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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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은 아니다

2005년 07월 26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참여정부에 들어서 거의 2달에 한번씩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요즘 일반여론의 흐름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준 미달'이며 투기를 정부가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지나치게 즉흥적이며 시장논리보다 정치논리로, 수급장기예측 결여, 혁신도시 등 지방개발계획 남발로 정부가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관한한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임을 알고 그냥 손놓고 시장에 맡기는 게 부동산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금은 자조적인 표현이 일반인 사이에 풍미(風靡)하고 있다.
그러나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은 아니다.
무대책이 최상의 대책이라는 것이 대안이라면 이런 대안도 현재 정부의 대책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에 대한 대책이 지나치게 즉흥적인 면이 없지 않다.
즉흥적인 원인이 여론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여론에 민감하지 않은 정책은 없다는 점과 역대 정권들이 여론에 민감하지 않은 부동산 정책을 내놔 부동산시장이 정상적이었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라는 면에서 즉흥적이라는 표현은 수정되어야 한다.
시장논리보다 정치논리에 치중한 정부라는 표현도 부동산을 시장으로 인정하려면 맨 먼저 부동산을 상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전체가 있어야 한다.
부동산이 공공재이며 헌법상으로도 제한을 할 수 있는 공익성을 우선한다면 부동산은 일반상품일 수 없다.
수급의 장기예측 결여는 부동산시장에서 항상 상존하는 일이다. 여느 정권, 여느 시기이고 간에 수급 예측은 매우 어렵다. 주택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는 일이라서 원활한 새집 공급이 항상 문제였다.
참여정부의 각종 규제와 투기대책이 간접적으로 공급을 위축시켰다는 것이 대표적인 정책 실패라고 말한다.
문제는 강남 등 특정지역이 재건축 등이 전체 공급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주택수급구조이다. 학군, 문화시설 등 눈에 보이는 것과 사회적 신분 등 사회적인 요인이 똑같지 않고 부동산특성상 강남이라는 제한적 공간이 복합상승작용을 해 강남의 집 값이 오른다. 강남에 대한 무제한의 수요를 예측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집 지을 땅이 없다면 집 값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재건축을 무제한 인정하고 규제를 하지 않고 집 값이 계속 오르는 것을 방치했다면 강남의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 지금의 집 값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반 논리에는 문제가 있다.
집 값 버블은 정도의 문제이지 어느 나라나 있다.
기업도시 등 지방개발계획이 땅값을 부추겨 정부가 투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논리 또한 일면의 타당성은 있으나 꼭 들어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토균형개발론에서 동남부, 서남부, 태백권, 제주권, 중부권 등 권역별 개발 필요성은 이미 1987년부터 있던 이론이다. 참여정부에서 돌출적으로 이 이론을 들고 나온 것은 아니다.
오늘의 여론이 정부정책이 부동산시장을 망가뜨리고 투기를 부추긴다고 하여 다시 원점으로 돌릴 수 없다.
이제 정부는 이런 여론을 십분 참작하여 8월말 종합대책에 전향적으로 반영하고 그동안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너무 고집하지 않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