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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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 속의 금리 폭풍

2006년 05월 30일 (화) 00:00:00

노영기

경제상황을 설명할 때 자주 3고와 3저를 들먹인다. 물론 3고는 경기가 어려울 때, 그리고 3저는 경기가 호전 될 때를 대변한다. 흔히 우리의 입장에서 3고는 고유가, 고금리, 원고(=저$=저환율)이고, 3저는 그 반대이다. 1980년대 중반 우리경제가 유사 이래 최초로 무역흑자를 시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저유가, 저금리, 원저(=고$=고환율)의 3저였음은 너무 유명한 사실이다.
최근 3고가 자주 등장한다. 우리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70$를 넘나들고 있고 100$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년 초에 1$ 당 1020원 이었던 환율이 중소기업 수출의 마지노선이라는 950원 대를 지나 930원 대를 경험했으며 자칫 800원 대까지 떨어 질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유가와 원고의 2고인 것이다.
나머지 1고는 물론 고금리이다. 현재 금리는 4% 대에 머물고 있어 아직 3고 운운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크며, 그 후폭풍은 우리경제에게 IMF에 버금가는 치명적인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3고 중 가장 다루기 어려운 1고이다.
우선 우리의 금리를 우리 입맛대로 관리할 수 없다는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우리 금리는 미국의 5%보다 1% 포인트 낮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1% 포인트를 넘으면 그야말로 달러의 대 이탈이 일어나 주식시장이 붕괴되고 경제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싫어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매우 어렵다. 8천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무역적자만을 놓고 보면 미국의 금리상승 추세는 오래가지 못할 듯하다. 금리 상승이 고 달러를 만들어 미국의 무역적자폭을 더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상승추세가 쉽게 멈추기는 어려울 듯하다. 미국과 세계의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문제가 더 급박하고 심각하며, 무역적자는 대 미국 무역 흑자 국들, 예컨대 중국, 일본, 한국 등의 통화가치 평가절상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먼저 가계부실이 걱정이다. 가계부채 550조원의 60% 이상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며, 이 대출 비중은 소위 버불7 지역보다 다른 지역이 크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부동산 부자들보다 일반 서민들에게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가계 부실은 내수위축과 금융부실을 초래하여 실물경제 붕괴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더욱 미국의 금리상승추세는 미국 경기를 둔화시켜 우리의 수출전선에 빨간불을 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경제는 그동안의 금리상승추세로 주택가격의 하락이 시작되었고 이는 곧 소비위축으로 연결될 조짐이다. 소비견인 경제구조인 미국경제의 위축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불경기는 중국의 경기위축을 부른다. 대 미국 무역의 가장 큰 흑자(2000억$)국인 중국은 최근 이를 완화해 달라는 미국의 집요한 요구에 위안화의 평가절상 대신 금리를 인상했다. 중국의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최근 부쩍 높아진 우리에게 중국의 경기위축은 그대로 치명적인 수출 타격이다.
금리 폭풍은 불고야 말 것이 분명하다. 최근의 주식가격 급락도 불길하다. 주택시장도 그동안의 무도한 정책으로 ‘공급정지-대기수요확대’ 라는 동맥경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언재 터질지 모르는 지뢰가 되어가고 있다. 거기에 지방자치 선거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우리 경제는 참여정부의 무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