 높지 않다는데 있다. 

이는 단순하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경매시장의 부동산의 가격이 과연 지금의 어려운 시장을 반영한 가격인지 다소간 의문이기 때문이다. 경매절차상 감정평가시점과 매각기일의 차이로 인해 감정평가액과 시세는 다를 여지가 많아 보인다. 지금의 낙찰가율이 비록 낮지만 이는 시세를 반영한 가격이라고 가정한다면 시세대비는 상당한 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많은 일반인들이 재테크의 수단으로 경매를 선호하면서 경매낙찰을 고대하고 있다. 물론 경매의 최대의 장점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고 모든 사람들은 믿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진정으로 경매가 누구나 쉽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경매투자에 합류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 재테크가 여차하면 독테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 매매인 경우에 매수인은 매도인과 계약을 하면서 그 부동산에 대한 권리적 내지는 부동산적 하자를 파악할 수 있다. 매도인은 이에 호의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명 내지는 도와준다. 최악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도 해준다.

그러나 경매는 그렇지 않다. 하나하나 세심하게 입찰자가 살펴봐야 하고 따져봐야 하고 확인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고 모든 책임을 입찰자가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가령 아파트를 낙찰받을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권리분석은 선순위임차인의 존재여부다. 그리고 선순위임차인이 배당을 받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왜냐하면 선순위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였거나 하지 않았거나 그가 배당받지 못하는 보증금은 모두 낙찰자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선순위임차인이라고 하면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서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을 의미한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 독자 여러분들은 말소기준권리와 대항력이 언제 생기는지를 알아야한다.

말소기준권리는 경매목적 부동산이 낙찰이 되었을 경우에 어떠한 권리들은 말소되고, 또 어떠한 권리들은 인수가 되는지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있는 것에는 6가지가 있다. 바로 가압류, 압류, 근저당권, 저당권, 담보가등기, 개시결정기입등기다. 이 6가지 권리중에 해당 경매목적물 등기부등본상에 가장 먼저 기입된 것이 그 경매사건의 말소기준권리가 된다. 

이후에는 대항력이 언제 발생하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임차인의 대항력은 주택인 경우에는 점유 즉 이사를 하고 전입신고를 하게 되면 그 다음날 새벽 0시에 대항력이 생기게 된다.

 그럼 결론은 여러분이 찾은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서 임차인이 먼저 대항력을 갖췄다면 그러한 임차인을 선순위임차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선순위임차인이 있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경우를 보자.

먼저 삼풍아파트 40평이 10억원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아파트에 홍길동이라고 하는 임차인이 전세 5억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점유하고 전입신고를 하면서 살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후에 근저당권이 설정되고 그 근저당권에 기해 임의경매가 시작됐다. 그런데 임차인 홍길동은 법원에 어떠한 배당요구도 하지 않았고, 이 아파트는 2번 유찰되어서 이번 최저매각가격이 6억4000만원이 되었다. 이때 삼풍아파트를 동경했던 나몰라라는 아주머니가 시세보다 3억6000만원이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매각기일에 6억4000만원으로 단독으로 입찰하여 낙찰받았고 나몰라는 너무 싸게 낙찰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쾌재를 불렀다. 과연 시세보다 싸게 받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앞서서 언급한 바대로 낙찰자는 선순위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그가 배당받지 못하는 보증금을 모두 인수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번 낙찰에서 낙찰자는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낙찰금 6억4000만원 + 선순위임차인 보증금 5억원으로 해서 모두 11억4000만원에 낙찰을 받은 꼴이다. 오늘도 어느 입찰법정에서는 이러한 실수를 저지른 낙찰자가 있을 것이다. 제발 권리분석에 만전을 기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