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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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산사태피해를 보면서

2006년 02월 28일 (화) 00:00:00

홍원표

지난 2월 17일 오전 필리핀 중부 레이테섬 기인사우곤 마을에서 발생한 산사태를 보면서 대형 자연재해의 위력을 또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산사태로 주민 2500여명이 거주하는 해발 800m에 위치한 한 마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500여 채의 가옥과 초등학교 건물 등이 진흙토사 속에 매몰되었으며 200여명이 사망하였고 1500명이상이 실종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하였다.
마을 전체가 10m가 넘는 진흙더미 속에 매몰되는 바람에 단 50여명만 구조되고 대부분의 실종자는 구출할 길이 막연하다하니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태풍 매미나 루사와 같은 대형태풍의 도래로 수많은 산사태가 발생되어 재산과 인명의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이웃나라의 이러한 산사태 피해가 남에 일만은 아님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산사태의 원인으로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2주 동안 내린 집중호우가 지적되고 있어 인간의 자연훼손이 불러온 인재의 성격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산림훼손 부분을 살펴보면 1920년대 이후 뿌리가 얇은 코코넛농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대규모개간이 빈번하게 단행되어 700평방km에 이르는 레이테섬의 울창하던 열대우림이 절반정도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자연녹지가 상당히 소멸되었다.
이와 같이 훼손된 산지에 지난 2주 동안 수백mm의 집중폭우가 내려 약해진 지반이 산지의 토사자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가 내리면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발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또다시 입증한 샘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산사태가 발생되는 원인으로는 내적요인과 외적요인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산사태는 이들 두 요인이 동시에 겹쳐질 때 발생되기 쉽다.
여기서 내적요인으로는 산지의 지반이나 암반에 존재하는 취약한 지질구조나 산지경사면의 임상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단층 등 지질학적 취약성이나 무분별한 산림훼손은 대표적인 산사태의 내적요인에 해당된다. 한편 외적요인이라 함은 강우와 같이 외부에서 산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말한다. 산사태는 내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는 산지에 외적요인이 겹칠 때 일어날 가능성이 대단히 크게 된다.
이번 필리핀 산사태가 발생한 레이테섬지역도 대규모 단층이 존재하는 지역이며 무분별한 산림훼손으로 지역지반의 내적취약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판단된다. 거기에다 이 지역은 주요 태풍통과 지역이며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한 라니냐현상(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 다발지역이므로 산사태가 발생되기 쉬운 외적요인이 가중될 소지가 많은 지역이다.
이 지역의 산사태취약성은 이미 과거 기록으로 부터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레이테섬 남부지역에서는 1991년11월에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5,000명에서 6,000여명이 사망하였고 지난 15년간에 네 번이나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였다.
우리나라도 한반도가 열대성기후로 점차 바뀌고 있어 게릴라식 집중호우와 대형태풍의 빈도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어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과거의 재해기록을 분석하는데서 부터 찾을 수 있다. 재해기록으로부터 방지대책을 배워 마련한다면 자연재해를 상당히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레이테산사태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기 2주전부터 계속된 집중폭우로 소규모 산사태가 수차례 발생하여 이 지역에서 이미 20명이상이 사망하였었다 한다. 이 때 부터 주민의 대피에 보다 만전을 기하였다면 피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우기와 봄철해빙기에 산사태가 가장 일어나기 쉬우므로 산사태발생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철저히 점검하여 미리 예방하고 비상시 대처요령도 평소 터득할 필요가 있다. 자연재해피해는 우리의 노력만 있다면 막을 수 있으며 또한 반드시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