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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시대에 제주도가 중심이 되려면

2005년 05월 24일 (화) 00:00:00

홍원표

21세기는 해양공간을 개발하여 주도권을 갖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해양공간은 지하공간 및 우주공간과 더불어 인류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개발가능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반도의 국가이므로 해양공간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게 될 귀중한 공간이다.
세계 각국도 21세기는 해양시대라 하여 저마다 해양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인접국가와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이 독도를 자국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망언이다.
해양시대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해양은 태평양일 것이고 제주도는 해양 지리적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태평양으로 뻗어 갈 수 있는 유일한 거점위치에 있는 섬이다.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이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쳐 태평양을 지나 동북아시아로 옮겨 오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도는 미래 해양시대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중심축을 이루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해양시대도래에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기에 제주도의 항만관련 각종 기반시설은 현재 너무도 빈약하다.
현재 제주도의 항구는 무역항이 제주항과 서귀포항의 2개이고 연안항이 5개이며 어항이 6개이다. 이중 제일 규모가 큰 제주항의 경우 접안 선석규모는 1,000t급 이상이 17개뿐으로 매우 빈약한 실정이다. 이것도 여객선 12척과 대형화물선 5척이 10개 이상의 선석을 고정적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선박은 제대로 접안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선석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최근 제주항의 입항선박의 대형화로 선박 수는 줄고 평균톤수는 매년 12%씩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 이후는 오하마나, 뉴씨월드고속훼리, 현대설봉호 등 5천톤급 이상의 선박이 취항하였고 잡화화물도 카훼리선을 선호하고 있어 제주항은 채선, 체화 현상이 심화되는 등 항만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외국선적의 통과선박수도 증가하여 외항선의 입항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제자유도시건설을 성공하기 위하여는 폭증하고 있는 항만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항만시설의 확충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과포화상태의 제주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해양수산청도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외항 건설작업을 이미 착수하였다. 이 항만건설이 완성되면 최대 8만t급의 크루즈도 접안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어 매우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 공사는 공사기간이 무려 20년이나 걸리는 장기프로젝트로 그때까지 매년 늘어나는 항만수요를 수용하기란 어렵고 답답한 실정이다. 더욱이 해양시대에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제주도를 개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제주항의 기능상 한계는 제주도에 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고 해양시대에 대비하려는 취지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해양시대에 제주도는 경제와 관광분야에 있어서도 특히 그 역할이 크게 기대된다. 따라서 지금 현제 계획되고 있는 항만시설건설의 규모도 대폭 수정 증대시키고 시기도 조속히 앞당겨 실시하여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가 우리나라 경제와 무역의 중심지가 될 수 있게 각종 국가정책 지원도 필요하다.
관광분야에 있어서도 관광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 예를 들어 제주관광은 비행기에 의한 공중수송관광과 더불어 대형선박을 이용한 해양레저관광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우리는 이미 금강산관광으로 유람선 운영의 경험도 있어 이를 도입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해양레저관광은 육지와 제주도의 연결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등 인접외국과도 연결할 수 있는 유람선관광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다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항만시설의 획기적인 확충이 절실히 필요함을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