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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타결 ‘심도있는 검증’ 필요하다

이 계 안 국회의원·서울동작 을

2007년 06월 11일 (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14개월에 걸친 한미FTA가 4월 2일자로 타결되었습니다.
FTA를 적극 찬성하면서도 이번 한미FTA에 대해서만은 큰 우려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한미FTA가 대외적 그리고 대내적으로 가지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을 포함해 우리가 앞으로 체결해나가야 할 다른 나라와의 FTA에서 한미FTA가 기준을 설정할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는 FTA에 대한 국민적 합의 도출이 선행되어야만 한미FTA가 그리고 앞으로 체결할 모든 FTA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언론들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손해 본 장사이며, 밀실외교라고 비판도 거셉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이번 한미FTA 협상은 국민들을 찬성-반대로 나눠놓는 결과를 가져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미리 예견했던, 그래서 언론이 나눈 인위적 찬·반 구분에서 ‘유보’라는 모호한 범주에 포함되어버린 저이기에 이와 같은 국론 분열 상황이 초래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GATT, WTO 체제 아래서 수출을 통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이계안’은 이미 2년 전 월간 「현대경영」과의 인터뷰에서 “개방화시대에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적극적인 FTA 활용과 물류 시스템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속적인 내수침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이끈 것은 ‘수출산업’이었습니다. 지난해 연간 총 수출액 3000억 달러 돌파의 일등공신이자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현대중공업(주)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여, 또다른 대표적 수출기업인 현대자동차(주)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뒤, GE와 협상을 통해 선진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한 현대카드· 캐피탈의 초석을 놓은 회장이었던 저 이계안은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도 더 통상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개방에는 반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무조건이 아니라 ‘전략적 개방’을 해야하며, ‘전략적 개방’을 위해서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줄 것이며, 이를 활용해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러한 ‘전략적 개방’이라는 전제 아래 미국을 포함한 여러나라와 FTA를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나가야 합니다. 특히 한미FTA는 그 어떤 FTA보다 중요하고 그렇기에 그 어떤 FTA보다 신중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협상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협상’은 그 본질상 ‘주고받기’일 수밖에 없음을 누차 강조하였습니다.
한미FTA도 예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체결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국익에 부합하도록 하느냐, 피해가 불가피한 분야에 대해 얼마나 체계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했느냐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이러한 기초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한미FTA를 일거에 우리 경제를 일으킬 ‘Midas의 손’처럼 광고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입법부인 국회에마저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농업과 같이 FTA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될 산업 현장의 요구 사항도 사전에 철저히 파악하지 못하여 FTA 협상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임기 내 공적쌓기에 몰두한 것인지, 협상상대국의 법과 제도를 제대로 알고 있었는지 어쨌든 협상시한을 48시간 연장해가며 협상을 마무리하고는, 대국민담화에서 자기가 낸 시험문제를 자기가 잘 풀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현재 한미FTA에 임하는 정부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본인은 대한민국 정부가 왜 협상기간을 연장했는지, 구체적으로 연장된 협상기간 동안 무엇을 더 얻어냈고, 무엇을 지켰는지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앞선 지적과 요구는 계속해 나아갈 것이지만, 한편으로 이제는 한미FTA 타결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협상 과정도 중요하지만, 협상 후의 여러 가지 난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이번 한미FTA의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각 분야가 조금씩 흘러나오는 미확인 정보를 가지고 각자의 입장에서 손익을 계산하며 파열음을 낼 것이 아니라, 「국회」는 상임위별로 소관 내용에 대한 심도있는 검증을 통하여 국가 전체적으로 또 산업 분야별로 이해득실을 명확하게 가리고, 「시민사회」는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통해 국회와 정부를 감시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협상의 마무리는 물론 국회의 검증절차를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그리고 조속히 제공하는 한편, 피해 산업에 대한 보상이나 경쟁력 제고 대책을 수립해야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쳐가야만 상처입고 갈라진 대한민국을 다시 한 데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은 대한민국이 더 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할 것을 주장합니다. FTA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기회이고 또 도전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능력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충분한 대내협상, 협상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 내부갈등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없는 FTA 졸속추진은 이번 한미FTA 경우처럼 국론 분열 등 毒이 될 수도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정말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 싶을 때가 어쩌면 빠를 때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정부가 이제라도 국익을 대변할 수 있는 겸허한 자세로 한미FTA 협상타결 이후의 제도개혁, 피해부분의 보완 등을 포함하여 대내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국회 본회의 발언이나 각종 인터뷰에서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인용하는 Zero-Sum Society로 유명한 미국 MIT大 Lester C. Thurow 교수의 말로 글을 맺고자 합니다.
“뛰어드는 사람이 더러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항상 패배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