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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수주300억 돌파와 동남아 건설업체의 추격

문윤홍 - 편집국장

2007년 12월 14일 (금) 00:00:00

문윤홍

"현재 계약을 기다리거나 최종 협상중인 해외건설공사가 20억~30억 달러에 달해 연말까지 300억 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의 수주고가 기대된다"
김대영 해외건설협회장은 올해 해외건설수주액을 이같이 전망하고 이는 개발형 투자사업 확대 등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급변하는 환경변화 속에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受注)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우선 엔지니어링 및 설계부문 기술력을 제고하고 인력개발 투자를 확대해 교량· 항만 ·발전 등 기업별로 특정 분야를 특화해야 한다. 또 선진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보완하는 한편 개발계획 수립능력 및 금융조달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한 사업추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대해 "아시아 개도국의 인프라투자 수요는 향후 10년 동안 1천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이중 70% 가량이 PF 형태로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급변하는 해외건설 시장 환경에 대해선 "건설시장다변화가 급속히 진행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중동 및 동남아 건설시장이 주력시장이었으나 앞으로 4~5년 내에 중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의 인프라개발 사업규모가 동남아에 못지않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입찰에 의한 단순 시공 공사를 주로 수주해 왔으나 이 분야는 개도국을 비롯한 현지 건설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발주방식도 투자형 개발방식이 전체 시장규모의 최고 60%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분야별 전문화 및 자금동원 능력 개발에 대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당면과제를 역설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월2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도심 한복판에 주상복합 ‘월드마크’를 분양하는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대형 건설업체 사상 처음으로 로열티를 받고 한국 브랜드를 수출하는 것이다. 단순 시공이 아니라 삼성증권·KB자산운용과 함께 벌이는 개발 사업이어서 대우건설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특히 해외부동산 취득 전면 자유화를 앞둔 데다 말레이시아가 최근 몇 년간 은퇴이민과 조기유학지로 떠오르고 있어 국내 실수요자들로부터도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이날 설명회에는 주(駐)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의 권상대 건설교통관이 나와 동남아시아 건설시장 현황을 직접 브리핑했다. 그는 한국 1위 건설업체인 대우건설의 말레이시아 주택사업 진출을 주목할 판한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동남아 건설시장 상황에 대해 “낙관하지 말라”며 냉정하게 진단했다. 동남아 건설업체들이 무섭게 치고 위로 올라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말레이시아 전체 수주액 가운데 한국 업체들의 수주 비율은 2003년 1.9%에서 2004년 0.04%로 떨어진데 이어 2005년과 2006년에는 2년 연속 ‘제로(0)%’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는 ‘콸라룸푸르 월드마크’ 등의 수주로 0%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진은 2000년대 들어 말레이시아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상당수 마무리된 측면도 있으나 그보다는 현지 로컬 건설업체들의 급성장이 주된 이유라고 권 건설교통관은 강조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건설업체들은 한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향상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은 엔지니어링 등 분야 기술력은 선진국에 여전히 뒤지고 강점이 있는 토목·건축분야에서는 현지 업체들의 도전에 부딪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엔지니어링 등 분야에서 차별화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어 연간 2억 달러를 수주하고 있고, 중국도 현지 업체들의 참여가 많지 않은 교량분야에 역점을 두어 수주량을 계속 늘리는 추세다. 권 건설교통관은 “한국 업체들이 엔지니어링 분야 등 동남아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는 영역을 독자적으로 개척해야만 동남아 건설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해외진출 42년 만에 연간 수주액 300억 달러 돌파를 기념해 12월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해외건설 진로와 미래’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앞으로 해외건설 연간 300억 달러 수주를 지속하기 위해 해외건설 진흥방안에 대한 논의와 건의사항 수렴 등의 절차도 있었다. 정부와 협회는 이러한 장밋빛 전망치를 서둘러 발표하며 자축행사까지 가졌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귀담아 듣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