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8 일 17:59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주택시장과 고무풍선

2006년 03월 28일 (화) 00:00:00

홍원표

8.3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이후 정부의 주택정책을 보고 있으면 고무풍선을 두 손으로 꽉 눌러 무리하게 줄어들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고무풍선은 정부의 의도대로 잘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월래 고무풍선의 특성상 한 쪽에서 압축력을 받게 되면 두 손사이나 손가락 사이로 고무풍선의 일부가 빠져 나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강력한 힘으로 계속 누르게 되면 결국 고무풍선은 터지게 될 것이다.
마치 요즈음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발표하여 안정화시키려면 잠시 주춤하여 안정되는 듯 보이다가 곧 바로 각종 편법과 요령으로 대책을 피해가서 또다시 주택시장이 교란되고 마는 상황과 유사하다.
그동안 강력한 고단위 주택정책에 의해 주택시장은 안정되어 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주택시장이 안정된 듯 보일 때는 그 진위여부에 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 지금 설령 안정된 듯 보여도 장차 닥아 올 주택폭등에 앞서 에너지축적을 위한 여건조성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확실한 주택시장의 안정을 얻지 못하면 언젠가는 다시 시장이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이다.
현재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수요억제정책은 주택시장에서의 수요공급에 대한 균형을 무너트리게 되어 언젠가는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또다시 도래할 요소가 다분히 있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에서 다룬 주요 내용 중 주택공급의 일부 정책과 세제 부분은 신규주택의 구입과 주택의 매매를 상당히 위축시키는 정책들이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는 판교지역 공공택지 내에서 민간기업이 공급하는 공동주택에 대하여서도 무주택자만 주택분양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주택시장의 위축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정책의 제일 큰 부작용은 주택수요를 여러 가지 조건으로 제한함으로서 주택분양의 참여율이 낮아지면 민간주택의 신규공급이 눈에 띠게 줄어들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채권입찰제, 10년 의무보유제도, 매각 시 주택공사에 재매도해야 하는 등 고단위 처방이 많아 주택분양이 제대로 성공할지 걱정되는 면이 있다.
또한 세제강화로 기존주택의 매매도 상당히 위축될 것이 예상된다. 양도세의 강화는 결국 주택을 팔지 않을 부작용을 낳고 보유세의 강화는 다주택보유자가 적은 평수의 주택을 먼저 매각 하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강남의 여러 아파트단지에서는 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주택을 팔지 말자는 집단움직임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따라서 실수요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택매물이 없어 높은 호가의 주택을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된다.
주택시장에서 신규주택 내지 기존주택의 공급이 줄어들게 되면 주택가격은 언젠가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일시적으로 주택가격이 안정된 듯 보이는 현상은 2~3년 내 주택공급부족으로 인한 주택가격폭등을 위한 준비과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현 정부에서는 주택가격이 안정된 듯 보일지 모르나 이는 다음 정부에게 주택가격 불안정의 문제를 전가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투기꾼들이 주택시장 질서를 교란시킨 바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고무풍선을 터트릴 정도의 고압의 힘을 가하는 식의 고단위 주택정책을 계속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가 우려된다. 정책이 미비하여 주택시장이 불안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기존의 정책만으로도 운영만 잘하면 얼마든지 해결의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더 이상의 고단위 주택정책은 주택시장을 붕괴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도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주택을 늘려가려는 서민들을 위하여 주택청약부금이나 저축 제도를 만들어 놓고 신규주택분양에 참여를 제한하여 서민들의 더 좋은 주택 마련의 꿈을 박탈하는 것은 약속위반에 해당하는 처사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대다수 선량한 국민을 위한 자유로운 주택시장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정부는 건전한 주택시장이 유지될 수 있는 범위에서 주택정책이나 세제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