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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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상생의 경제공동체 실현하자

문윤홍-편집국장

2007년 10월 16일 (화) 00:00:00

문윤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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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경제협력을 핵심 의제로 설정했다. 이는 파탄 에 빠진 북한경제와 새로운 성장 동력(動力)이 필요한 우리 경제에 기회의 공간을 제공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상생(相生)체제의 구축을 뜻한다. 더 나아가 분단의 고통을 안고 있는 남북이 공동운명체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길이 된다.
그러나 두 정상이 합의한 경협(經協)사업을 추진해 나가려면 크고 작은 숱한 걸림돌과 마주치게 된다. 당장 엄청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합의한 사업을 이행하는 데에만 10조원이 들어간다는 민간연구소 분석도 나왔고 본격적인 경협을 추진하면 10년 동안 60조원이 필요하다는 국책은행 보고서도 있다.
이렇게 엄청난 재원 조달을 비롯해 구체적인 경협 이행 방안을 놓고 소모적인 논란만 벌이다 중단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선 경협의 기본개념과 방향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앞으로 남북 경협의 기본 틀은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양측 경제가 실질적 이득을 볼 수 있는 ‘윈·윈 (win-win)전략'이 돼야 한다. 그동안 쌀과 비료 제공, 금강산관광 사업 등은 퍼주기라는 논란이 많았다. 따라서 단순지원의 차원을 넘어 남측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측의 자원과 노동력을 결합하여 경제공동체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하여 북한경제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고 개방경제의 구성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 우리 경제는 경제무대를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대하여 북방경제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
새 경협 논의의 걸림돌은 북한이 체제위협의 불안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과거 북한이 요구해온 경협사업에는 지원을 받아 자력갱생한다는 원칙이 깔려 있다. 식량과 비료 제공, 전력과 에너지 공급, 호텔과 식료품공장 건설 등이 주요 요구내용이다. 체제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협력 사업은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방을 수용하지 않으면 몰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경제다. 북한은 대외경제 예속을 경계하며 자기폐쇄정책을 고집한 결과 헐벗고 굶주리는 최악의 경제 상황으로 스스로 빠졌다. 북한은 아직도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따라서 상생적 경협에 대해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남북경협을 진행하는 데는 걸림돌도 많다. 북측이 경협이라는 명분하에 국내 기업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막대한 돈이다. 입장료(북한이 국내 기업에 북한 진출을 허용했다는 명목)다, 지원금이다 해서 북한 진출 계획단계부터 억대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북측 요구의 무리함은 북측과 사업을 전개하고 있거나 북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토로하는 불만이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 기업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북측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오히려 북측은 ‘적반하장’ 격이다.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북측 내각의 한 경제관료는 “그동안 남측 경협이 (큰 진전 없이) 말로만 이뤄지지 않았느냐”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남북경협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북한 경제 재건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다양한 경협 사업간 상승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북한의 낙후된 사회간접자본(SOC)을 개발하는데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도로, 항만, 철도, 공장부지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산업발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전력 및 석유공급과 통신시설의 확보는 절대적이다. 따라서 SOC투자가 남북경협의 주요 내용이 돼야 한다. 서울∼평양 고속도로 건설, 제2공단건설, 경수로 건설, 인터넷통신망 구축 등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다. 아직 북한의 산업구조가 단순하고 토지보상 같은 복잡한 재산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SOC 개발을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우리가 외국기업에 앞서 대북 경협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도 SOC투자가 중요하다. 김대중 정부 때 유럽 기업들이 이 분야에 깊은 관심을 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은 물론 싱가포르까지 적극적으로 대북 사업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남북 산업구조의 특성을 고려한 상호보완적 협력업종 개발이 필요하다. 한국은 기술과 자본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에 비교우위가 있는 반면 북한은 저임금 대량생산과 자원개발 등이 유리하다. 이런 차원에서 천연자원의 공동개발, 섬유의류, 인쇄 등의 업종을 협력 사업으로 우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개성공단을 종합도시로 발전시키는 등 주요 지역에 경제특구나 기업도시를 건설하여 장기적으로 남북한 경제격차의 해소와 지역균형발전을 꾀하는 전략도 논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발전을 하는 데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이다. 따라서 북한 노동력의 재교육과 훈련을 제도화하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에서 북한의 인력을 훈련시키는 인적교류의 필요성은 높다.
남북경협의 관건은 재원이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남북경협을 위해 60조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는 이 자금의 절반 이상을 증세(增稅)와 국채 발행 등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남북경협자금을 전적으로 제공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떤 사업이건 이윤 창출을 전제로 하는 민간자본의 참여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남북경협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용펀드, 해외차관 등 민간자금 조달이 주요 원천이 돼야 한다.
민간 기업들이 대북(對北)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초기투자나 위험손실 보전 등에 최소 지출을 원칙으로 하고 민간부문에서 자생적으로 대북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조세나 금융상 유인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뿐만 아니라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은 물론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온갖 법적,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해야 민간의 참여가 늘어날 수 있다. 남북 경협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도 국내 기업에 상업적 이익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북한이 국내 기업에 이익을 안겨주는 것이 곧 남북경협 성공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바탕이 되는 최선책이 될 수 있다.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정보가 원활하게 흘러야 하고 재산권 보호, 인간 사이 약속에 대한 신뢰감, 경쟁 장려 등이 보장돼야 한다. 이같은 논리가 바람직한 남북 경협의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당국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길을 열어 놓은 남북경협 사업은 차기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임기 말에 놓여 있는 노(盧)정부가 무리하게 서두르다 일을 그르쳐선 안 된다. 이는 민족의 공동번영과 직결돼 있다. 궁극적으로 남북이 상생하는 경제공동체 실현이 요구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