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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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변수와 부동산 변수

2007년 01월 10일 (수) 00:00:00

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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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정해년(丁亥年)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대통령선거와 부동산 문제가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동시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무엇보다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정치행사를 통해 새 대통령을 선출한다. 12월 대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대통령 후보자들과 정당들 간의 막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조기 정계개편마저 예고되고 있다.
범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인 고건 전 총리를 직접 비판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통합신당을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 일부에서 집단 탈당론과 함께 전당대회 무용론이 불거져 여권의 정계개편 흐름이 빨라질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의 탈당이 현실화하면 고 전 총리와 민주당, 시민·사회 진영의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여권 대선구도가 완전히 새롭게 짜여 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뚜렷한 대선후보를 갖지 못한 여당으로선 유력한 후보 찾기에 혈안이 돼 있어 갖가지 합종연횡(合從連衡)으로 인한 긴박한 상황에 돌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유력한 후보군을 가진 야당, 특히 한나라당으로서도 당내경선의 홍역을 치러야 하며 그 결과는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하지만 2007년 대선(大選) 상황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집권여당의 대선후보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의 집권여당은 일반적으로 한 명의 유력후보를 내세웠으며 2002년 대선 당시엔 소수의 후보군이 있었다.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정계개편의 진원지는 여당이 될 것이다. 여당이 내세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는 국민후보를 내세워 선거에서의 승리를 도모한다는 정치적 명분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후보결핍에 따른 고육지책(苦肉之策)이며 당의 통합성을 일시적으로 유지시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둘째, 유력한 대선 후보군에 한국정치 사상 처음으로 여성후보가 있다. 여성후보가 강력한 경쟁자로 나선다는 것은 한국사회가 그만큼 선진화됐다는 징표다. 선거에서의 투표결정은 그 후보의 자질과 정책에 의해서 판단돼야 한다. 하지만 막상 투표를 결정할 때에 두터운 남성의 벽을 허물 수 있겠는가하는 점이다. 이러한 전근대적 의문에 사로잡힌다면 야당 역시 분열의 진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선 결과에 대한 승복’은 정계에서 미덕으로 통하나 과거의 경험은 그렇지 못했고 경선이 치열할수록 미덕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유력 대선후보군에 정당을 갖지 않은 후보가 있다는 점이다. 한때 그 후보의 신당창당 가능성이 높았으나 현재 여당이 분열되지 않는 한 신당창당을 통해 당선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대선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안은 여권의 대연합을 주도하는 것이겠지만 이 역시 용이하지 않다.
이번 대선은 이런 점에서 그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혼돈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와 유사성이 있다면 인물과 권력중심의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새 병의 낡은 포도주’ 와도 같이 외형과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낡은 세력구조의 재편성 수준에 머물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계개편이 이뤄진다면 정책중심의 정치연합이 형성돼 합리적 정치세력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선정국과 맞물려 요즘 ‘반값 아파트’가 화제다.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반값 아파트’에 대해 정부와 여당에선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한나라당의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을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자 한나라당은 “정치적 흠집 내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 반값 아파트에 대한 여론은 어떠할까. 최근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62～66%에 달했다.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자들 중에는 30대(80.6%)와 월평균 소득이 250만～350만원(76.5%)인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실수요자들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값 아파트는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의 중간 정도로, 무주택자에게 내집마련의 선택 폭을 넓혀 줄 수 있는 방안이다. 물론 분양아파트와는 다르지만, 무주택자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집을 공급받을 수 있다. 이런 장점을 갖춘 반값 아파트는 주택공급을 다양화하는 관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고, 분양가를 내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표를 의식, 과대 포장해 국민에게 마치 집값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는 수단으로 인식시켜선 곤란하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 정부 정책이 미칠 변수들을 진단해 보면, 먼저 공급확대를 위한 인천 검단 등 신도시 확대정책에 대한 평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값 안정은 고사하고 주변의 부동산 가격을 더욱 앙등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개발계획은 초기 투자수요를 창출시켜 가격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낙후됐던 주변지역이 신도시 건설에 따라 팔자가 바뀔 판인데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신도시 건설에 따른 엄청난 보상금은 또다시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값을 올리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그동안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다음은 세금의 영향이다. 올해부터 1가구2주택의 경우 1주택을 팔았을 때 내는 양도소득세가 50%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한마디로 양도차익의 절반은 세금으로 내야한다. 이렇게 되면 종전보다 수익이 줄어들어 투자수요가 감소하고, 특히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양도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집값 상승 분위기에선 세금보다 상승에 따른 이익이 더 커 매물출하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 대상은 종합부동산세의 파급 영향이다. 지난 10월 이후 집값이 크게 뛰면서 종부세 영향력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시장이 조용해질 경우 종부세의 위력은 엄청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세저항이 커져 정치권에서 기준을 완화하려고 하나 정부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손대면 부동산 정책의 뿌리 자체가 흔들린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정부의 의지대로 갈 것 같다. 이 문제도 대선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토지 부문에선 외지인소유 토지의 양도세 강화가 가장 큰 변수다. 이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내용이지만 올해부터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내야하고 공시지가가 3억 원 이상이면 종부세 부과대상에도 해당돼 그만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개발수요가 많은 지역이야 걱정할 게 없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팔고 싶어도 거래 자체가 안 돼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대선정국에 따른 규제완화 바람이 언제부터 불 것이냐는 점이다. 초창기에는 현 정부의 정책의지가 그대로 지속되겠지만 시장이 안정되지 못할 경우 여야 할 것 없이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확대 정책을 주창할 게 분명하다. 표를 얻기 위해선 규제완화가 상책이기 때문이다. 집값이 불안한 상태라면 명분도 있다.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정당에서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면 그 약효는 먹혀들 공산이 크다. 하지만 잘못 건드려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다면 엄청난 파장이 예상돼 이 문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신도시를 비롯한 각종 개발 사업에 따른 20조 원 이상 풀리는 토지보상금의 향방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대부분 부동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토지주들은 그동안 부동산을 통해 재미를 톡톡히 봐왔기 때문에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이런 엄청난 신규 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 당분간 이런 자금이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릴 게 분명해 가격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다. 보상금이 서울 강남 등 주요 아파트시장으로 흘러들 경우 파급영향은 의외로 커진다.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면 이 분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엄청난 유동자금과 보상금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이번 대선에선 부동산 문제가 핫이슈가 될 것이다. 집값 폭등, 세금폭탄 등으로 전 국민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다. 반값 아파트를 비롯해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공영개발 등 부동산정책들이 설익은 채로 쏟아지면서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더구나 이를 둘러싼 논의가 정치적 주도권 다툼으로 변질되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그에 따른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당국자들은 신중하고, 유권자인 국민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문윤홍 전문기자(moonsj475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