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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아파트 정책 대안은 있나

불광제2구역 재개발조합장 김용진

2006년 12월 26일 (화)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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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은 말할 것 없고 정부에서도 ‘반값 아파트’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직 1년여가 남아있는 데도 때이른 대선전이 점차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는 말할 것 없고 정부에서 조차도 ‘반값 아파트’에 사활을 걸려는 형국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일단 민간주택에 대해서도 분양가 상한제를 채택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궁극적 목표는 ‘반값 아파트’를 성사시킬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당정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토지임대부 반값 아파트에 대해선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들어 소극적인 반면 열린우리당의 환매조건부 반값 아파트에 대해선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세차익을 공공이 흡수한다는 장점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환매조건부 아파트를 제안하고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평생 저축하여 내집마련하는 것이 소원이고 그렇게 마련한 집은 당연히 재산목록 1호이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이 나올 때마다 무주택자들의 내집을 마련해야 할 실수요 서민들은 참으로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이러한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말만 분양이지 환매조건부 아파트든 토지임대부 아파트든 별로 매력이 없는 게 사실이다. 비싼 토지임대료를 감안하면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크게 이득될 게 없듯이 환매조건부 아파트도 시세차익을 누릴 수 없어 부동산 상승기에는 이사조차 갈 수 없는 난처한 처지에 빠지기 쉽다.
또한 중대형 아파트 택지를 조성원가에 공급하더라도 현재처럼 채권입찰제를 실시한다면 실제로 분양가 인하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의 건물 값만 내고 땅값에 대해선 임대료를 낸다고 하는데 얼마를 내야 하는 지 불투명하고 땅값에 대한 손익계산도 불분명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국민들은 집을 단순한 주거공간으로 생각하여 우리처럼 투기 열풍이 심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집을 주거공간에다 재테크 개념이 포함돼 있어 기본적으로 이들 국가와는 인식차가 심하다. 게다가 요즘 지속된 저금리 현상에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돼 부동산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값 아파트가 이러한 우리 국민의 정서를 과연 바꿀 수 있을까. 반값 아파트 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일단 우리 국민정서부터 올바로 파악하여 세심한 접근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 수도권에서 택지만 확보한다면 어느 건설업체든 독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수도권의 택지 확보에 있으며 공공기관이 어떻게 적자를 줄이면서 싼 값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용적률 등을 높여 개발밀도가 높은 ‘반값 아파트’를 내놓느냐가 아니다. 개발밀도를 높이려면 도심에서부터 높이는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반값 아파트를 위한 택지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또다시 수도권 난개발을 부추겨서도 안된다. 난개발로 인하 교통체증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한국의 교통문화를 보면 도로 확장을 하여도 늘어나는 차 수요와 대형차량 선호추세로 인해 도로 점유율도 많아 주차난을 심화시킨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도 일본처럼 자동차를 중소형 차량을 선호하는 의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 차량 소유를 선호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매년 수도권의 주택공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20만 가구에 그쳤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또 다른 ‘공공 전세’에 지나지 않는 ‘반값 아파트’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수도권 택지 확보와 공급확대에 의한 정공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부동산정책은 국민의 기본 생존조건을 결정한다. 설익은 내용물에 화려한 포장만 씌워 국민을 현혹할 일이 아니다. 시장원리에 따라 그야말로 정합성(整合性)있는 정책 조합을 도출해 국민의 신뢰를 쌓으며 단계적으로 정책을 성공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