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이 떨어진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강남에선 몇억원씩 집값이 떨어졌다고 야단이다. 분당,평촌,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도 중대형을 중심으로 곤두박질할 기세다. 집값 하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세제개편안 등을 꺼내들고 있지만 부동산시장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것같다. 

종합부동산세의 분기점으로 작용하는 6억원짜리(공시가격 기준) 아파트는 어떨까?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6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연초보다 더 떨어지고 6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올랐다고 한다. 고가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상황이 반전됐다.
   
아파트 값이 6억원을 넘으면, 또는 부동산을 모두 합해서 6억원이 넘으면 연말에 종부세를 내야한다. 뿐만이 아니다.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못받는 것은 물론 대출받는데 제약이 따른다. 이런 기준으로만 본다면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게 되레 반가워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아파트 값은 어떻게 될까. 얼마전까지만 해도 확신에 찬 주장이 섞인 예측이 나왔지만 요즘은 쏙 들어갔다. 대신에 몇가지 시나리오에 바탕을 둔 조심스런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첫 번째로 정부의 규제완화와 함께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론이다. 지금은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경기가 바닥이지만 우리나라의 수출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경제가 다시 살아난다는 전제도 포함된다. 정부가 제대로 물가를 잡고 규제를 풀면서 성장에 속도를 붙인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 시나리오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다는 점도 뒤따른다.
 
그러나 요즘들어선 비관론이 더 고개를 든다. 설사 정부가 대폭적인 규제완화책을 내놓는다해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미 물가상승의 고삐를 통제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으며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우리에게 기회를 줄 정도로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파트값은 폭락에 가까운 거품빼기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양비론이다. 국내외 경제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지난 1930년대 대공황과 같은 극단으로까지는 진전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바탕에 두고 있다. 그렇다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지구촌 경제환경이 하루 아침에 걷히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래서 아파트값은 조금 더 하락하면서 숨고기를 거친 후 다시 회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아파트값에는 적은 않은 거품이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거품은 빠지는게 순리다. 우리 경제가 이 거품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급성장하면 모를까 그대로 안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호미로 막을 수 있을때를 놓치면 가래로도 못막는다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