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건설 외길만을 달려온 정도를 걷는 건설맨을 만났다. 그는 말레이시아에서 선진공법을 배웠고, 한국에서 숱한 빌딩을 건설한 산 역군이다. 국가적으로 아름다운 건축물을 많이 만든 그는 건설업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희망했다. 건설은 국가의 심장이자 국가건설의 간접산업이기 때문이다. 숱한 신화 같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병찬-대림산업(주) 전무
	-말레이시아 사업본부 -건축시공기술사 취득 -현장 소장 -영업심사부 부서장 -건축사업본부 임원 -건축기획부, 설계부 담당 임원 -(사)한국리모델링협회 부회장 -리모델링사업부 담당 임원 -한국FM학회 리노베이션위원회 위원장 -건축기술사업본부 기술집행 담당 임원 -현, 건축사업본부 전무

-어떻게 건설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대학교 전공이 건축공학이었어요. 건축물에 대한 관심이 당연히 많았지요. 학생 때는 건축디자인에 관심을 가졌지만, 건설회사에 들어와서는 시공이나 관리가 적성에 맞았지요. 대림에 처음 입사하여 해외견적 업무에 전념하게 되었는데, 해외건축이나 시황서 등 예측하지 못하던 문제들을 풀어나갔지요. 해외견적업무는 물론 말레이시아에서 5년 정도 건무를 했는데 이 때 선진 해외기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선진건설문화를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 시기였죠. 자재구매나 현장업무를 통해 건설이 무엇인지 깨달은 시기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건설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건설은 역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 매력이 있습니다. 허허벌판에 길을 닦는다든지 거친 자연과 싸워서 인간이 극복하고 작품을 남기는 것이죠. 어려운 환경을 이겨나가 하나의 건축물을 완성했을 때는 대단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요. 특히 해외관리기법이나 자재, 외국인과의 경험 등은 근무하는 시기에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게 했지요.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고 중동붐이 일어났던 시기니까 경험이 없던 시절에 해외 나가서 일하는 게 큰 보람이었지요.

-현재의 시장과 향후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해외로 돌파구를 마련해야겠지요. 일반 건축물 보다 특수 건축물, 일반 도로 보다 특수 교량을 지어야 할 것입니다. 공장을 짓는 플랜트분야는 타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습니다. 엔지니어링분야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제2의 호황기지만 베트남, 중국, 카자흐스탄 등의 건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부동산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요?
국가 고유의 법규나 자금 등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쉽게 개발될 것 같지만 손해 보는 사업이 많습니다. 이유가 불분명하고 정산이익이 나지 않습니다. 안정된 룰이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개발 사업은 투기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건설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건설업은 개인대 개인이 하는 것보다 국가기간산업이나 아파트 등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초창기 때보다 어려운 시장 환경이지만 사회적 근무여건이 건설업에 부담을 느낄 정도입니다. 분양이 잘 되어도 부담이 되고 분양이 안 되면 회사의 손해가 막대합니다. 그래서 잘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입니다.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나 큰 정책은 시장논리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시하는 시선이 고쳐지지 않으면 반성이 필요하지만 순수한 비즈니스로 이해해야 합니다. 적당한 이윤창출은 기업활동의 정당한 비즈니스입니다. 이제 제가 30년을 대림산업에서 근무했지만 국내관리, 현장관리, 영업관리 등에서 선진화를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일본이나 미국과 경쟁할만한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는 무엇입니까?
사업적으로는 서울시내 주요 빌딩들을 성공리에 지은 게 큰 성공이었지요. 삼도물산빌딩같은 경우엔 24개월 만에 완공했지요. 원래는 사업성이 떨어지고 적자가 불가피한 경우였지만 퍼트시피엠공정으로 지하와 지상 공정을 완벽하게 해냈지요. 빌딩을 탑다운 공법으로 변형하고 첨단 공법으로 시도했지요. 직접 어려운 공법을 시도해보고 지금은 일반화된 공법도 처음 시도했지요. 리모델링협회를 처음 만들고 신축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활용공법은 외국은 주력시장입니다. 우리도 자원보호와 자연훼손을 덜 시키는 방법으로 건교부 등에 관련법규를 바꾸고 6~7년부터 리모델링협회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국가적으로 리모델링은 바람직한 사업입니다. 법령 등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리모델링을 쉽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100년 주택이란 말이 있습니다. 구조적 수명이나 사회적 수명공간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외국인들은 건물을 고칠 때 당연히 리모델링을 먼저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전통주택에서는 리모델링이 가능했습니다. 한옥을 계승시키지 못하고 10년 이후도 바라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니까?
기본적으로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해결할 문제를 내가 더 고민해야 되지요. 그 아젠다에 대해 고민하고 끝없이 실험해본다면 좋은 방법이나 아이디어가 솟구칠 것입니다. 엄청난 고민을 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죠. 일에 관심을 가지고 파묻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좋아 해야죠. 보람 있는 일로 여겨야 일이 좋아질 것 아닙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공사과정으로 재직할 때였습니다. 콘크리트 파동이 일어나서 현자에 공급이 부족했습니다. 그런데 밤 12시가 돼서 직원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콘크리트 인부들이 집에 가서 없다는 것이죠. 부랴부랴 직원들에게 전화해서 한 명도 불평하지 않고 밤새워 일해서 작업을 무사히 마친 경험이 있습니다. 동료 직원들과 같이 해냈다는 것에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또 삼도물산 건설 때 적자가 예상되는 건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불도저같은 도전으로 시공사나 저희나 새로운 이익이 남는 프로젝트로 성공시켰습니다. 건설업을 하다보면 쓰라린 기억도 많습니다. 리스크 관리를 최소화한다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대림산업 70년 역사에 30년을 근무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자부심이 있습니다. 존경받는 기업에 일조했다는 것이 더 큰 보람으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으십니까?
기술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품질로 저렴한 원가로 공급해야 할 것입니다. 사내 기술력이 뒷받침되어야겠지요. e-편안 세상 같은 경우엔 고객감동을 위한 고객의 삶 속에 니즈를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시공일 만 가지고 이익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 투자개발을 하는 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새로운 수요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평소 좌우명으로 생가하시는 것이 있습니까?
저는 아이들에게 네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라고 강조합니다. 너무 성공 지향적이거나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네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40, 50대가 되면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반드시 성취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전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설업이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는 분야가 되기를 바랍니다.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바로 잡고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존경받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산업에 기여하는 건설업의 정당한 기여를 평가받아야 한다고 것이죠. 해외에서는 국가적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으로 대접받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합니다. 회사 내에 있든 밖에 있든 건설업의 건강함을 알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자의 순수한 노력이 찬란한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