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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시장 ‘부동산 직거래 장터’를 제안하면서

2006년 04월 20일 (목)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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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문화란 인지(人智)가 깨어 세상이 열리고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되는 일을 말한다. 문화생활은 경제적 풍요를 전제로 한다. 우리나라도 곧 국민소득 2만 달러시대를 열게 된다. 이미 소득 2만 달러시대에 진입한 선진 국가들의 경우를 보면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전원생활을 향유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주거공간을 차츰 도시 외곽으로 벗어나고픈 욕구가 강해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쾌적한 자연 환경을 찾아 도심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요즘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참살이로 대표되는 ‘웰빙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흔히 웰빙하면 먹거리나 다이어트 등만 생각하기 쉽지만 자연환경이 좋은 주거공간도 들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전원주택이 재조명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지금까지 일부 여유 있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을 ‘주말농장’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활성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원주택은 부동산 시장에서 여전히 미개척 분야라 할 수 있다. 부가가치 창출의 여지가 많다는 의미다.
정작 전원주택의 보급이 활성화되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되고, 인구 및 차량 등 서울.수도권의 집중화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화돼 근본적인 ‘생활의 질(質)’ 개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214개 도시 중 89위에 불과하다. 국제컨설팅업체 머서 휴먼 리서치 컨설팅(MHRC)이 얼마전 발표한 ‘2006년 삶의 질 평가’에서 서울은 83점을 기록, 지난해 공동 90위에서 한 계단 오른 89위를 기록했다.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3위는 스위스 취리히와 제네바, 캐나다 벤쿠버라고 한다.
현재 서울의 인구는 1300여만 명. 도시기능 유지와 교통.환경 등을 고려할 때 적정 인구의 수는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700만 명 정도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인구분산 정책이 실효(實效)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역대 정부는 서울.수도권의 과도한 인구집중을 억제하고 이를 분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쳤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왜 그럴까? 부실한 대책에다 이를 형식적이고 인위적으로 분산하려는 정책들만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경제.문화.교육 등 주요 기관과 편익시설들이 모두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들어서도 이를 심각히 인식, 서울의 인구분산 정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행정수도 이전이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추진 등이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계가 있고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금까지 전원주택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전원주택의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로 주말에만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주5일 근무가 보편화되지 않은 데다 주말에 집중되는 교통체증의 심화로 서울 도심 밖으로의 나들이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우선 서울 인근 경기.수도권 일대에 전원주택 건설을 활성화해야 한다. 전원주택이란 “도시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도시계획구역의 지역에 도시의 평소 주거환경에서 벗어나 최대한 약 2～3시간 이내의 소요 거리에 위치하면서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과 함께 수변(水邊)이나 전(田), 답(畓), 야산 등을 배경으로 한 자연환경이 양호한 농.어촌이나 산촌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전원적.목가적 분위기의 주택을 상시(常時)거주 또는 주말이나 휴가기간에 이용할 정기 거주 목적으로 건축한 단독, 연립, 빌라 및 아파트형 주택”으로 정의돼 있다. 지금까지의 전원주택은 주로 주말이나 휴가기간에 이용할 목적으로 사용됐으나 앞으로는 ‘상시거주형’으로 전환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서울의 인구집중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최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변화, 교통체증으로 인한 출퇴근 시차제 도입, IT(정보기술)로 대표되는 정보산업의 발달로 재택(在宅)근무 확산 등으로 전원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물 맑고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 살고 싶어도 출퇴근 시간, 거리, 주변 생활편익시설 및 문화.레저시설의 미비, 교육 여건 등을 생각하면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고속화도로, 외곽순환도로 등 서울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도로망이 확충되고, 철도의 복선화 및 서울～수도권 경전철 건설 등이 확충되면 교통 여건은 현저히 개선될 것이다. 자유로와 연결된 파주.문산, 동부고속화도로와 연결된 포천도 막히지 않으면 서울 도심까지 1시간, 광주.이천도 중부고속도로를 통해 강남까지 1시간 거리다.
특히 양평.용문.파주.문산.포천 등은 중앙선, 경의선, 경원선이 복선화되면 기차로 서울까지 출퇴근할 수 있으며, 파주나 문산은 지금도 자유로를 통해 1시간 남짓이면 도심까지 진입할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도 도로 교통체증이 심해 출퇴근 시간에 2시간씩 걸리는 곳이 허다한 실정이다. 오히려 지역만 잘 선택하면 서울에 사는 것보다 출퇴근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용인.양평 등은 강남까지 1시간권이고, 김포.파주.문산 등은 여의도.영등포 등지까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린다. 포천도 동부고속화도로를 타면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신도시가 생겨나고 수도권 전철망이 확대돼 새로운 부도심이 형성되면서 생활권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주차난과 교통체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대형 유통센터도 점차 외곽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굳이 서울 도심에 진입하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별로 관광레저단지 개발이 활성화되어 도시와 농촌 간 문화적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오히려 번잡한 도시보다는 여유 있게 휴식과 레저를 즐기면서 쾌적한 주거환경 속에 살 수 있는 전원생활이 크게 각광받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교육제도 개선으로 고교성적과 생활기록부 중심의 평가제가 실시되고, 지역마다 사립명문 중.고교 출현이 예상되므로 서울이나 강남만을 선호할 이유도 사라질 것이다. 이미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학벌 중심의 사회가 아니라 전문 기능을 중시하는 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굳이 명문고교, 명문대학을 선호할 이유가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지금 올인(All-In: 모두 걸기)하고 있는 강남의 부동산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이제부터 ‘부동산 직거래 장터’에 관해 논하겠다. 이는 필자가 오래전부터 구상해온 바, 획기적인 선진거래 제도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거래시스템은 크게 개선돼야 한다. 차제에 우리나라도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보편화 돼 있는 에스크로우(Escrow: 미국에서 100년 넘게 부동산 권리 보험과 함께 발달되고 실시된 부동산 거래제도)나 전속중개 제도 등을 정착시켜 부동산 중개 및 거래시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선 정부가 전국 최대 50만개 지역의 용도별 부동산 거래시세를 인터넷에 올려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의 부동산업자들은 가격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구체적인 시세를 알고 있으나 이 정보가 일반 소비자에겐 공개되지 않는 만큼 거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그 동안의 지적을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국토교통성은 우선 법무성에서 부동산 등기부와 관련된 정보를 넘겨받아 부동산 취득자로 등록한 사람 전원에게 설문지를 보내 구입가격을 조사하기로 했다. 회수된 조사표에 대해선 해당지역 부동산 감정사가 기재 내용이 실제 물건과 맞는지를 정밀 조사한다. 일반 소비자는 전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해당 지역 지도를 찾아 알고 싶은 지역을 클릭하면 해당 지역의 거래가격이 표시된다. 면적과 용도구분, 팬션의 경우 층수와 지은 지 몇 년째인지 등도 표시된다. 다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주소는 거리나 교차로 이름까지만 공개하기로 했다. 과거 1년분 거래정보까지만 열람할 수 있다. 이처럼 선진국에선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는 외국의 제도를 무조건 그대로 도입할 수는 없다. 여기 필자의 제안을 잘 살펴보면 그러한 문제들을 쉽게 해결할 수 있고, 한국의 부동산 거래시장의 판도를 일거에 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는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의 제안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필자가 직접 시행.운영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검증된 시스템이다.
모든 거래가 다 그러하겠지만 부동산 시장도 ‘사는 사람(Buyer)’과 ‘파는 사람(Seller)’으로 구성돼 있다. 즉,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구매자 시장(Buyer's Market)과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으로 형성되면서 거래가 성립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선 이런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부 특정한 사람들이 부동산 시장을 과점(寡占)하고 있는 게 사실이고, 투자 보다는 투기를 쫓다보니 공정한 룰(Rule)에 의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된 이면에는 정책당국, 일부 부동산 투기꾼과 이들과 야합한 중개업자 등 모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필자는 부동산 거래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이 바로 ‘부동산 직거래 장터’라고 생각한다. 현재 인터넷상이나 생활정보지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부동산 직거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필자가 제안하는 ‘직거래 장터’는 우선 경제 일간지와 무료 광고 계약을 맺어 매물에 대한 물건설명 및 사진과 함께 게재한다.
지면은 매일 4면 정도 배정받아 올 컬러로 제작할 예정이다. 그렇게 제작된 신문을 보는 독자들 중에 매수자는 누구나 자기가 매수하기를 원하는 지역의 매물 사진을 보고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매도자 역시 자신의 매도 물건을 지면에 공개함으로써 쉽게 매매를 성사시킬 수 있다. 광고료는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매도자.매수자 모두 비용 부담이 없다.
물론 현재 온라인상(인터넷이나 TV 홈쇼핑)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데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거래에도 적지 않은 문제와 한계가 있다. 부동산 물건의 내용이 상당수 검증이 되지 않아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동산 시장의 주 고객층인 40～50대 중년층은 여전히 온라인 보다는 오프라인에 더 익숙한 세대다.
이들은 경제 운용이나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돈 되는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갈 세대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정작 정확한 투자정보나 매물을 쉽게 찾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이 직거래 장터가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준다.
또한 경제 일간지는 이제 온 국민의 필독 품목이 돼 있고, 특성상 부동산 광고효과는 매우 높다. 가정에선 요즘 재정 운용자가 대부분 주부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타깃으로 해서 월간여성지에도 부록으로 이를 게재할 계획이다. 월간여성지의 구독층은 주로 중년여성들이다. 여성지는 정기구독자도 많지만 주로 금융기관이나 미용실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도 많이 비치돼 있어 광고 효과 역시 높다. 또한 월간지는 게재된 매물을 한 달 내내 볼 수 있어 일간지와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가정에서 경제권을 쥐고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경제지와 여성지를 선택하여 광고 효과가 큰 두 매체와 섭외가 이루어진 상태다. 미국이나 일부 선진국에선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필자가 제안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필자는 이미 20여 년 전에 모 종합일간지와 제휴해 ‘부동산 정보 센터’를 직접 시도해 본 경험이 있고, 이후 또 다른 일간지와도 손잡고 일하는 등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제안하는 내용도 그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그 당시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필자가 직접 이를 구상, 제안해 성사시켜 한국 부동산 유통시장의 문화를 바꾸어보려고 노력한 바 있다.
결국 언론매체 광고를 통한 부동산 거래제도는 지역 중개업자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블루 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 차별화와 저비용을 통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경영 전략)이라 할 수 있고 현재 과열 경쟁, 투기를 조장하는 탈법.변칙 거래 등으로 혼탁해진 부동산 시장의 거래질서도 크게 개선되리라 확신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도 강남 부동산시장만 잡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선진 거래제도의 도입이라는 면에서 필자가 제안하는 이 제도를 적극 권장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우선 경기.수도권을 동서(東西)로 나누고 이를 다시 20개 권역으로 세분화한다. 1곳에 1～2명씩 30여명의 직원을 두고 신문에 게재된 광고 지면을 배포한다. 고객(또는 독자) 입장에선 신문도 보고 광고를 통해 부동산거래 정보도 입수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물론 신문사 입장에선 부수 확장의 효과가 있다. 단, 이는 사무실 없이 운영한다. 누구나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경비를 들여 사무실을 둘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사업에 동참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얼마간의 보증제도를 둘 생각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사업전략이다.
만일 이렇게 해서 사업이 잘 되면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결국 전국을 상대로 한 거대한 부동산 직거래 장터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 국민이 이 직거래 장터에 오면 원하는 부동산 매물을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이것이 활성화되어 확산되면 우리나라 최초 전국규모의 새로운 중개 모델이 생기는 것이다. 나아가 이를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연결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거래 시스템을 이용한 중개영업을 할 수 있는 중개법인과 영농법인의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

김종후 한국사학경영연구원 원장(kch05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