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택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를 소화하기 위해 여러가지 유인책을 동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파트 값을 깍아준다는게 수요자들에게 가장 가까이 와 닿는 것같다. 아예 분양가를 내리는 것에서부터 중도금을 무이자로 융자해주는 것, 중도금 이자를 나중에 내도록 하는 것, 옵션품목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 계약금을 적게받는 것 등 분양업체가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은 모두 동원할 태세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혼란스러운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미분양 아파트마다 ‘특별분양’이라고 내세운 조건이 다르고, 같은 아파트라고 해도 규모나 층수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중도금 혜택도 복잡하다. 어떤 아파트는 몇 차례는 이자후불제로, 또 몇 번은 무이자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는가 하면 융자와 현금 납부가 뒤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가 아니고는 얼마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게 많다.   

아파트를 분양받고자 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선 “그래서 얼마가 싸다”는 결론을 쉽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심지어 분양이 되지않아 값을 내렸는데도 나중에 알고보면 주변의 입주 아파트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분양업체들이 지금 내놓고 있는 각종 금융혜택은 어떻게 하면 미분양 물량을 처분할 수 있을까 하는데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흙속에도 진주가 있는 법. 좀 더 가까이 다가서서 면밀히 살펴보면 괜찮은 물건을 잡을 수 있다. 아파트는 여전히 주거상품이자 투자상품이어서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금융혜택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우선 자신의 경제력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의 경제적 능력이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의 소득수준이나 지출규모 등을 감안해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다. 다만 뱁새가 황새 쫓아가는 형국이 된다면 투자수익은 고사하고 몇배의 고통을 감내해야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위치다. 그중에서도 개발호재가 가장 큰 고려사항이다. 현재는 교통도 불편하고 여건도 떨어지지만 5년후, 10년후 어떻게 변화될지 알아봐야 한다. 실수요자들로선 당장의 교통여건이나 주거환경이 물론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가 중장기 투자상품이라는 측면에서 볼때는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단지규모도 중요하다. 그동안 대단지 아파트가 중소규모 단지에 비해 더 값이 올랐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개발호재가 큰 대규모 단지라면 일단 절반의 성공이라고 봐도 좋을 듯싶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보면 분양받을 아파트가 사전에 조사했던 것과는 다를 수 있다. 새로운 길이 뜷린다고 했는데 자신이 살 집과는 동떨어져 있기도 하고 개발 이후에도 혜택을 받을만한 위치가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반드시 분양받을 곳을 직접 방문하고 현장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미분양 아파트는 청약 1순위까지 기다리지않고 분양받을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처럼 분양업체들이 갖가지 특별조건을 내세우는 것도 좋은 재료이다. 사전에 철저하게 분석한 다음 현장에서 분양업체와 추가 협상을 한다면 더 좋은 조건을 얻어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