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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함께 온 ‘맑은 생각 키우는 茶’

한국차의 유래와 역사

2007년 03월 14일 (수)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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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차가 최초로 전래된 시기는 백제 침류왕 때이다. 왕의 등극을 알리는 극사(고부 겸 등)를 중국 동진에 보내게 되는데 이 사신 행차가 돌아 올 때 서역 승려인 마라난타가 진나라에서 배편으로 함께 법성포구로 들어와 불갑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60~70년 전 일본 모로노까박사팀의 불갑사 현장 조사에서 50정보에 이르는 차밭이 발견됐다. 이 차밭은 1,700년 전에 조성되었으며 6.25직전까지 단차를 만들었다고 사찰측에서 주장했다는 내용이 <조선 사찰사>에 나온다.
이외에도 백제의 차에 대한 기록은 고흥 팔영산에 능가사라는 절을 아도화상이 420년에 창건했으며, 이 절이 천지 단차의 산지이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 백제 문화유산의 상실로 백제차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다. 그러나 일본의 백제승에 대한 기록에 백제에서 온 행기스님이 일본에 차나무를 심었다는 것으로 보아 이 때에 일본에 차가 불교와 같이 들어 간 것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직접 차가 전래 되었다는 설이 우세하다.
그 당시 불교와 차가 왜 함께 들어 왔는가는 중국의 불교와 차와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불교는 중국 고대사에서 외래문화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불교는 한대에 중국에 전입됐으며 진조에 처음으로 승려들의 음차 기록이 있다.
그러나 진조의 불교는 중국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으며 위진시대에 이르러서야 불교가 활성화되고 불교 경전이 늘어났다. 이는 ‘반야’를 내세웠기 때문이며 반야는 ‘선험적 지혜’라는 뜻으로 불교 다리(茶理)의 중요한 내용이 되었다
이때 승려들의 차 마시기도 시작되었으며 문인, 도사같은 사람들이 양생과 맑은 생각을 위한 수양으로 차를 마셨다. 중국 남북조시기에 각종 사상이 격돌하는 가운데 불교의 내세관과 인과응보설이 중국인의 불교확장에 원인이 되면서 불교는 크게 발전한다.
중국 당나라 전의 위나라가 낙양에 도읍을 정하면서 불교는 확실하게 중국화했는데 그 즈음에 이르러 우리나라 삼국이 다 불교와 밀착된 차가 들어 왔으며 승려들의 예불에 필수적 공양품이 되었다.
통일신라와 당나라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과 종교가 교류되었다. 또 당대의 과거제도로 인하여 시(詩), 부(賦), 사(詞)가 최고조로 발달된 때였으며 차 문화도 이와 함께 발달되었고 사회적 작용으로 드러났다.
통일신라의 음차 활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통일된 당나라의 안정과 경제, 문화발달이라 할 수 있으며 당나라의 차가 발달한 것은 과거제도와 불교교리 등 선종의 중국화의 영향이었다. 또 중국의 과거에 시, 부, 사가 과거시험 과목으로 채택되고 차에 관한 시, 부, 사를 많이 지어 문학과 차가 정신적인 결합을 이룰 수 있었다.
선종의 발달은 명승절경에 있었고 명승절경은 차의 생산에 적합하여 명차의 산지가 됐고 승려들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거처해 일반인들에 비하여 차 인구를 확산시킨 것이다.
이처럼 차에 도의 정신이 실린 것은 선종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선종다례를 의식으로 정리한 <백장청규>가 유가의 다례와 결합했다. 이러한 영향은 통일 신라에서 다례로 국가 종묘사직의 제사나 불단 예물로 쓰였으며, 승려와 귀족의 차 마시기 생활이 일반화 되었다.
왕이 신하와 승려들에게 차를 하사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차는 중국대륙에서 불교가 들어올 때 불가의 필수품으로 묻어 왔다.

■고려시대 ‘문인차 문화’ 활짝
고려 건국이후 종묘사직의 제사와 사신접견에 진차의례(進茶儀禮)와 야단법석의 대단위 불교 공양의식이 많았다.
또 태조 왕건은 국가 번영과 왕권확립과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연등회와 옛 고구려의 유민들을 포용하고 달래기 위한 팔관회를 개최했다. 이때 차는 물론 차와 관련된 음식 등을 준비했다.
고려시대 때 차와 관련한 가장 큰 변화는 문인차 시대의 서막이라고 볼 수 있다. 무신의 난으로 수난을 당하던 문인 김극기,이규보 등 대문장가들의 차 마시기 기록이 있고 임춘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순(紫荀)’과 ‘창(槍)’이란 단어를 썼다. 이규보, 고려 삼은(三隱)인 이색, 정몽주 등은 차를 철학적으로 풀이했으며 선비들은 찻자리 열기를 즐겼다. 이때에 최초의 국산차인 뇌원차의 기록을 볼 수 있고 사신다례가 있었으며 차가 크게 성하였음을 볼 수 있다.

■조선 불교탄압으로 차문화 쇠퇴
조선의 개국 이념인 유교로 인한 숭유억불정책을 쓰면서 불교의 탄압과 쇠퇴는 차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초에는 외국 사신 접대나 궁중의 의식다례를 고려 때와 같이 행했으나 점점 쇠퇴했다.
이목(李穆:1471~1498)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 책인 <다부(茶賦)>를 저술했는데 “차를 칭송하지 않으면 현인을 버려둠과 같기 때문에 의무로써 쓴다”고 그 동기를 밝히고 차의 다섯 가지 공(功)과 여섯 가지 덕(六德), 일곱 가지 효능(七效)을 기술하였다.
16~18세기 조선중엽에는 이진왜란 등으로 차문화가 급격히 쇠퇴했다. 19세기를 전후로 조선시대 차의 역사는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의 강진유배로부터 열린다.
유배시절 학문과 차생활의 관계 등은 ‘다신계’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다산은 직접 차를 재배하고 음다까지 실천하여 진정한 다인의 경지를 이뤘다. 또 초의선사와의 관계에서 초의로 하여금 유학에 대한 이해를 깊이 더하게 해 불학과 유학이 서로 회통하게 했다.
초의의 다서로는 <다신전>과 <동다송>이 있으며 그의 다도는 중정(中正)과 건영(健靈)으로 볼 수 있다. 중정은 중용에 들어있는 최고의 가치와 최고의 윤리가 맞아 떨어졌을 때를 말하는 것으로 차에서 색·향·기·미가 잘 갖추어졌을 때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또 건영은 잘 갖추어진 진차(眞茶)와 좋은 물인 진수(眞水)를 필수적으로 강조한 것이라 본다.
초의 선사의 다사(茶事)는 일생동안 몸으로 실천하여 좋은차를 만든 것이며 추사 김정희의 다선일미를 있게 하였다. 추사의 다선일미 사상은 당대의 선종에서부터 이뤄진 선종속의 다도정신으로 다도의 의경(意境)창출을 해 낸 공덕을 남겼다.
박화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