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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보석으로 만듭니다”

김영미 가나안 네추럴 대표 인터뷰 좋은쌀 만들어도 도정 잘못하면 영양가 파괴 친환경쌀 원적외선 쏘여 생명쌀 만들기 7년

2007년 06월 11일 (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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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news@renews

운명적으로 쌀과 극적으로 만나서 쌀로 인하여 피눈물도 흘리고 쌀로 인하여 삶의 목적을 갖게 된 것이 마치 숙명과도 같다는 김영미 사장은 자신을 소개할 때는 서슴없이 ‘쌀장사’라고 말한다.
“스무살이 될 때까지도 쌀이 밭에서 나는지 논에서 나는지도 몰랐어요. 하느님의 존재를 깨달은 것도 성인이 되어서 아버님의 갑작스런 운명으로 불교신자이신 어머님이 교회에 다니라고 권유하셔서인데 그 이후로 사는 일이 진지해졌고 쌀과 하느님은 제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되었어요.”
체구는 작지만 투명한 피부와 맑은 눈빛이 주는 강인함은 마치 금방 도정한 쌀 한톨과 그 모습이 닮아 있다. 무릎 위에 단정히 놓인 그녀의 파일 속에는 그녀만의 특별한 삶의 역사가 붉은 피 방울들로 인쇄되어 있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쌀은 보석이예요.” 쌀에 대한 김영미 사장의 표현보다 더 나은 표현이 있을까? 젊은 시절 보석에 매료되어 일본으로 건너가 보석디자인을 공부하고 보석공장을 차려 사업가로서 화려하게 인생을 장식하려 할 때 김영미 사장은 운명처럼 또다른 보석을 만난다. 일본의 쌀 방아기계를 한국 사업가에게 소개하는데 통역으로 나섰다가 차질이 생겨 그 기계를 전부 떠안게 되면서 쌀 사업에 끌려들어가게 되는 과정에 험난한 일들을 겪으면서 마침내 쌀 즉석 도정 전문업체인 미공방을 설립하게 되었다. 미공방은 지금의 가나안 네츄럴의 전신이 되었으며 미공방을 통해서 쌀 생산자와 쌀 구매자들의 인식의 변화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었다.
“어차피 떠맡게 된 쌀 사업인데 잘 해봐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어요. 저는 무슨 일이든 대충 하지 않아요. 쌀 사업을 하려면 쌀에 대해 모두 알아야겠다고 생각하여 정말 7,8년은 오로지 쌀에만 매달려 보낸 세월이었지요. 쌀이 생산되는 논이란 논은 안다녀 본 곳이 없고 농민과 소비자들을 알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공부했어요.”
김영미 사장은 저 땅끝 마을에서부터 철원 평야까지 걷고 또 걸으면서 농민들에게 선진 농법에 대해서 수많은 강의를 하고 지역 농협을 돌면서 농협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 농가와 미곡처리장을 견학하고 소비자들을 만나 친환경 무농약 쌀의 중요성에 대해 끝없이 설명해왔다. 쌀에 대한 그녀의 사명감은 너무나 확고하여 우리 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에 이를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무공해 쌀만으로는 외국의 수입쌀에 대적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기능성 쌀의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영미 사장.
“논에서 아무리 좋은 농법으로 쌀을 생산하여도 도정과정이 잘못되면 대부분의 영양가를 잃게 되요. 좋은 기계로 도정하는 것이 바로 원석에서 보석을 깎아내는 것이지요. 저희 가나안 네츄럴은 당진에 미곡처리장을 두고 일본에서 수입한 도정 기계로 쌀 건조 때에 40도를 유지하여 원적외선으로 저온 건조시켜 주문을 받는 즉시 방아를 찧어 하루만에 배달을 하기 때문에 영양 파괴가 거의 없고 맛을 좋게 보존할 수 있지요.”
가나안 네츄럴은 한국에서는 최초로 원적외선 건조기계를 도입하여 ‘원적미’를 생산하고 있는데 계약 재배된 친환경 쌀만을 엄선하여 벼 투입 과정에서부터 상온에 노출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여 원적외선을 투입하여 위생적 과학적으로 현미와 일반 쌀로 포장 완성된다.
‘0.1mm의 최고의 밥맛에 도전하라’는 제목으로 KBS 다큐멘터리에 소개되기도 했다.
포장은 박스 외에 종이 포대가 있는데 이렇게 멋있게 디자인 된 쌀 포대를 본 적이 없다.
2005년에 완공 된 미곡종합처리장은 공장 자체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2007년 예상 매출액이 350억원에 달한다. 공장 부지에는 공장 외의 건물이 더 있는데 그 하나는 우리나라 친환경 농산물 전시장 겸 홍보관이 계획되어 있고 또 하나 건물은 조립식 목조 건물로 식생활 체험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한 것이다. 또한 이 공장에서는 토종닭을 키우고 있는데 큰 축사는 닭들이 자유롭게 들판을 나다니며 풀을 뜯을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고 축사 바닥은 쌀겨와 쌀이 두툼하게 깔려 있어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축사 앞 뒤 터밭에는 칼슘을 뿌려두어 닭들이 풀과 함께 섭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유정란은 매장을 통하여 직접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공장을 빙 둘러 야생화를 키우려고 해요. 우리 공장을 찾는 사람들이 자연을 느끼고 자연 속에서 자유스러운 삶을 꿈꾸게 하고 싶어요. 앞 터에는 유기농 채소를 심어서 좋은 밥과 함께 차린 건강한 식탁을 대접하고 싶어요.”
김영미 사장은 꿈을 꾸고 있지 않다. 그녀는 자신의 꿈들을 실현하고 있으며 ‘달걀이 알에서 깨지면 생명이 탄생하지만, 밖에서 깨지면 죽음이 있다.’는 진리를 증거하고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사실 보약을 먹는 이유도 입맛을 찾아 밥 잘 먹기 위한 것 아니예요? 그러니 보약 먹는 대신 좋은 쌀을 찾아 먹으면 그게 바로 보약이지요. 소비자들이 좋은 쌀을 구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나안 네추럴의 원적미는 현대 백화점, 뉴코아 등에 입점해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품질 심사를 통과하여 품질 보증이 되었지만 김영미 사장은 이러한 중간 마진을 줄이고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기 위한 쌀가게 ‘미공방’ 프렌차이즈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는 분당 정자동, 김해점, 여주점, 잠실점에 가게를 두고 있는데 어지러진 쌀가게의 통념을 깨고 예쁘게 꾸며져 이웃 가게에서도 구경하러 오는 집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
“소비자 모두가 감시자의 눈을 갖고 우리의 먹을거리를 지키고 생산자 모두가 FTA의 장벽을 넘어설 의지로 농업의 기능화, 특화에 매달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쌀에 대한 김영미 사장의 신념과 열정과 진지함에서 벼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쌀밥의 고소한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쌀의 윤기를 볼 수가 있었다. 그녀의 기도의 제목에는 ‘원합니다.’가 있다.
농민을 돕는 기업이 되기를 원합니다. 고객의 건강을 돕는 기업이 되기를 원합니다. 적정한 이윤으로 보상하는 기업이 되기를 원합니다. 기업 이윤을 사회사업에 환원하기를 원합니다. 기업으로 나라를 돕기를 원합니다.
선진농법의 전도사이며 한국여성의 끈기의 표상인 김영미 사장은 아들 구정욱 (초등학교 2학년)을 영재로 키워 자녀 교육철학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그녀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글 변애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