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문

편집 : 2024.5.1 수 11:23

홈 > 뉴스 > 투자리포트 > 부동산산책

부동산 대책 공급위주로 일관성 있게

2005년 05월 10일 (화) 00:00:00

부동산신문

renews@renews

정부가 5·4 집값 대책과 5·6 땅값 대책을 내놓았다.
이런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문제는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 초기에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퇴색된 것 같다는 점과 큰 그림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간과한 것 같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강남 집 값 투기대책은 수요억제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따라서 한 부총리의 취임 초 의지가 더욱 빛을 발했다. 이번 대책에서 구체적인 주택 공급시기나 공급지역 없이 또 다시 수요억제 투기대책에 나선 것은 그만큼 공급쪽은 구두선 이라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투기는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는 두부가 아니다. 투기대책이 그래서 어렵다. 투자와 투기 구분이나 정의는 서민과 부자가 다르고 정부, 기업, 시민단체가 모두 다를 수 있다.
투기대책이 일반적인 기준과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하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돈의 생리란 돈이 벌릴 수 있는 곳으로 몰린다. 집 값이 추가로 오를만한 곳에 집 투기가 발생하며 개발이 있는 곳에 땅 투기가 생기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큼 일반적이다.
집 값은 강남같은 신도시를 만들어 공급을 늘리면 해결되고 개발을 하지 않으면 땅 투기도 없을 것이다. 강남같은 신도시를 만들기 어렵고 개발은 해야 한다면 어느 정도 투기는 인정해 줘야 한다.
강남같은 신도시가 개발이 시차를 두고 이뤄지듯 투기대책도 급진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
융단폭격식, 냉온탕식 투기대책은 부작용만 수반한다. 투기대책이 강화되면 소비를 위축시켜 일반 경기를 움츠려 들게 하고 공급감소로 일정기간이 지난 후 집 값이 폭등한다는 점이다.
급진적인 투기대책의 부작용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돈 많은 부자나 대기업에게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부자나 대기업은 이들 대책을 꿰뚫어 보고 이미 보신책이나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본란에서 지적한대로 이미 부자들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 미국 등지로 국부가 많이 유출시켰으며 법의 허점을 이용해 지자체가 세금을 깎도록 했고 대책발표와 시행 사이의 시차를 이용하고 있다.
토지투기대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집 투기와 다른 점은 시차가 더 길기 때문에 투기대책은 집투기 대책보다 더 장기적이고 일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도시민의 농지취득을 쉽도록 하겠다고 했다. 칠레와의 협상 이후 농촌경제를 위해 도시민의 농지취득을 완화했다. 그러나 5·6 대책에는 임야도 농지처럼 취득을 까다롭게 했다. 취득이 까다롭다는 것은 불법과 편법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긴급한 사유가 있는 농지나 임야 매도인이 큰 개발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매수인과 만날 때 불법과 탈법은 일반화 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져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어렵고 이로 인해 토지시장이 왜곡된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번 5·4, 5·6 대책에 대해 학계·업계·연구기관·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급을 늘리고 정착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