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4.28 일 17:59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부동산폭탄 돌리기

2005년 10월 11일 (화) 00:00:00

홍원표

요즈음 모 TV방송국의 인기 오락프로그램 중에 폭탄 돌리기 게임을 본 적이 있다. 도화선에 불을 부친 모형폭탄을 손에 들고 읽기 어려운 문장을 읽은 후 상대편 출연자에게 넘기기를 반복하면서 제한시간이 되면 모형폭탄이 폭발하게 하고 폭발당시 폭탄을 쥐고 있던 출연자가 지게 되는 게임이다. 출연자들은 서로 자기가 폭탄을 쥐고 있을 때 폭발하지 않게 하려고 서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부동산시장에서도 유사한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편승하여 아파트를 구입한 후 가격이 오르면 팔아서 상당한 양도차액을 챙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구매자들의 마음속에는 이 부동산게임에도 시간제한이 있어 언젠가는 부동산의 거품이 꺼져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그 당사자가 자신이 되지 않으려고 머리를 상당히 쓰게 된다.
우리사회에서 부동산경기가 이상 과열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부동산시장이 붕괴되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사회에는 부동산거품이 상당히 형성되어 있어 우리 모두의 손에 부동산폭탄을 들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희망찬 직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이들이 근로대가로 받은 급료를 쪼개어 저축을 하고 그 돈으로 억대의 주택을 마련할 가능성은 이미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는 미래의 사회주역이 될 젊은이들에게 주택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질 수 있는 희망을 줄 수 없으니 주택마련을 포기하라고 할 것인가 아니면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에 하루 빨리 참여하여 주택을 마련하라고 할 것인가 선택을 하여야 할 정도로 우리사회는 심각해지고 있다.
사실 우리주변에서는 돈을 벌려면 이사를 자주 다녀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는 바로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에 선수로 나서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이 게임을 외면하고 살아온 선량한 사람들은 걷잡을 수 없이 가격이 상승하는 주택을 소유하기가 점점 힘들어져서 결국 주택구입을 포기하게 된다.
이제 우리는 모두 힘을 합쳐 위험한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을 중지하고 부동산거품이 꺼지기 전에 부동산시장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에 실패하여 부동산시장이 붕괴된다면 국가경제가 위태롭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본에서 발생된 부동산거품의 붕괴로 일본경제의 장기간침체로 인한 피해를 보아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말부터 시작된 IMF경제위기 때 부동산경기의 폭락을 보아왔다.
부동산시장에는 수요와 공급에 의하여 가격이 형성되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법칙이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 수요공급의 균형을 항상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예지능력을 가지고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번의 경험에 의하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무리수를 써서 일시적 안정효과를 걷은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눌려져 있던 스프링이 언젠가는 튀어 올라오게 되는 스프링효과와 같이 일정시기가 지나면 부동산가격폭등현상이 다시 나타나곤 하였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안정대책을 수립할 경우는 항상 시장의 역기능을 생각하고 대책을 수립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1970년 이후 여러 번의 아파트가격파동을 주기적으로 격어 오고 있다. 이런 파동 때마다 안정대책에 무리수가 많이 도입되었고 종국적으로는 그들 대책에 대한 면역기능이 곧 생성되어 실패로 끝난 경험을 수차례 갖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아파트가격파동이란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을 계속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부동산폭탄 돌리기 게임을 지속하면 우리 모두가 가해자가 될 것이고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