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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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외양간을 다시 지을 때이다

2006년 08월 18일 (금) 00:00:00

홍원표

지난 7월은 3호 태풍 ‘에위니아’의 내습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 에 엄청난 집중호우를 발생시켜 이 지역주민들에게 큰 고통의 시련을 주었다. 특히 7월 14일부터 20일 사이에 강원 인제 평창 지역에는 500mm내외의 집중호우가 발생하였다. 이 집중호우로 48명의 인명피해와 2,300여 세대의 이재민 및 1조 8천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한 여러 하천에 홍수가 발생하였다. 우리는 이 기간 동안 한강은 물론이고 한강수계의 남?북한강의 하천과 댐의 안전성이 시시각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또한 산사태에 의한 토사가 도로로 쏟아져 내려 강원도로 진출입하는 영동고속도로 등 모든 국도가 수 시간 내지 수 일간 교통두절이 되는 대혼란이 발생하였다. 이번 장마 중 집중호우로 인한 강우기록과 재해기록은 과거 40년 사이에 최고기록이 될 것이다.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본 이재민과 그 친지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위로의 마음을 서로 나누기 위하여 전 국민이 성금과 복구봉사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금은 고통스럽고 잊기 어렵겠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한이 있어도 다시 외양간을 수리하고 정상적인 생활로 하루 빨리 돌아가야 할 것이다. 만약 이를 게을리 하면 또다시 우리는 동일한 재해를 반복하여 당하게 될 것이다. 이번은 외양간수리에 그칠 것이 아니고 보다 튼튼한 새로운 외양간을 마련하는 마음 다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하여 이번 재해의 유형과 원인분석은 물론이고 이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만전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재해 중 홍수와 산사태에 의한 피해가 가장 크다. 홍수는 물을 잘 다스리지 못한 결과이고 산사태는 산을 잘 다스리지 못한 결과이다. 예로부터 치산치수는 국가를 경영하는 가장 기본철칙임을 또다시 확인 시켜주었다. 이번과 같은 홍수와 산사태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몇 가지 조치가 철저히 강구되어야 한다.
먼저 홍수는 물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각종 수리시설물을 축조함과 동시에 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자원관리씨스템의 전면적인 확충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2003년 이후 중단된 영월댐, 한탄강댐, 문정댐 등의 홍수조절용 다목적댐 건설도 재검토하여 조속히 추진하여야 한다. 지난 7월16일 오후 충주댐의 계획홍수위(145m)에 불과 90cm를 남겨 둔 상태에서 방류를 자재해야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으며 이를 계기로 댐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도시 내 배수로와 배수펌프장건설, 유수지확보, 하천제방보강, 하천폭확대 등 모든 수리시설물의 보수보강 및 증설을 적극 실천하여야 한다.
한편 산사태에 대하여는 지금까지 국도변 절토사면의 붕괴에만 신경을 써왔으나 이번 집중호우 시에는 주택배면산지의 산사태에 의한 피해가 크게 발생하였음에 주목하여야 한다. 따라서 도로절개사면은 물론이고 일반적인 산지의 안전성도 평소 조사하여 붕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 두어야 할 것이다. 위험한 사면이나 지역에 대하여는 각종 억지대책과 사방댐으로 토사 붕괴나 토석류를 막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겪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최근의 재해기록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모든 수리토목구조물에 대한 설계기준이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전국의 도로와 하수도등 기반시설은 대부분 5-10년 빈도 호우에 견디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국가하천은 100-200년 빈도 홍수를 기준으로 설계하고 있으며 지방하천은 50-100년 빈도 홍수를 기준으로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강우기록과 홍수기록으로 이들 기준이 현실과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1970-80년에 건설된 대부분의 다목적댐들은 하루 최대 511-777mm 강수량에 맞게 건설되었다. 그러나 2002년 태풍 루사 시 강릉지역에 내린 하루 877mm와 같은 강우가 소양강댐 유역에 내린다면 댐의 안정성은 매우 위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