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후원 '부동산관련 세제강화와 하반기 부동산경기 전망' 세미나

  사단법인 대한부동산학회(회장 김정호)와 평택대학교(총장 조기흥)가 공동주최하고 부동산신문 등이 후원한 ‘부동산관련 세제강화와 하반기 부동산경기 전망’세미나가 9월 22일 오후 평택대 대학원동 1층 강당에서 열렸다. 오진모 관광개발연구원장(법학박사)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1주제(부동산 경기전망과 향후 부동산정책)=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2주제(부동산관련 세제평가 및 개선방향)=노태욱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3주제(BTL사업의 위험성 분석을 통한 효율적 사업전략-학교시설사업을 중심으로)=민창기 평택대학교 도시 및 부동산개발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주제발표 중 일반인들 관심이 높은 제1주제 이용만 한성대교수 ‘부동산경기전망과 향후 부동산정책’과 제2주제 노태욱 강남대 교수의 ‘부동산관련 세제의 평가 및 개선방향’을 요약정리해 싣는다.
                                            정리=왕성상 기자(wss4044@hanmail.net)

Ⅰ. 시작하며

 부동산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자본투자 중엔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포함하는 부분들도 상당히 있어 국민경제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로 계산된 수치보다 훨씬 크다. 부동산정책 목표와 수단들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동산정책은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다양하다. 부동산에 고유한 종합적 특성으로 정책수단들의 우선순위도 정하기 어렵다. 또 정책수단들의 파급효과로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성공적인 부동산정책을 위해선 부동산특성과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부동산의 어떤 특성이 정책수단을 비효율적이게 만드는지, 부동산시장의 어떤 특성이 가격에 기초한 시장메카니즘을 무력하게 만드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우리나라에선 어느 정권도 부동산정책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으나 부동산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부동산 이외의 다른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음에도 그 원인이 있다.

   나온 부동산대책들을 보면 부동산문제 해결을 위한 비책으로 자주 부동산조세가 사용돼 왔다. 그러나 대부분 부동산조세의 기본목적에 충실하기보다는 다른 정책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 본래 선언하고 있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부동산문제는 풍선과 같아서 어느 한 쪽의 모양을 바로잡기 위해 누르면 그 영향이 다른 쪽으로 쏠려 다른 곳이 부풀어 오른다. 부동산정책은 부분이 아니라 전체 모양을 염두에 둬야만 원하는 모양과 크기를 유지할 수 있다.

   문제해결은 정확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의 입지 고정성과 같은 물리적 특성 뿐 아니라 재화로서의 부동산이 갖는 경제적 특성을 동시에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정책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의 각종 정책은 ‘강남’이란 특정지역의 특별한 일시적 부동산현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많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지방시장이 특징이므로 한 지역의 문제가 다른 지역 문제와는 절대적으로 다른 까닭이다.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과 시간이 전제돼 있다는 것이다. 장소적 공간은 복제가 불가능하며 공급에 시간이 걸리므로 수요 공급이 균형을 이루기는 대단히 어렵다. 또 부동산금융과 투자에 관련되는 모든 것들은 미래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위험과 불확실성이 항상 전제돼 있다. 부동산정책도 그렇다. 특정장소의 문제를 일반화하거나 일반적인 것을 특정지역에 적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미래에 대한 사회경제적 예측이 잘못될 경우 어떤 정책도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부동산의 종합적 특성은 하나의 해결책으로 부동산문제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더구나 부동산정책은 다른 경제정책과의 관련성이 크고 또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커 특정문제를 풀기 위한 대책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선 부동산개발이 급속한 경제성장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부동산문제들도 불러왔다. 부동산투기와 부동산거품(bubble)에 대한 논쟁들이 이를 가리킨다. 이는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았고 정책수단들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데에도 기여해 왔다. 최근 부동산대책들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으며 조세저항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우리나라 부동산시장 특성에도 기인한다. 효율적 부동산시장에선 가격이 수요 공급을 조절하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은 항상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공급자-중심의 시장이어서 가격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이는 지속적인 정부개입의 빌미를 주어왔다. 공급자-중심 부동산시장의 폐해로 나타난 게 부동산투기다. 투기는 부동산값 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분배를 악화시켜 국민 삶의 질과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시장에선 가격이 신호등 역할을 한다. 그러나 값이 신호등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할 경우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 부동산시장은 부동산고유의 특성으로 ‘시장실패’가 나타나기 쉽다. 때문에 정부개입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부문이다. 그러나 시장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개입이 늘 성공을 거두는 건 아니다. 시장본질을 제대로 이해 못할 땐 본래 의도와 달리 ‘정부실패’로 끝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에 대해 수많은 정책실험을 계속해 왔으나 거의 실패해왔다. 정부실패가 이어져 온 것이다.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책당국의 이해부족도 한 요인이다. 부동산이 다른 재화와 다른 고유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인정 못하고 일반적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책수단은 다른 부문과 연관되는 파급효과가 많다는 것도 부동산정책의 실효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하는 정책수단엔 여러 가지가 있다. 시장실패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정책수단들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종합적이므로 하나의 정책수단으로 부동산시장 전체를 조절하기 대단히 어렵다. 또 부동산은 적절한 대체재가 없고 수요충족을 위한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것도 효율적 정책을 어렵게 만든다.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외부요인들이 다양하다는 것도 올바른 정책수단의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부동산 수요와 공급은 경제정책, 화폐정책, 조세정책과도 연계돼 있다.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 지속돼온 부동산대책들은 부동산시장에 대해 본질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여러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부동산문제를 단편적이거나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접근해 온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나라들에선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부동산개발에 따른 문제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시장을 보다 종합적 관점에서 보고 일반시장과 부동산시장 차이를 인정한다면 보다 효율적 대책들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강화된 부동산세제를 중심으로 하는 ‘8.31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았고, 1년이 지난 근자에 그 효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일부에선 부동산값안정 지속 등을 내세워 정책성공을 주장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수요억제와 원활한 부동산거래 실종을 들어 대표적 정책실패로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번 대책은 주로 부동산관련 세제에 중점을 뒀으므로 이번 논란은 다시 한번 부동산 관련 세제 역할과 기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Ⅱ. 부동산조세 기능과 역할

   조세는 수입을 올리고 경제를 안정시키며 자원, 소득과 부를 재분배하기 위해 부과된다. 소득원이자 부(富)의 한 형태인 부동산에 대한 조세는 일반적으로 소득과 부에 부과되는 모든 조세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조세들이 어떤 목적엔 강하고 다른 목적엔 약하므로 성취정도는 서로 다르다. 재산세는 수입을 올리는 데에서 효율적이지만 재산세액이 개인의 지불능력을 반영하지는 않기 때문에 소득균형재분배에선 그렇지 못하다.

   재산세를 중심으로 부동산조세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지방 자치단체의 수입원인 부동산조세는 많은 이점이 있다. 먼저 지방자치권과 책임을 촉진한다.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므로 재산세는 어느 정도 중앙정부로부터 재정독립을 가져온다. 게다가 매년 결정된 세율에 따라 지방에서 조달되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주민을 책임지게 만든다. 또 재산세에 대해선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수용된다. 재산에 대해 과세하므로 공평해 보이며 쉽게 이해되고, 형식이 간단하다. 평가된 과세가치에 대해 징수하므로 수입도 확실하다. 또 재산세는 피하기 어렵고 세율증가를 이유로 지리적으로 이동할 수도 없다. 행정적 이점도 있다. 일단 과세가치가 평가되면 쉽게 세금이 계산되고 추가수입이 요구될 경우 조정할 수가 있으며 수집비용도 적다.

   반면 여러 비판도  있다. 재산세는 시장가격을 왜곡, 장기적으로 소득재분배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인플레의 경우엔 경직성과 함께 조세기반의 편협성의 결과로 수입의 부력이 약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재산이란 단일 형태의 부(富)에 집중하므로 그림, 보석, 골동품 등 다른 형태의 재산으로 조세를 피해가게 한다. 또 재산가격상승이 과세가치에 반영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재산세는 역진적이며 불공평한 측면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소득의 높은 비율을 주택에 소비하는데 반해 부과세금은 납세자의 지불능력과 무관하다. 재산세와 이용서비스간의 직접적 연결도 없다. 그리고 세부담을 가장 낮게 지는 집단은 시장이 아니라 지방정부가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공급해 주도록 압력을 가한다.

재산세 조세기반

   일반적으로 재산세는 종가에 부과된다. 조세기반은 부동산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3가지가 있다. 순연가치, 자본가치, 부지가치가 그것이다. 각각은 서로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게 타당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세기반에 따라 세액과 형평성이 달라질 수 있어 비교가치가 있다.

   순연가치는 정해진 날까지 부동산의 합리적 기대 임대료수입에서 유지비, 보험료 등을 뺀 가치다. 시장에서 비슷한 부동산과 비교, 임대료를 계산할 수 있어 평가가 쉬운 장점이 있다. 반면 땅, 건물에도 과세되므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게 더 역진적 경향이 있다. 또 건물개량도 과세되므로 자본이 비과세용도로 움직이게 할 가능성도 있다.

   자본가치는 공개시장에서 부동산을 팔았을 때 부동산가치가 조세기반이다. 자본가치에 잠재용도의 가치가 포함될 경우 나대지와 미개발부지는 순연가치보다 더 많은 세금을 물게 돼 재개발이 가속되고 건물점유를 촉진하며 기존 부동산 활용을 자극할 것이다.

   부지가 현재 가장 수익적 용도로 이용될 경우 공개시장에서 그 부지가 갖는 가치에 대해 과세한다는 게 부지가치과세다. 이 경우 토지가치증가에 따른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어서 도덕적 지지를 얻고 있다. 이는 리카르도의 경제지대론에 기초하고 있다. 땅은 공급이 고정돼 있으므로 소유자행동이 아니라 수요에 따라 땅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부지가치과세는 수요-결정적(demand-determined) 가치에 대한 조세이다. 따라서 ‘자본이득’을 지역사회로 환원할 수 있는 수단이다. 게다가 공간적 이유로 부지공급이 고정돼 있어 조세는 공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경제지대 전부에 대해 과세할 수 있다.

   또 부지가치과세를 할 경우 땅이용이 활성화된다. 부지가치가 유일한 조세기반이므로 부지를 가장 수익적 용도로 개발하도록 동기를 유발한다. 도심나대지와 농촌주변 땅에 대한 투기적 소유에 대해서도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비용을 지불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부지가치과세는 여러 문제점도 있다. 경쟁에서의 가장 수익적 용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평가의 정확성과 획일성 확보가 어렵고 부지가치에 ‘희망’가치가 개입될 경우 실제 개발 때 모든 부동산에서 그 가치가 실현될 수 없어 이중계산 우려도 있다. 부지가치과세는 실현되기 전의 증가가치를 과세할 뿐 아니라 결코 실현되지 않을 가치증가에 과세하기도 할 것이다. 환경이 계속 바뀔 경우 부지가치평가가 잠정적일 뿐이란 점도 문제다.

   이에 비춰 우리나라조세는 명확한 조세기반을 갖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평가가치에 대해 과세하고 있으나 이 가치가 시장가격과 차이가 나 안정적 조세기반이 구축돼 있지 못하고, 이는 다시 정책수단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Ⅲ. 부동산조세 현황과 과제

1. 부동산시장과 부동산조세

   부동산시장은 특성상 정부개입이 불가피하다. 본질적으로 불완전경쟁시장이어서 정부개입이 정당화된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인·허가와 같은 행정적 규제 혹은 조세를 통해 부동산시장에 개입한다. 부동산조세는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하는 하나의 수단인 것이다. 부동산조세는 부동산의 어떤 가치에 대해, 그리고 부동산거래의 어느 단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개입의 정도와 수단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적용대상과 효과가 다른 까닭이다.

   부동산조세는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면서도 부동산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게 특징이다. 전자는 수입달성에 어느 정도 효율적인가의 측면에서 수단적 합리성이 판단돼야 할 것이다. 후자는 정책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는가가 중요 판단기준이 된다.

   정부는 부동산시장과열을 시장실패로 규정, 정부개입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정부는 부동산값 안정(부동산투기 억제), 경기조절, 사회정책을 이유로 부동산시장에 개입한다. 그러나 이들은 기본적으로 조세의 일반적 목적과 상충될 여지가 있다. 재원조달이 본래 목적인 조세를 국가정책목적으로 쓸 경우 조세평등, 헌법질서,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표 1> 부동산 조세의 목적과 원칙

조세의 목적	조세의 원칙
재원조달 사회형성 및 경기조절	-조세평등의 원칙 -정당한 추구 목적 -본래의 정책보다 효율적인 수단일 것 -목적과 수단의 관계가 비례적일 것

   정책수단으로서의 조세가 정당화되기 위해선 몇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먼저 추구하는 목적이 평등의 훼손을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 재원조달이 목적인 조세를 정책목적으로 사용하면 조세의 기본원칙인 평등원칙을 훼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조세는 원래 정책수단보다도 효율적이어야 한다. 사회경제적 목적의 조세는 국가가 사회 및 경제적 질서를 위해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보장된 자유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정책수단으로서의 조세는 이런 한계를 준수해야 하며 이런 한계를 벗어나는 건 법질서에 벗어난 것으로 봐야한다.

2. 부동산조세와 부동산정책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조세는 양면성이 있다. 일부는 순수한 의미의 부동산투기억제수단으로 볼 수는 없으나 실질적 조세평등엔 합치된다. 또 다른 일부는 실질적 부동산투기억제엔 기여하나 조세평등을 훼손한다. 이런 부동산조세는 전체 조세부담의 평등배분이란 목적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며 원래의 정책수단이 존재하는 경우엔 조세이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표 2> 부동산조세의 종류 및 비중

종류별	세목	비중
취득 관련	등록세, 취득세, 면허세, 상속세, 증여세	60%
보유 관련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도시계획세, 공동시설세, 사업소세, 자산재평가세	22.9%
양도 관련	양도소득세, 법인세특별부가세	17.1%

  조세는 평등배분이 중요하다. 부동산관련 조세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부동산관련 조세엔 부동산거래에 관련되는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와 부동산보유에 관련되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농어촌특별세, 지방교육세 등이 있다. 이들 중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은 재정목적 조세이므로 이를 부동산투기억제에 사용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재정목적을 넘어서는 경우 형평성 등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기억제를 목적으로 도입된 종합부동산세는 재산세 단점을 보완하고자 땅값차이에 따른 기초지자체간 세수차이를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따라서 재산세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조세는 모두 재정목적조세이므로 부동산투기억제에 사용될 경우 조세평등원칙이 훼손될 수 있을 것이다.

  2003년을 기준으로 부동산관련조세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가 외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내용적으론 큰 차이가 난다. 외국은 거래세보다 보유세비중이 절대적인 반면 우리는 거래세비중이 상대적으로 대단히 높다. 2003년의 경우 전체 지방세징수액 중 취득세가 16.6%, 등록세가 22.8%를 차지해 두 조세가 전체 지방세징수액의 39.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거래세는 시장기능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비율의 적정성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표 3> GDP 대비 부동산관련 조세의 비중

나라별	거래세	보유세	전체
미국	0.1	2.8	2.9
영국	0.5	3.3	3.8
일본	0.1	2.1	2.2
한국	1.8	0.5	2.3

(단위: %)

출처: 민태욱(2005), “부동산 관련 조세의 현황과 개선방안,” 2005 조세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 p.15.

  그러나 우리나라의 부동산보유세가 특별히 OECD국가들보다 낮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보유세의 과세근거를 응익과세, 즉 정부의 행정서비스제공에 대한 대가란 측면을 중심으로 보면 보유세부담과 제공받는 행정서비스의 양 및 질적수준과 대비해봐야 한다. 비교대상국들은 대개 교육 등 행정서비스재원으로 지방재산세를 쓰고 있고 지방세의 수가 10여 개에 이르지 않고 종류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노영훈, “부동산보유세의 국제비교,” 조세법관련학회 연합학술대회, 2005, pp.83-84.

 가격안정화와 같은 부동산시장대책 목적으로, 또는 소득이나 부의 재분배목적으로 부동산보유세를 강화하고자 할 땐 정책과세의 실효성과 그 부작용을 검토,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2000년 이후 부동산, 특히 집값급등을 겪었던 주요국들에서 부동산보유세 부담이 낮아서 가격상승률이 높았다는 실증적 근거는 없다. 보유세를 통해 부동산투기를 억제할 수 없음에도 지금까지의 시책들을 보면 가능성에 대해 맹목적 환상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나마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은 작고 단순한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더 강력하고 다양한 조세를 동원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더 커지고 복잡해진 시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데에도 비롯된다.

3. 8.31대책과 부동산시장 변화

  지금까지 부동산투기에 대한 대책들은 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종합적이고 경제적 대응보다는 손쉬운 부동산조세에 매달려 왔다. 이는 근자에 있었던 부동산대책들에서도 공통된다. 조세를 이용한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은 크게 3종류가 있다.

①실거래가 적용대상 확대, 세율인상, 1세대 1주택 요건 강화를 통한 양도소득세부담 가중이다.
②취득세, 등록세의 실거래가 적용대상 확대 혹은 중과세를 통한 거래세 부담 가중이다.
③과세표준 또는 세율인상을 통한 보유세부담의 확대이다.

이 대책들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거래위축이나 값을 하향안정화시켜 부동산문제를 풀고자 한다. 그러나 이 개입이 자연스런 시장흐름을 방해할 경우 새로운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8.31대책 후 나타난 시장변화가 그런 사실을 예시해 준다.

  8.31대책 후 부동산시장의 국지화가 심화돼 집값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위 ‘버블 세븐’지역 집값은 폭등한 반면 지방아파트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은 대책이 나오기 전 8개월 동안 12.7%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였으나 대책이 나온 뒤 1년간 오히려 14.1%나 올라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8.31대책 기간인 지난해 8월말~올해 7월 말까지 국민은행에서 조사한 전국 집값상승률을 보면 서울과 경기는 7%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부산은 -1.1%, 대전은 -1.5%, 충남과 전남은 각 -0.5%와 -0.4%로 나타나고 있다.

   또 양도세중과 등으로 규제가 강화된 땅시장은 거래가 끊긴 반면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 상가와 빌딩시장은 매물을 찾기 힘들 정도로 활황을 이루는 등 부동산종류에 따른 부동산시장 양극화도 나타나고 있다. 땅거래량에 대한 한국토지공사 분석에 따르면 2002년~2004년까지 매년 전년대비 10~20%씩 늘었으나 2006년 상반기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나대지에 대한 양도세율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땅시장침체는 더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부동산정보회사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역 일대 상가매매가격은 8·31대책 전에 평당 6,000만원~8,000만원 사이였으나 최근엔 9,000만원~1억 2,000만원으로 치솟고 있다. 이같은 시장변화는 부동산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대책의 경우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이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결정적 정부실패는 양도세가 너무 높아 유통의 꼬리를 차단, 부동산을 사고파는 기본적 시장기능을 마비시켰다는 점이다. 8·31대책 후 최근 집값이 하향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어서 장기적 안정세라고 속단하긴 이르다. 특히 지방엔 줄어들고 있던 미분양아파트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4. 수단으로서의 부동산조세의 문제

 부동산조세는 대부분 부동산투기 등 경제적 문제를 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조세는 경제적 목적으로 부과되므로 경제적 정책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만 본래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부동산조세가 여러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 어느 수준으로 조세가 이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전적으로 조세에만 의존할 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기본적으로 조세는 보조적일 때 더 수단적 합리성이 높아진다고 본다.

   조세는 재정목적조세와 사회·경제목적조세로 나뉜다. 재정목적조세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재원조달을 주목적으로 한다. 사회·경제목적조세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경제의 유도를 주목적으로 한다. 통상적 조세는 전자이나 현대국가엔 후자도 많이 존재한다. 재정목적과세는 납세자들에 대한 평등과세가 기준인 반면 사회·경제목적 과세는 기본적으로 불평등과세이다.

   조세를 필요재원의 확보를 넘는 정책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음에도 대다수 국가에선 조세를 정책수단으로 널리 쓰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사회경제적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다른 법률 및 정책수단들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조세는 추구하는 목적에 적합하고 효율적인 경우에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며,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되는 게 타당하다. 기본적 체제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도한 조세는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조세가 묵시적으로 개인들의 거주이전을 제한할 수도 있는 게 그것이다.

   현행 부동산세 중 본질이 호도되고 있는 것도 있다. 부동산세는 지방세제의 근간임에도 종합부동산세를 국세화하고 있는 게 그것이다. 이는 여러 문제를 불러온다. 전체 조세체계의 기본구조를 왜곡시킨다. 납세자는 동일 부동산에 대해 지방세를 내고도 9억원 이상의 부동산에 대해선 국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종합부동산세는 부동산경기과열의 진정과 보유재산간 공평과세 측면에서 타당성을 갖지만 조세평등원칙, 재산권보장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박훈, “현행 종합부동산세의 내용과 그 문제점,” 조세관련 학회 연합학술대회 발표 논문집, 2005, p. 56

   정책적 타당성에서도 문제가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2001년 하반기 이후 집값급등에 대한 대책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그 이후 부동산경기가 침체됐으므로 사실상 제도적 의미를 잃었다. 또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는 부동산과 다른 보유재산 사이에 불평등이 있다. 이는 부동산에 투자될 자금흐름을 다른 재산으로 돌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부동산값급등에 대한 8.31대책으로 종합부동세가 강화되면서 도입된 세대별 합산과세의 위헌에 대한 논란도 있다.

   정부의 부동산세제가 고소득층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도 사회적 통합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부동산값상승을 일종의 사회악으로 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부동산세제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값상승으로 세제상 불이익을 앞서는 경제적이익이 생기는 부동산값상승에 편승하는 세력은 계속 있을 것이다. 도덕적 설득만으로 경제논리를 뒤집기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부동산시장에서 공공과 민간 역할 구분이 엄격하지 않은 상태에선 부동산값 상승에 일일이 정책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시장기능을 더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다. 즉각적 대응보다 장기적 틀속에서 세제를 수단으로 사용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부동산세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정책의 일환이므로 시장실패가 확연한 부문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개입하는 게 타당하다. 그리고 개입방식도 직접개입보다는 간접개입으로 시장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 것이다. 지대식·최수, 부동산 관련 세제의 정비·개선방안 연구, 국토연구원, 2003. p.3.

Ⅳ. 부동산조세의 개선에 대한 제언

   조세는 각각 고유한 목적이 있다. 부동산조세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공공서비스공급에 충당할 수입이 목적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부동산조세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주로 부동산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온 것이다. 부동산조세가 경제적 문제해결에 동원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그 역할과 기능은 제한적이어야만 한다. 본래 목적과 상충될 수 있는 까닭이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시장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조세가 본래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고려돼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부동산시장은 불완전경쟁이 특징이므로 정부의 시장개입은 어느 정도 정당화된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을 대신해선 안된다. 불완전경쟁을 가져온 요인들을 없애고 완화시켜 부동산시장이 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역할에 그쳐야한다.

특히 부동산시장은 종합적이고 시간과 위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장이어서 섣부른 개입은 시장왜곡을 더 강화시킬 것이다. 전반적 시장조정자 역할 뿐 아니라 정부개입이 꼭 필요한 부분도 있다.

부동산시장엔 지불능력이 없어서 정부도움 없이는 참여가 불가능한 소득계층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부동산시장을 이분적으로 보고 정부개입도 이원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지불능력이 있는 민간부문에 대해선 불완전경쟁 요소를 완화하는 보조적 역할에 한정하고, 지불능력이 없는 공공부문에 대해선 보다 적극적 개입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민간부문의 시장기능을 침해해선 안 될 것이다.

   둘째, 정책목적을 분명히 해야한다. 부동산조세목적에 충실하는 게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조세는 재원조달이 목적이므로 부과대상과 세율 등은 지자체가 필요로 하는 재원과 맞춰 정해져야 할 것이다. 전국적 기준을 지역시장에 일률적으로 강제할 경우 기존의 자원배분 혹은 소득배분을 더욱 왜곡할 우려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세를 통한 시장개입은 보조적 목적일 뿐 아니라 시장개입을 위한 여러 가능 대안들 중 하나일 뿐이다. 부동산조세는 재정적 측면에서 긴 안목으로 접근해야할 것이며 조세에 대한 국민들 이해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셋째, 시장환경변화를 반영해 변화돼야 할 것이다.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변화가 부동산시장의 지방화를 들 수 있다. 현재 주요 정책수단인 부동산조세 종류와 세율은 전국적 시장을 가정하고 있다. 그라나 실제로는 부동산시장의 국지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어서 전국적으로 일률적 세제는 형평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그 효과를 거두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다음으로는 실거래가 중심의 시장정보를 들 수 있다. 부동산시장의 불완전경쟁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가 정보독점 혹은 오류다. 그런데 실거래값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춰지고 이에 맞춰 각종 부동산정보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다면 시장의 투명성이 강화돼 지금까지 나타났던 많은 문제들이 저절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장의 정부개입이 그만큼 줄 수 있음을 뜻한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시장개입은 범위와 시기, 수단이 중요하다. 정책방향, 목표집단과 정책수단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조세부담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부동산은 특성에서 일반재화와는 달라 일반경제정책과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파급효과에 대한 고려가 그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론 현재의 보유세강화와 거래세축소가 뒤따라야 시장기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보다 큰 틀의 맥락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조세수단 사용을 축소할 수 있는 시장환경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참고문헌
1. 한국세법학회, 2005 부동산과 조세, 조세관련학화 연합학술대회, 2005.
2. 민태욱, 부동산투기억제와 세금문제,“ 2004년도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춘계학술대회 논문집, 2004. pp. 37-48.
3. 지대식·최수, 부동산 관련 세제의 정비·개선방안 연구, 국토연구원, 2003.
4. 노태욱(역), 부동산경제학, 부연사,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