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8 수 06:27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토지거래 금지기간' 재검토해야

2005년 08월 16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토지거래 허가구역 내 취득 토지에 대해 일정기간동안 매매를 금지하는 입법예고가 나왔다.
지난 10일 건설교통부는 취득일부터 농지 2년, 임야 3년, 개발용 토지 4년, 기타 용지 5년의 기간 내에는 매매를 금지키로 했고 토지거래허가신청 시 자금조달계획도 제출토록 했다.
이런 조치는 혁신·기업도시 등의 땅 값 안정을 기하고 미성년자 등의 투기를 막고 단기차익기대심리를 제거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당국의 이런 대책은 부동산이 공공재라서 국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데서 출발한 것이 아님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당국은 그동안 20km 이내 거리 거주요건과 해당 지자체에서 6개월 이상 실제 거주요건 등 2번에 걸쳐 허가구역 내 토지취득요건을 강화했고 이제 양도마저 규제한다면 부동산시장은 극도로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시장이 위축되는 것이지 투기억제 등의 정부정책 목표가 달성되지 않는다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시장이 위축되면 결국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되지 못하면 부동산 가격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런 비정상적인 시장구조가 장기화되고 고착될 경우 왜곡 정도는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규제가 오래가서는 안 된다.
왜곡정도가 심하면 일부 거래사례이긴 하지만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비정상적인 시장구조는 상품, 특히 부동산상품의 경우 농·어민 등에게 피해를 주고 중개·개발·건설 등에 종사하는 소규모 영세사업자를 고사위기로 내몰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절실한 경우에 토지를 팔아야 하는 농·어·산촌민들은 일반 부동산 투자수요가 줄어들면 양도가 어렵다. 소규모 사업자들은 취득 후 일정기간동안 금융부담을 감수할 수 없으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나의 토지를 사서 개발하기까지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개발·건설업체들은 비교적 장기간의 사업기간이 소요되며 이 기간 중 부득이 사업을 양도할 경우나 나대지 등 소지 상태에서 매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래가 부진하면 부동산중개업소 침체가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 국토의 20%인 633억평이다. 기업도시·혁신도시가 들어서는 인근 지역의 개발행위허가제한구역 등 토지거래나 개발에 규제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기간 규제는 문제가 많다.
상대적으로 5∼10년 동안 묶어 두어도 금융상·사업상 지장을 덜 받는 부자 계층에게는 이번 규제는 무의미하다. 100번 양보해도 꼭 팔아야 하고 꼭 사야 하는 사람이 시장 상황보다 정부의 규제 내용을 더 많이 주시해야 하는 것은 정말 불합리하다.
거래기간 금지를 꼭 해야한다면 옥상옥의 규제가 되어서는 안되며 탄력적인 운용이 절실히 필요하다.
입법예고 내용을 대폭 수정하거나 재검토하기 바란다.
'양도소득세만 잘 관리해도 투기는 잡힌다'는 원론적 주장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