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안역 인근 테마상가 ’아이하니’

빚내 계약했는데 임대안돼 전전긍긍
개장 몇개월만에 폐업 상가도 생겨

지난해 초 동대문의 한방 쇼핑몰에 투자했던 박성우(가명, 50세)씨는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당시 분양업체 관계자가 투자금 8000만원 중 계약금 20% 약 1600만원만 내도 90만원의 임대수익을 보장 받을수 있고 중도금(2400만원)은 임대보증금(2500만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말에 덜컥 계약을 했다. 하지만 실제로 임대가 되지 않고 있고 계약금 포기도 쉽지 않아 결국 등기를 받았지만 오픈을 해도 활성화조차 되지 않고 임대도 나가지 않고 15만원의 이자만 나가고 있어 박씨는 하루하루가 늘 괴롭기만 하다.

테마상가 시대가 막을 내렸다. 

테마상가 투자 실패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투자자들은 약 1억원대의 원금 회복은 커녕 대출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는 이중고로 괴로워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테마상가 투자를 말리고 있다. 테마상가는 정체성이 없고 상권형성이 국한돼 있어 투자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개발업자의 사기행각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IBK 기업은행 김일수 부동산 팀장은 “테마상가는 처음 상권이 형성되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며 “매장구성(MD)이 자유롭고 상품으로 소비자의 눈을 현혹 시킬수 있지만 테마상가만의 정체성이 부족해 속빈 강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고객이 명품을 구매하길 원하면 백화점을 찾고 생필품을 원하면 할인매장을 이용하지만 테마상가는 다른 상가와 뚜렷한 차별화된 마케팅이 없다는 논리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이제 테마상가는 되지 않는다. 젊은 층은 옷을 구매하고 싶으면 백화점, 코엑스, 동대문을 찾지 동네 쇼핑몰을 찾겠는가”라며 “테마상가는 업종구성, 운영능력 부재, 지역별 공급과잉 등 많은 문제가 있는데 주변에 이곳에 투자해 실패한 사람들을 볼때마다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요즘 들어 테마상가는 대부분 번화가나 지가가 비싼 지역에 들어서 있지만 그 상권영역이 넓지 않고 그 지역에만 국한돼 있다. 취급품목도 의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그 의류도 중국, 베트남 등에서 수입해 상품경쟁력에서 떨어져 소비자층에게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보통 일반상가가 330㎡면적에 10개정도의 점포가 들어가 있다면 테마상가는 같은 면적에 40~50개 점포가 들어가 있다보니 여기서 수익을 보는 점포는 이중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상품 업종이 의류에 국한돼 있고 이 의류마저 중국, 베트남에서 수입해 품질이 떨어져 고객들이 찾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관리도 복잡하다. 백화점의 경우 소유자는 한 사람이지만 테마상가는 한 점포당 면적이 3.3㎡(1평)~9.9㎡(3평)이다보니 소유자도 약 1000명 이상으로 관리가 쉽지 않다. 또한 테마상가는 사후 관리 소홀, 입전지연 등으로 소송과 분쟁을 하더라도 소유자가 직접 책임지는 형태로 시간, 비용이 낭비될 수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테마상가가 문을 닫거나 영업조차 지연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테마상가 ‘P’는 역세권에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4월 개장한지 몇 개월도 안돼 문을 닫았다. 현재 영화상영관인 롯데시네마만 운영중이다. 

인천의 아이하니 테마상가는 이상종 전 서울레저그룹 회장이 이 테마상가를 2년 전 경매로 낙찰받은 후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이 테마상가는 시행사로 부도로 경매에 붙여졌다. 이 회장이 쇼핑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쓰고 현재 잠적한 상태로 200억원 상당의 투자금조차도 돌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