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는 북쪽으로는 루마니아, 남쪽으로는 터기와 그리스로 둘러싸인 동유럽의 작은 나라이다. 국토는 한반도의 절반 크기에 불과하고 인구도 2000년 초반 800만명에서 2006년 738만명선으로 줄어들었다. 발칸반도 유일하게 평화적으로 민주화를 실현했으며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2007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수도는 소피아. 해발고도 550m 지점에 위치한 소피아는 도나우강으로 흘러드는 이스쿠르강의 두 지류가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배후에 산을 등지고 있어 경치가 아름답고, 푸른 숲이 우거진 공원이 많아 ‘녹색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도 가장 오래 된 도시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불가리아가 어떤 국가인지 잘 모른다. 워낙 멀리떨어져 있는데다가 우리나라와 별다른 이해관계도 없다. 불가리아에 살고 있는 한인이라고 해야 어린이를 포함해서 약 200명이다. 이러한 불가리아가 요즘 고급아파트로 우리나라에 상륙했다.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분양하고 있는데 가격도 2억~4억원(96~197㎡)선으로 서울에 비해 훨씬 싸다. 야외수영장에다 휘트니스센터, 바비큐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고급아파트이다. 뿐만 아니라 고급리조트도 함께 분양하고 있어 흥미를 더해준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자가 켜켜이 막혀있다보니 이제는 잘 알지도 못하는 불가리아까지 등장한 셈이다.

불가리아 부동산 시장환경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면 우선 외국인들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는 곳이다. 주택은 외국인도 자유롭게 소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1가구 2주택에 대한 중과세 부담도 없어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된다. 집을 사는 방법도 주택을 짓기 전, 개발계획 단계에서 투자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완공된 이후에 구매하는 것 등 다양한 편이다. 토지를 살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불가리아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구입하면 사실상의 보유가 가능하다. 오는 2014년부터는 외국인도 토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해놓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익숙하거나 국제적 감각이 뛰어난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만도 하다. 세금폭탄에 각종 규제까지 겹쳐있는 국내보다는 더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부동산 투자도 해외로 적극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부동산은 국가의 정책변화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도 국내에선 종부세를 완화할 것인가, 어떤 규제를 풀어야할 것인가 등등을 놓고 정부와 국민 모두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불가리아를 포함한 외국도 자국의 경제환경이나 시장상황에 따라 부동산 정책은 바꿔나갈 수 밖에 없다. 과열되면 조이고 냉각되면 풀어주는 냉온전략을 되풀이하면서 조화를 이루려는게 모든 국가의 기본 입장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그래서 움직일 수밖에 없고, 투자환경도 변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